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결산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들을 했는지, 결과는 어땠는지 말입니다. 작년보다는 나아졌습니다. 보폭은 좁았지만, 전진은 했으니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머릿속에서 계속 물음표가 생깁니다. ‘이것이 최선이었는가? 현실에 안주하지는 않았는가?’ 등이 그것입니다.
책상을 둘러봅니다. 일정표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니 이내 답이 나옵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현실에 안주했다고 말입니다. 아무래도 삶이 안정적이라 그랬나 봅니다. 안정기에 오르면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다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안정기가 계속되지 않을 테니 다음 궤도는 무엇인지 찾아봐야 합니다. 세상에 ‘안정적 무엇은 없다’는 정신으로 말입니다. 그래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할 때가 떠올랐습니다. 혼자서 시작했던 팀 식구가 늘어나고 사업부로 인정받을 때 즈음이었습니다. 일군 일들이 알아서 돌아가기 시작했고 당장 먹거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음 사업이나 고객사 확보를 소홀히 하기 시작했고 팀 관리도 조금은 놔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바로 다음 해 나왔습니다. 팀의 주축 인물의 퇴사로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했습니다. 안정기가 찾아왔을 때 더 튼튼히 만들지 못한 제 탓이었습니다. 누굴 탓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리더였으니까요.
직장인의 위기는 월급이라는 마약에 취할 때라고 봅니다. 매월 타박타박 나오는 월급에 심취한 나머지 ‘직장인 신분이 영원할 거라는 착각’. ‘회사가 자신을 보호할 줄 것이라는 생각’에 자기 계발과 다음 먹거리 혹은 평생의 일을 찾기를 소홀히 하는 것입니다. 회사일로 골수까지 바치고 난 뒤에 월급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신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그 월급은 대부분 생활비로 써버리고 말이죠.
저도 그랬습니다. 저는 아내라는 마약을 했습니다. 전진은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현실에 안주해 적당히 했습니다. 아무래도 아내를 믿은 탓이었나 봅니다. 회사 생활을 잘 하고 있는 아내가 있었으니 이 버팀목을 믿고 적당히 했습니다. 그러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도 못한.. 아니 ‘하지 않았습니다.’ 마약에 취한 겁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인간은 안정적인 사회를 일궈 모두가 행복한 삶을 추구하지만, 그 사회 안에서도 정글에서 사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언제든 사회 저 멀리 혹은 그 밖으로 내팽개쳐질 수 있으니까요. 인간사는 유토피아를 추구하지만 정글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 봅니다.
‘성공이나 성취를 원한다면 찾아오는 도전을 골라 받지 말라’고 누가 그랬지요. 2024년에는 오늘과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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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91788
희안한 신고를 해대는 인간들도 있고 그걸 받아줄 것 같은 대머리 법무장관도 있구요.
이러는거 아니겠죠?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