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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아만다 킴 감독, 2023).
얼마쯤은 의무감에서 얼마쯤은 금방 간판을 내릴 것 같아 게으른 몸을 일으켜세워 보러가면서 재미 없을까봐 약간 걱정이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는 기대이상으로 좋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으며 백남준을 좋아하게 되었다(여태까지는 중요한 예술가라는 생각은 했으나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음).
백남준이 엄청난 부잣집, 일제 시대니까 당연히 친일파인 집에서 태어나 가난한 동족들과 괴리를 느낀 일, 음악을 공부하려고 독일에 갔다 행위예술에 빠진 일, 비디오라는 매체로 옮겨가고 현대예술의 중심지인 뉴욕으로 가서 몰이해와 경제적 곤란을 이기고 성공하는 여정, 그의 말년까지 짜임새있게 그려져 있다.
지금은 비디오 아트가 설치미술과 함께 예술의 양대 산맥이 되었지만 백남준은 아무도 간 적이 없는 곳을 한발한발 길을 내며 나아간 것이다. 낙관성, 천진함, 하고 싶은 것은 하고야 마는 이기적 성질, 사람들을 움직이는 매력....부잣집 아들로 자라난 장점이 이런 데서 발휘되는 것 같다.
자료 수집하느라 제작진이 애를 많이 썼겠지만, 백남준은 인터뷰며 자료화면이 다른 예술가보다 많이 남아 있어서 이런 영화가 가능한 것 같다. 그동안 이 미술관 저 미술관 다니며 단편적으로 봤던 작품세계도 죽 연결이 되고 좋았다.
전철 타면 보통 책 읽거나 페북 들여다보는데 오늘은 감동을 엎지르지 않으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앉아서 집에 왔다.
(사족: 젊은 시절 모습이 유희열을 자꾸 떠올리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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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한 원글분의 분노:
상영정보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10890.html
경복궁 근처 높이제한 완화 시도도 그렇고
그 옆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 추진도 그렇고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415896CLI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