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대로 토요미스테리극장(1998), 납량특선 8부작(1998), 테마게임(1999), 자우림의 낙화(1998)
모두 왕따 당하다가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자살하는 소재
현실은 지금이랑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학교폭력이 훨씬 더 심했고 단순히 패싸움 폭력써클 이런거 말고도 약하거나 눈에 띄는 학생을 여럿이서 집요하게 괴롭히고 따돌리는 왕따도 흔했던 거 같네요.
중간에 테마게임에서 도시락 가지고 홍기훈이 이윤석을 갈구는 내용은 이윤석이 가난한 집안이라 쉰김치만 들고 온다고 흉보는 장면 입니다.
1998년, 1999년에 저런 소재가 몰려있는건 저때 왕따라는 현상이 처음 공론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인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저때 처음 공론화 된거지 그 이전에 왕따라는 현상이 없었을 리 없고 애초에 저런 작품 만드는 사람들이 그보다 더 윗세대일테니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이라는 게 무엇인지 그 윗세대부터 원초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거겠죠...
오히려 지금은 피해자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공론화하고 증거를 남겨서 신고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데 저때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평생 원통한 감정을 가슴에 묻고 지옥 속에서 살아야 했을거 같아요.
왜 저는 난로 떼던 시절을 생각한건지...
제가 그 세대인데요. 어릴때 동생들 데리고 다니면서 골목에서 십수명이 떼지어서 놀았어요. 못하는 애들 구박하지 않고 깍두기로 껴줬죠. 여러명이 같이 노는데에 익숙해서인지 누굴 따돌렸전 기억은 안 납니다.
90년대쯤 이지매 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때도 일본은 왜 저러나 그랬었는데 어느순간 우리나라애들도 그러고 있더군요. 제가 초중고를 다녔던 80년대에는 따돌리기를 대놓고 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사회현상을 지칭하는 용어가 유행하면 그 현상을 더 강화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지매. 왕따라는 언어가 생긴 이후의 우리사회는 언어가 만들어지기 전과 확연히 달라졌어요.
노키즈존. 맘충 이런 용어의 유행도 아이를 싫어하고 아이키우는 엄마들을 혐오하는 문화를 더 가속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언어가 가지는 힘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지칭하는 언어가 없었을 때에는 그 폐혜가 없거나 적었는데 지칭하는 언어가 생기고 부터는 대중의 사고를 지배하게 되죠
제가 초딩때 중고딩으로 보이는 길거리해서 애들이 각목가지고 집단 패싸움 하던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 주변에 어른들 다 피하고 다니고 머리 피 터진채 쓰러진 것도 기억나고..
우리때는 깍두기가 어쩌고 그거 추억보정이 아닌지..
그때 당시 직장도 상사가 재떨이 날리고 할때예요. 군대에서 의문사가 1년에 수백명씩 나올때...
대학교도 선배랍시고 엄청나게 때릴때잖아요..
90년대 이전만해도 나라전체가 폭력이였어요..강x 왕국이라 부를 정도 강x도 심했고요.
지금은 물리적 폭력보다 sns, 금품갈취, 성매매등으로 다른쪽으로 왕따놀이가 지능적으로 발전했죠..
친구들도 지역 연고로 가족에 걸쳐 얽혀 있고 서로 잘 아는 사이였기도 해서, 집단 따돌림과 급우나 학교내 집단 폭력의 문제는 현저히 낮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교 밖에서 집단 패싸움도 하고 도끼, 쇠사슬 들고 하던 시기였고, 폭력이 난무하였던 시기였지만 그것과 학내 집단 따돌림은 또 다른 성격을 가지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학교 마다 반 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적을 뒀던 학교들에선 따돌림이 있긴 했지만 지금처럼 횡행하진 않았습니다.
윗분 말씀 처럼 이지매라는 사회현상이 있긴 했지만, 지금처럼 이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자리잡혀 있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심각하게 여기는 자도 없었던 것 같고요.
이 부류에서 따돌리면 반 내의 다른 부류와 어울려 놀면 되는 그런 분위기였죠.
그러니 결국 따돌림이라는 그 악하디 악한 악행이, 나와 잘 맞지 않는 이의 나를 거부하는 표현 정도로 인식 됐던 것 같습니다
제가 16년 학교생활 동안 그다지 따돌려진다는 생각을 하지 못해서 그걸 일반화 하는 것일 가능성은 제로라고는 하진 못하겠네요.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자라.
애초에 자기가 당하거나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모르거나 잊어버리게 마련인데, 자기가 기억나는 게 없다고 그런 게 없었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