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허다. 귀신 나오겠다."
장모님이 아내와 통화 중에 쑥쑥하다고 하셨답니다. 저는 충청도 사람이라서 경상도 방언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아내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지저분하다’는 말이랍니다. 바로 제방 서재가 그렇다고 말입니다. 서재는 사무실이면서 개인 공간이다 보니 제 취향에 맞춰있습니다. 얼마 전에 유행했다던 미니멀 라이프와는 정 반대로 꾸져 있습니다. 놀기 좋을 정도로 물건들이 많지요. 청소를 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정리를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그 이상으로 물건이 많다는 사실이죠.
아내의 말에 반론을 펼칠 수 없을 정도로 인정하고 있던 차에, 방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자취할 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테마도 없이 온갖 물건들이 뒤 섞여, 귀신이 나올만해 보였습니다.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릇이 크지 못한데 계속 채우면 들어가나? 그럴 리가요. 들어갈 리가 없습니다. 그럼 그릇을 키우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사람이 쉽게 변할까 싶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쓸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관리에 애를 써야 된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 것만 남기고 그것에만 집중해야 다음을 향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저도 이 말에 깊이 동의합니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인내심도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한두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 없는 것은 버리는 게 낫습니다.
그렇게 건프라와 피겨, 창고를 채우고 있던 물건들, 쓰지 않은 도구들을 모두 버렸습니다. 값을 때자면 꽤 되지만, 이제 더 이상 쑥쑥하지 않은 방을 보니 개운한 마음도 듭니다. 그리고 이젠 장모님이 오셔도 신경 쓰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채우고 싶다면 먼저 비우라던, 격언은 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중요한 말임을 느꼈습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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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이라도 하시지요 ㅠㅠ
앗가이도 있네요
믿는자에게 \(ㅇㅁㅇ)/ 반려자가 있나니
넘나 좋은 그것은 \(ㅇㅁㅇ)/ 바로 결혼이요
불신자에게 \(ㅇㅁㅇ)/ 외로움이 있나니
넘나 나쁜 그것은 \(ㅇㅁㅇ)/ 타의전 비혼이로다
- 결혼전도서 12장 25절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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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