평소 차분한 분석으로 의료 관련 현실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신뢰를 가지고 있는 가천의대 정재훈 교수께서 삼프로TV에 나와 의대 증원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주시네요. 그런데, 고구마 100개 삶아먹는 느낌이라..... 조금 정리해봤습니다.
결론: 의대증원 해봐야 의미없다. 증원하지 말자. 국민들이 병원을 편하게 가는게 문제다. 의료 수요를 줄여야 한다.
1. 이번에 의대 증원 올려봐야 10년뒤에 추가된 2000명이 나오고, 20년은 되어야 그 수가 2만명 늘어나는 셈이다. (보통 의사가 10만명 초반이니 20년 뒤가 되어야 12만명 되는 셈) > 추가: 10년뒤에 추가로 2000명 나오고, 20년뒤에야 비로소 2만명이 본격적인 진료를 한다는 의미. 즉, 2044년은 되어야 그나마 2만명 추가로 확보.
2. 의사가 늘어봐야 월급 줄어들지 않는다. 의료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필요한 서비스도 늘어나서 월급도 계속 많이 받을 거다. (의사가 돈 많이 벌어서 배아픈 사람들 들어라.)
3. 결국 이번에 증원해봐야 의사 수도 그닥 늘지 않고, 월급도 계속 많이 받을 거고, 그래서 앞으로도 다 의사되려고 할 거다. (이번에 증원 해봐야 앞으로도 의대에 좋은 사람 계속 간다. 공대 미안.)
4. 그래서, 건강보험은 빠르게 소진되고 적자된다. 국민들이여, 건강보험료 내야 하니 돈 낼 준비해라. (수요도 넘치고 공급도 넘치면 돈이 엄청 들겠지?)
5. 결국 문제의 핵심은, 국민들이 너무 쉽게 병원에 간다는 거다. 그러니 의대 증원 할게 아니고, 필요한 사람만 병원에 가도록 하자. 그러면 의사 필요없지 않겠나? (즉, 공급은 어차피 늘어나기 힘들고, 돈도 많이 드니, 수요를 줄이자!)
영국을 가면 병원을 갈 수 없습니다. 의사 만나는 거 자체가 힘든 세상. 수술 한번 받으려면 몇개월은 기본이고. 의료 공영화해서 국가가 모든 돈을 내니까 공급을 늘릴 방법은 없고 그래서 수요를 통제하는 방식이죠. 의사들은 돈 더 달라고 시위하고. 해외 간호사 수입하고.
결국 증원해봐야 소용없으니 증원에 너무 목매지 말고 수요를 줄일 방법을 생각해봐라 라는 결론인데,, 중간중간 사회보는 이프로께서도 이해를 못해서 답답한 모습들 보이고.. 저도 고구마 100개. 증원도 하고, 수요를 정상화시킬 방안도 만들자라는 결론이라면 모를까,,, 답도 없는 수요감축 얘기 하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이 계속 되었네요.
근데, 유튜브 댓글 보면 난리남. 이해 잘된다. 훌륭하다. 증원하면 안되겠네... 정부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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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1. 이번에 한꺼번에 증원해도 의사 수 좀 늘어날까 말까인데, 점진적으로 늘리자는 것은 이상한 얘기 아니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러니까 늘려봐야 소용없다니까요? 굳이 늘리지 말고 수요 줄이면 되요!" 라는 답변은 이상했네요...
ps2. 지금까지 건강보험이 버틴 이유는 젊은 인구가 많으니 보험료 내는 사람 대비 보험 혜택 받는 사람이 적어서인데, 앞으로 인구 노령화가 되면 결국 국가가 건겅보험료 적자를 메꿔줘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더욱 돈을 내야 하겠죠. 이건 이미 유럽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그때는 아마도 의사들 의료 수가를 더욱 통제하려 할텐데 그러면 또 난리가 날 듯 -.-
ps3. 수요를 적절히 관리하고, 공급을 적절히 늘리는 것이 정답이다.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보는 정재훈 교수 이야기라 끝까지 경청했습니다. 제3의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였으면 훌륭한 논의였을텐데...
제가 캐나다에서 사는데, 여기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3-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의사가 없어요. 그래서 일차병원 가서 의사와 상담 후에 리퍼를 받아서 대기에 올리고 연락이 오면 검사를 받는데, 평균이 6개월 정도 걸립니다. 당장 아파 죽겠는데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다들 기다리죠. 기다리다가 증상이 좋아지는 사람들도 있고, 더 악화되서 응급실 가는 사람도 있겠죠. 이게 환자들에게는 불편하지만 의료비는 확실히 절감되죠.
하지만 한국에서라면 어떤가요? 바로 검사를 받죠. 즉 비용이 나갑니다. 대기가 없으니 환자는 좋지만, 의료비는 금방 동날 겁니다. 그리고 만약 의사가 많으면 더욱 검사나 진료 빈도가 많아지겠죠. 요즘도 소송 때문에 검사 항목이 더 많아져 가고 있다고 하던데, 확실히 건보료는 금방 동날겁니다.
그리고 때론 수요도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제가 치과의사니 제 상황에서 예를 들자면, 환자의 심미치료는 수요가 끝이 없습니다. 가격만 내려오면 사람들은 더 예쁘고 더 편한 치료를 원합니다. 그러니 의료비는 늘어만 가죠..
소소한 증상에도 병의원에 너무 쉽게 가는건 어느정도 이해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벼운 감기에 본인부담을 높이고, 그 금액만큼 중증질환에 써야 한다고 봅니다.
공급이 늘어도 수요도 같이 늘어서?
정리한 게 맞다면...
의사양반이 산수도 제대로 못하나봐요.
현재 정원에서 추가로 2000명 증원이면
10년 뒤에 2만명만 추가된다는 건가요?
기존 정원이 3000명 정도 될텐데 말이죠.
장의사만 있으면 되죠
문제는 그런 것들 역시 의사들이 죽도록 막아온 거잖습니까.
그러나 실비보험이 활성화 되면서 정부주도로 수요를 줄이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실비보험료를 낸 환자 입장에서는 내가 낸 돈이 있는데 타먹어야지 하는 생각이었고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가 부담을 안한다는데 이거 저거 필요 없는 것도 붙여왔던거죠
개인적으로 의료 수요를 줄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서 개인 사보험인 실비 보험 넣지 말고 전국민이 그 돈을 건강보험으로 지불하면
전체적인 건보재정이 확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그렇게 될까요?
지금도 젊은 건강한 분들은 받지도 못할 돈 낸다고 하는 상황인데요.
대승적으로 전국민이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인데.
잘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의사가 늘어도 월급이 줄지 않는다구요?
뭔,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건보 재정이 줄어들면 예상되는 상황이죠.
만약 국민들의 거센 저항이 있다면 투트랙을 준비하겠죠.
영국 처럼요
비용 저항이 있는 쪽은 공공의료로 (현재 미약한 공공의료가 개선된다는 전제 하에)
비용 저항이 없는 쪽은 민간의료로
의사는 월급을 줄이지 않기 위해 최대한의 매출을 내려고 노력할 겁니다
그럼 의사 월급 자체는 수요-공급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저 교수님이 시뮬레이션 한 것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거고요 (약 20% 정도 될 겁니다)
오히려 의사가 늘어서 어떠한 방법으로든 매출을 내려고 하는 노력이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를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억제를 할 것이고 그 방법은 의료 수요를 줄이는 것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렇게 정책적으로 의료수요를 줄이기 시작한다면 특출한 능력이 없는 의사들은 도태될 가능성은 있겠죠.
환자든 의사든 양극화가 점점 더 심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어떤 정책이 시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의사 증원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고구마 100개가 싫어서 볼 생각은 없지만
일단 인턴 레지던트 숫자가 늘어서 수도권 대학병원이 편해집니다..( 수도권에 대학병원 엄청 짓거나 지으려 하고 있죠.)
그리고 11-12년 후 탄생할 전문의가 늘어서 (기존의사들이) 부원장으로 값싼 인력을 쓸 수 있어 더 부자가 될겁니다.
동네에 의사 2-3명씩 두고 휘황찬란하게 병원 들어와도.. 그런 병원들 명세서 잘 보면 전에 다니던 병원보다 진료비가 더 비싸죠.
똑같이 건강검진해도 뭔거 더 비급여가 섞여있고..물리치료도 뭔가 더 비싸고.
병원 의사 늘어나도 커피숍처럼 저가 경쟁이 일어나기보다는
(소아과의사들이 장사 안되면 폐업하고 타병원 파트타임 페이닥터하듯) ..
더 비싼 장비로 치료하고 더 좋은 시설에서 치료하고 이런식의 과잉이 결국 생겨서 결국 지갑만 앏아지는 결과가 일어나겠죠. 환자들도 청진기 놓고 진료하는 병원보다는 알레르기 검사도 하고 천식 검사도 하고. 뭘 더 하는 병원을 더 선호나니까요.(그게 과잉이지만 환자 입장에선 당시엔 과잉을 모르죠.)
실비 가진 환자들이 맨날 묻는게 ‘검사입원해서 진행하면 안되요’, 간단한 당일 퇴원해도 되는 수술도 ‘입원해서 진행하면 안되요’ 인데 이런거 쌓이면 그냥 검사하면 될거 입원비, 검사비 포함해서 의료비로 잡힐테니 나라차원에서 어마어마하겠죠.
많아봤자 하루에 5명 진료하면 의사가 늘어나도 진료가 밀릴수 밖에 없지 않나요? 수술도 하루 1개만 하겠죠
그래도 뭐라고 할 사람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진료시간 마감되기 30분 전에 진료는 끝내고 마무리 하죠. 아무리 응급으로 누가 와도 절대 진료 안해줍니다. 왜냐면 여기서는 환자들 평판 신경 안써도 되고, 환자의 생명이 위험한 것도 아니니까요.
개인병원과 공보의는 하늘과 땅 차입니다. 여러분이 개인병원가서 진상짓을 하면 그래도 병원 평판 때문에 의사는 꾹 참지만, 공무원 의사에게 가면 그 의사는 자기 진료시간 끝났다고 집에 갑니다. 아무도 신경 안써요. 그리고 너무 진상이다고 판단하면 상급병원으로 리퍼합니다. 그러면 3-4달 기다려야 합니다.
의사들의 공무원화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파라다이스가 아니란 걸 다른 나라에 가보면 바로 체감이 될겁니다.
1인당 의료비가 나이가 들 수록 늘어나고, 사회 전체가 고령화되면 의료비 수요 총합이 엄청나게 늘어나는데 그 수요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려고 의사수를 늘리다보면 건보재정이 더 빠른 시간에 고갈된다는 논리가 저는 이해가 되네요.
만약 지금과 같은 의료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수요를 줄이지 않고) 그 수요를 다 감당할 의사까지 늘리면서 재정을 버티게 하려면 1) 건강보험료를 엄청나게 인상하든지 2) 행위별 수가를 낮추든지 3) 죄다 포괄수과제로 퉁쳐서 후려치든지 하는 방법밖에 없을텐데..
1)은 국민적인 반발이 심할테니 이야기꺼내볼만한 사람이 없겠고..
2)는... 애초에 우리나라가 비교적 낮은 수가라 여기서 더 낮추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을뿐더러 수가를 낮추면 당장 보험진료 위주로 하는 종합병원들이 적자로 돌아서겠고..
3)은... 같은 가격이면 저렴하고 최소한의 치료만 하는 방향으로 갈테니 "의료수요"를 줄이는 것과 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긴 하겠는데.. 원하는 "비싼 검사" 등등은 환자가 원해도 못하는 방향으로 갈테니 그걸 위해서 사보험 등을 드는 방향으로 가게 되겠네요.. 결국 공공의료와 민영의료 이원화로..
실제 질환의 예를 들어보면 갑상선암 같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한국이 갑상선암 진단이나 수술로는 세계 1위를 넘어서 그냥 압도적인 편인데, 그 중 상당수가 치료가 필요없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초음파진단이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은 우리나라 특유의 환경때문에 다른나라보다 필요 이상으로 발견되어서 과잉 치료를 하게 되었다는 거죠. 동영상에도 "의사가 진료수요를 창출한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모든 사람이 이렇게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스크리닝하게 되고 치료도 받는 현상이 확대되다보면 의료재정은 더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손보험의 경우 그렇게 "과하다 싶은 검사, 진료"를 일반적인 의료사용행태로 고착화시킨다는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도 저는 저 교수님 말씀에 동의를 하는 편입니다.
지금도 의사가 부족해서 병원에 안가는것도 아니고
2000명이든 400명이든 일단 증원을 한번 하면 이후 추가증원은 더 쉽습니다.
그걸 두려워하는거라 숫자는 무의미하고 일단 증원을 시작하는게 중요한거죠.
수요를 줄여야하는건 맞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