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십대 시절을 장식했던 만화 중 하나를 골라보라면 단연코 드래곤볼입니다. 슬램덩크를 더 좋아하지만, 오늘은 드래곤볼이 더 어울려서 꺼내봤습니다. 툭하면 싸우고 치마 들추던 내용이 주름잡던 드래곤볼이지만, 인상에 남은 대사들은 있습니다.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가 그중 하나입니다.(떠올려보면 일본 만화의 클리세와 같은 대사지요. 건담에서도 나오니 말입니다.) 이 대사는 셀 편에서 나오는데요, 완전체가 된 셀에게 도전하는 트랭크스가 최대한의 힘을 끌어내는 변신을 합니다. 셀을 상대할 만큼 강력해졌지만, 결국 집니다. 파워는 강해졌지만, 셀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느려졌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입니다. 사람의 의사전달은 언어 수단과 비언어 수단 둘로 나뉩니다. 두 가자가 조화를 이뤄야 의도한 대로 의사가 전달될 수 있습니다. 꼭 말을 해야 아느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천만에 말씀입니다. 인간은 궁예가 아닙니다. 궁예도 관심법을 쓰지 못했고 말이죠.
범위를 좁혀보면 발표할 때 말이지요. 내용이 아무리 잘 되어있어도 전달력이 나쁘면 소용이 없습니다. 여러분도 겪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박학다식한 대학교 교수님이 엄청난 내용의 강의를 진행했지만, 웅얼거리는 발음과 갈 길을 잃은 듯한 눈빛과 태도 그리고 작은 목소리에 도무지 집중할 수 없는 상황 말입니다. 제가 군 생활할 당시 모셨던 행보관의 별명은 '뽀글이'였습니다. 일을 잘 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지만, 말할때 만큼은 무능했습니다. 우물거리는 발음이 마치 '!#%!@^^@$%^#%&' 이런 식이라 당최 알아듣기가 힘들었거든요. '잘 못 들었습니다?'라고 되물으면 욕설이 날아들기도 했고 말입니다.
전달력은 목소리와 발음 그리고 말의 속도가 영향을 미칩니다. 목소리가 작으면 알아듣기가 힘들고 발음이 나쁘면 역시 알아듣기가 힘들고 말이 빠르면 역시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셋 중에 하나라도 조절이 안 되면 알아듣기 쉽지 않은데 셋 다 문제가 있다면 심각한 상태이죠. 아무리 깊은 학식을 가졌더라도 '전달하는 법'을 모르면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리 파워가 강해도 상대에게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듯이 말입니다.
전달력이 좋지 못한 분들에게 제가 권하는 기초는 바로 말의 속도와 발음입니다. 소리의 크기 그러니까 발성은 훈련이 필요하지만, 빠르기와 발음은 조금만 신경 써버릇하면 개선할 수 있거든요. 말의 속도는 어린아이나 노인을 대한다고 가정하고 말하길 권합니다. 사람은 배려해야 할 상대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말을 느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말이 느리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말 내용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건 물론이고 상대는 배려받는 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발음은 입모양만 신경 써도 좋아집니다. 보통 발음이 좋지 못한 사람들은 자음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모음에 문제가 있습니다. 모음은 입모양으로 만들어집니다. 모음 발음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은 대게 입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습니다. 마치 복화술 하듯이 입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발음을 하고 있으니 명확한 발음을 만들기는 어렵지요. 방송인을 보십시오 복화술 하듯이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보통 입을 풍부하게 사용합니다.
직장 생활을 해보면 실무능력은 '기본기'가 되는 시점이 옵니다. 그러니까 충분히 짬밥을 먹었다면 실무는 당연히 잘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능력 그러니까 사람으로 풀어내는 능력인 네트워킹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업무 성과가 사람에게 인정받는 '성공'으로 변화하지요. 말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내용에 심혈을 기울여봐 아 전달이 안 되면 소용이 없습니다. '내용은 기본'이고 '전달력'으로 꽃피워야 합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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