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봉골레 파스타를 제일 좋아하긴 합니다만
봉골레는 집에서 만들기 좀 빡센 관계로, 크림 파스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우연히 한 7~8년전? 유튜브에서 까르보나라 레시피를 봤는데 원래 크림이 안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요즘 이탈리아에서 오리지널 까르보나라에 크림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 어쨌다 하면서
그 쪽 관심있는 분들에겐 나름 화제인 거 같던데, 여튼 원조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분들의 영상들을 보면
관찰레 + 후추 + 계란 + 치즈 이정도만으로 만들더군요.
그래서 종종 까르보나라를 집에서 혼자 해먹곤 했습니다.
가끔 아들하고 같이 먹기도 하구요, 마누라는 싫어하더군요.
마누라는 그냥 크림 들어간 까르보나라가 좋다고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또 크림들어간 파스타는 대부분 다 싫어해서 (로제도 싫어하고)
여튼 종종 만들었던 까르보나라 인데, 이번에 우연히 파브리 까르보나라 영상을 봤습니다.
4년전 영상이던데 왜 이번에 본지 모르겠습니다만, 거기 아주 좋은 노하우 하나가 나오더군요.
보통 까르보나라 대부분 관찰레 기름 빼고
거기에 면 넣고 만테카레 라고 오일 + 면수를 섞이게 만드는 유화 과정을 하는데
이때 계란 노른자를 넣어서 같이 섞이게 합니다.
여기서 항상 불이 조금 이라도 세면 계란이 익어버리고, 불 끄고 그래서 보통 합니다만 그럼 또 온도가 낮아져서 오일 + 면수 + 계란이 잘 안섞이고
뭐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불 조절이 좀 지랄스러웠는데
파브리 영상에선 면수를 따로 빼놓고, 면수 그릇 위에 마치 찜기 처럼 스텐리스 볼을 올려놓고 어느정도 면수의 온도를 전달해서 섞어주더군요.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 바로 해봤는데
확실히 잘 섞이는 것 같습니다.

관찰레는 여기 저기서 다 사봤는데
걍 소금집 관찰레가 제일 나은거 같아요. 시즈닝도 약하고 해서요. 다른 집 관찰레는 시즈닝이 너무 쎄서 다 잘라내고 써야 될 정도였습니다.
소금집 관찰레는 1봉에 1만원꼴인데, 보통 3인분 정도 나옵니다. 물론 기름진걸 더 좋아하시는 분들은 2인분 정도의 양이 되겠습니다만
저에겐 1봉에 3인분 정도의 양입니다.
관찰레는 뽈살이고, 좀 더 고기스러운거 원하시면 관찰레 대신 판체타로 대체하셔도 됩니다.
둘 이 비슷한데 관찰레가 지방이 더 많고, 판체타는 뱃살이라 좀 더 살이 많습니다.
개봉 안하면 4~5개월 보관해도 괜찮으니까 해보고 맛있으면 3~4봉씩 사서 냉장고에 킵해두셨다가 생각나면 꺼내서 바로 조리해도 됩니다.
계란은 항상 있을거고, 치즈도 보관이 오래 가능하니까요.
조리과정은 간단합니다.
1. 파스타 삶을 냄비 올려두고, 타이머 설정합니다. 8분 알 덴테 10분 완숙 이러면 전 보통 8분에 맞춥니다. 그리고 팬에서 1~2분 더 섞구요.
2. 약불에 아무것도 넣지 말고 관찰레만 올려놓고 기름 뽑고, 까르보나라 조리할때는 팬의 불을 강불 or 중불로 쓸일이 아예 없습니다. 관찰레 기름 뽑는것도 약불에 뽑고, 나중에 만테카레 할때도 약불에 하면 됩니다. 끄고 해도 되구요.
면 삶아지는 속도와 기름 뽑히는 속도를 보면서 적당히 불 조절해도 됩니다만 약불 or 중약불 정도입니다.
3. 계란 노른자 3개 (1인분 기준) + 페코리노 치즈 갈아서 + 통후추 뽀갠거 적당히 넣고 믹싱해 줍니다. 스테인리스 볼에 믹싱하는게 파브리 영상 보고 배운거네요.
4. 면수에 소금 넣는데 알리오 올리오 같은 경우는 면수 간으로 파스타 간을 하니까 잘 맞춰야 합니다만, 까르보나라는 페코리노 치즈 + 관찰레 간으로 하니까 면수 간은 약하게 하는게 좋습니다.
면수간이 쎄면 전체적으로 까르보나라가 짭니다. 그냥 소금 적당히 넣고 간을 봤을때 약간 싱겁네? 심심하네? 정도면 적당합니다.
간이 딱 좋다, 그래도 까르보나라는 더 간이 쎄집니다. 물론 간이야 개인 취향이니까 짜게 드셔도 좋은 분들은 그렇게 하셔도 되구요.
5. 관찰레 약불로 기름 뽑는데 기름이 많이 뽑혔고, 색도 꽤 변했으면 불을 꺼버리고, 그냥 면이 다 삶을떄까지 적당히 뽑혔으면 팬에 그냥 면을 투하합니다.
팬에 면수 적당히 부으면서 관찰레에서 나온 기름 + 면수 + 면이 적당히 잘 섞이게 1분 이상 섞어주고 잘 섞인거 같으면
6. 노른자 + 치즈 + 후추 섞인 스테인리스 볼에 팬에 있는걸 다 붓고 다 같이 섞어줍니다. 이때 면 삶은 냄비위에 스테인리스 볼을 올려서 열을 전달하고, 열이 조금 약한거 같으면 면수 냄비에 약불을 넣어줘도 좋구요. 잘 안섞이면 면수 약간 더 넣어줘도 됩니다.
섞이는거 보면서 온도 조절 하면 됩니다.
다 섞으면 완성, 완성 된 파스타 위에 후추 뽀개고 남은거 좀 더 뿌리고, 치즈도 좀 더 갈아주면 됩니다만
저는 치즈는 이미 섞은걸로 충분해서 후추만 뿌렸습니다.
페코리노 치즈는 향도 쎄고, 간도 쎄서 저는 따로 안뿌려도 제 기호에는 잘 맞습니다.
양꼬치나 양고기 냄새 때문에 못 드시는 분이면 페코리노 치즈 빼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대신 넣어주세요.
둘 다 향이 쎈 치즈지만, 페코리노는 양젖이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는 소젖입니다. 그래서 페코리노보단 좀 더 익숙할거예요.
그 치즈도 쎄서 난 싫다 그럼 그라노파다노, 그것도 싫다 그럼 파마산 가루로 하시면 됩니다.
저는 다 해봤는데 다 고만 고만합니다. 향이 좀 다를 뿐이고, 우리가 이탈리안도 아니고 뭐
자기 취향에 맞게 하면 되니까요.
이렇게 만들면 대충 1인분에 관찰레 3000원, 계란 3개 노른자 1000원, 면 1000원, 후추 + 치즈 대충 700~800원
한그릇 8천원 정도 뚝딱 나옵니다.
파스타면은 이것 저것 다 써봤는데 전 거기서 거기더군요. 그냥 데체코 브랜드 씁니다.
링귀니 7 or 스파게티 12 를 항상 집에 가지고 있는데, 둘 다 상관없습니다. 얇은거 좋아하시면 스파게티면, 아니면 링귀니 7 도 그렇게 두껍진 않지만 좀 더 두꺼우니까 전 링귀니 7 를 자주 씁니다.
맛이 아주 황홀하거나 그러진 않고, 그냥 치즈 + 계란의 꾸덕함과 관찰레에서 나온 돼지기름맛 + 통 후추에서 나오는 향
뭐 그런 맛인데, 저는 종종 만들어 먹습니다.
주의할건 면수간 약하게
팬에서 관찰레 기름 + 면수 잘 섞이게
스텐 볼에서 면수 온도를 전달하면서 노른자 + 치즈 + 파스타 잘 섞이게
팬의 불은 중불도 쓸일이 없다!
이정도만 체크하면 됩니다.
대충 10~11분이면 나옵니다.
감사합니다.
뭐 관찰레가 사실 대단한 재료도 아니구요, 다만 한국인들이 별로 쓸일이 없다보니까 수요가 없어서 공급이 없었던거죠.
말씀하신대로 뭐 어떻게든 해도 본인한테 맛있는게 짱이죠.
버터와 크림을 듬뿍 쓴 미국보다 퀄이 떨어진다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영상이 있더라구요.
어짜피 오리지널은 아무도 모르는데, 현지화야 뭐 익스큐즈해야죠. 전 현지화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지화가 오리지널이다! 라는 주장만 아니라면요.
따라서 한번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