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히…평화체제 깨기..
<평화의 힘> 최종건 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안보실 평화군비통제비서관
평화기획비서관
외교부 1차관 역임
“
평화 구축의 플랫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남북군사합의의 진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합의를 얼마나 잘 준수하는 가에 따라 향후 한반도의 평화에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관점에서 9·19 군사합의가 갖는 의미는 크게 세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 남북군사합의는 '비핵화를 위한 필수 환경'을 제공한다.
비핵화 협상은 극도로 예민한 과정이다. 작은 불씨도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져 비핵화 협상을 좌초시킬 가능성을 확실하게 차단해 둬야 한다.
더욱이 비핵화는 협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려운 협상 끝에 합의가 도출되면, 그 합의를 이행해 나가는 실제 비핵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북한 지역에서 핵시설 해체와 검증이 진행된다고 상상해 보자. 북한의 최고 비밀시설인 핵시설과 핵무기 등이 외부에 노출되는 상황이 된다. 이때는 아무리 작은 우발적 군사 충돌도 발생해서는 안 된다. 남북 간 군사적 안정을 유지하는 체제가 얼마나 절실한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남북의 군사적 긴장은 비핵화 과정을 매우 어렵게 하곤 했다. 제네바 합의 과정이나 6자회담과 같은 과거 실무협상들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으로 속도가 더뎌지거나 협상 자체가 좌초될 뻔한 적이 많았다. 2018년 한반도 비핵화 협의는 우리와 미국, 북한의 정상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있었다면 그 파장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비핵화와 평화체제는 정상 차원의 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 북한에서 핵에 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김정은 위원장뿐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상대는 대한민국과 미국의 대통령뿐이다. 정상 차원의 대화를 만들고 유지하려면 반드시 한반도의 군사적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방위 태세가 아무리 완벽하다 해도, 그것만으로 우발적 군사 충돌 상황을 방지할 수 없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구조를 제공했다.
물론 초보적인 신뢰 구축 조치로 구성되어 있고 앞으로 더 담아야 할 것이 많은 구조이긴 하다. 그래도 군사합의는 비핵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환경으로서 이미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아무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어려운 국면에 봉착한다고 해도, 9·19 군사합의가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한, 북미 대화를 진전시킬 외교적 노력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이 합의가 어느 일방에 의해 파기된다면, 한반도의 비핵화 협상 구도의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다.
둘째, 이 합의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핵심 요소'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다.
평화체제가 추상적 개념이어서 무엇이 핵심 요소가 되는지 떠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평화협정문을 실제로 작성해 보면 남북군사합의의 중요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평화협정에는 한반도의 미래 질서를 규정하는 조항이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쌍방 간 정치적 관계를 어떻게 규정할지, 경제·사회 교류는 어떤 질서와 규범 아래서 진행할지를 정해서 담아야 한다.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는 한반도의 비전도 평화협정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군사 질서에 합의해야 한다. 다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평화협정의 기본 목표라면 한반도 군사 질서에 관한 사항은 평화체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조항들을 쭉 떠올려 보면 비핵화 협상 과정 이전에 많은 것을 이미 남북 간에 합의했거나 만들어 둬야 한다.
따지고 보면 남북은 평화협정에 들어갈 여러 요소를 이미 만들어 놓았다. 우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가 있다. 여기에는 정치·경제를 망라한 전반적인 규범들과 요소들이 담겨 있다. 이에 더해 경제사회 교류 분야에는 그간 남북이 함께 축적해 온 세부 규범과 현장의 관행도 있다. 비핵화 비전은 1994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명확히 정리되어 있다. 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94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노태우 정부가 북한과 합의한 주요 성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북한 군사 질서에 관한 사항은 충분히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남북기본합의서와 그 이후 여러 선언들과 합의들이 중요한 원칙들을 규정하고 있지만, 워낙 보편적인 내용이어서 그것들만으로는 군사 사항을 규율하기에 어렵다. 그래서 남북기본합의서는 군사공동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도록 규정했는데, 실천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10.4선언에서 더 구체화하려고 시도했지만, 이 또한 실질적 결과를 낳지 못했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 공동 유해 발굴, 남북 간 구체적인 신뢰 구축 조치, GP 철수, 판문점 비무장화 등 일부 운용적 군비통제 조항을 마련했고, 실제로 이행됐다. 이 조항들은 기본적으로 정전협정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연장선상에 있다. 따라서 향후 평양 공동선언과 군사합의가 규정해 놓은 로드맵을 잘 따라 간다면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탱할 미래 질서를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9·19 군사합의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핵심 기재를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군사공동위원회다.
이는 쉽게 말해 남북이 상호 간의 군사적 사안들을 직접 협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다.
앞에서 평화협정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는 한반도의 미래 비전과 평화체제 구성, 군사적 신뢰 구축 등이 들어간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종전선언을 따로 떼어서 정치적 선언의 형태를 갖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과정의 입구에 놓는 전략을 구사했다.
남북 양측이 남북군사 합의를 준수할 때, 비록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이라 할지라도, 종전선언을 할 수만 있다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기나긴 협상 과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의 미래 질서를 차곡차곡 구축해야 할 몫은 남북 양측에 공히 있다. 즉,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이라 할지라도 남북군사합의가 이행될 때 실질적 종전 효과를 보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9·19 군사합의는 '대북협상의 의미 있는 선례'다.
군사 분야의 협상은 매우 어렵다.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서명이 이루어지는 그 순간에도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이 합의가 실제로 도출될 수 있었던 이유는 탑다운 Top-Down과 바텀 업Bottom-Up의 절묘한 조합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남북의 군 당국이 군사합의 협상을 시작했을 때 이미 남북은 평양정상회담 날짜에 합의한 상황이었다. 양측 협상단은 정상회담 전에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었다. 이런 제약은 협상 과정에서 소위 건설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군사 문제에 관한 협상은 디테일이 중요하다. 최고위급의 정치적 의지만으로는 합의문이 나오지 않는다. 하나하나 따져보고 첨예하게 협상해서 합의점을 찾는 실무협상 없이는 초안 구성조차 불가능하다. 정상 차원의 정치적 화해와 협력 의지가 협상 시기와 공간을 정하면, 실무진은 그 시공간 속에서 디테일을 채워 넣는 협상을 진행한다. 9·19 군사합의는 이런 조합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으며, 단기간에 어렵고 복잡한 합의를 충분히 성사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 첫 사례일 것이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 간 군비통제 노력이 사상 최초로 결실을 맺은 매우 드문 사례다.
양측이 합의를 이행했고, 합의한 조항들은 작동하고 있는 체계이며, 앞으로 계속 진화할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합의는 남북 간 군비통제 노력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 합의의 운명이 우리의 안보, 한반도의 평화와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과 북이 손쉽게 폐기를 선언하기에는 매우 중요한 합의다.
접경지역의 긴장도를 낮추다
현 시점에서 이 합의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로 갈리는 듯하다. 한편에서는 이 합의 이후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사실상 멈췄다
는데 주목한다.
매우 단순한 숫자로 나타나는 의미라서 가볍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가장 중요한 성과다. 우리 장병들, 그러니까 우리 청년들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문제다.
지난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남북한 장병들의 인명 피해가 없었다
는 점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암시한다. 군사적 충돌의 감소는 북한 입장에서도 바람직하니 일종의 윈윈 win-win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런 전체적 이익보다 상대적 이익 배분 문제를 더 부각한다. 군사합의로 남북이 다 이득을 봤더라도 우리 의 이득이 북한보다 덜하다면 큰 문제가 아니냐는 것이다. 극단 적으로 우리의 안보체계가 흔들렸고, 북은 이익을 보고 우리는 손해를 봤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9·19 군사합의뿐 만 아니라 어느 군비통제 협상 결과를 두고도 빈번히 제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손해 본 게 아니냐?"
라는 주장은 결국 북 한과 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엄청난 장애물로 작용한다.
실제로 우리가 손해 본 것도 없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군사합의로 문재인 정부 기간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도는 낮아졌으며, 남북미 모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비록 지금 북미 간의 협상이 멈췄고, 한반도의 정세가 불안하다 해도, 남과 북이 남북군사합의를 유지하는 한 그 공간은 여전히 존재 한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 군비통제의 최종 결론이 아니다. 첫걸음이다. 그런데 이 첫걸음을 사실과 달리 우리의 손해라고 평가 한다면, 향후 북한과의 어떤 협상도 북한보다 더 많은 이득을 얻어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진전이 안 될 것이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스스로 폭파해서 비핵화 의지를 보여줬을 때도
미국 볼튼류와 국내 수구 언론이 같은 논리 시전했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420966
중요한 점은 이 합의로 만들어 낸 구조 속에서 앞으로 더 먼, 어쩌면 더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는 현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남북군사합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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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형 군비통제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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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를 위한 필수 환경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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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체제 핵심 요소의 일부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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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기능해야 하고, 유지되어야 한다.
앞으로 벌어질 북한과의 협상에 던져 주는 시사점도 있다. 최고지도자의 결정, 외교 당국의 협상뿐만 아니라 남북 군부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하다. 국내적으로도 우리 군이 이 합의를 유지하고 진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법률적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적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과 당시 야당은 '군사합의=일방적 무장해제'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들은 군사합의서가 우리 군의 안보 역량을 뿌리부터 흔들었다면서, 서울을 북한의 기습공격에 노출하는 등 군사적 재앙을 초래했다고 맹비난한다.
한강(임진강 하구가 공동이용수역이 되면 북한군 특수부대가 언제든 한강을 건너 서울을 침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감시초소GP가 사라지면 북한군이 비무장지대까지 몰래 군사력 을 접근시켰다가 기습공격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상 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 하면서 우리 군이 사실상 무장해제 당했다고도 한다.
이런 주장은 전부 억지다.
북한군 특수부대가 한강 하구를 넘 어 우리 쪽으로 기습공격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초속 1.0~1.5m 의 빠른 유속과 간조 때 드러나는 넓은 갯벌 때문에 신속하게 도 하할 수 없다. 게다가 김포반도에는 해병대가 주둔해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다. 6·25 전쟁 중에도 북한군 6사단은 이 지역을 건 너는 데 3일 이상을 지체했다. 그리고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 GP는 북한군의 기습공격을 막는 보루가 아니다. 감시초소에서 감시하지 못하는 비무장지대가 훨씬 넓기 때문에 후방전초기지 GOP에서 과학화 경계체계 전자장비로 비무장지대를 관측하고 있다.
또한 포병 사격 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한 지역은 이미 연대급 기동훈련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지역이며, 이는 주로 남쪽에서 실시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서해의 연평 도와 백령도 부근 북쪽 지역에 배치한 북한군의 전력 규모가 우 리의 3~5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상 포 사격과 기동훈련 중지 는 우리에게 위협 감소 효과가 더 크다. 더욱이 유사시에는 자동 함포체계를 탑재한 우리 함정의 대응 능력이 더 우수하다.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공격은 우리 군의 전투 및 정보 역량을 폄하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북측이 우리와 똑같이 취한 조치들에 관해서는 언급하지도 않는다. 기본적으로 군비통제의 개 념을 모르고 하는 정략적이고 과도한 비난이다. 그렇다고 한반 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21세 기 대한민국 군의 역량을 제대로 보기를 바란다.
특히 2019년 2월
스티븐 비건 당시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스탠포드대학교 연설에서 판문점의 비무장화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던 것에 주목 하길 바란다.
"작년 크리스마스 직전에 판문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곳은 고요했고 평화로웠습니다. 양측의 정례적 소통라인도 복원 된 상태였습니다.
단 하나의 무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개인화기조차도... 전방 병력들이 임박한 군사적 분쟁에 대비하고 있었 던 1년 전과는 아주 놀라운 변화입니다.
남북의 군은 유엔사와 주한미군과 함께 비무장지대에서 위협 수위와 긴장을 완화한 몇 가지 신뢰 및 안보 구축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지만, 제 생애 처음으로 비무장지대가 비무장화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협상해야 하는 미국 대북특별 대표의 입장에서 위의 연설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가 매우 중요하고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대략 2년 후인 2020년 8월 나는 외교부 1차관으로 임명받았고, 그는 미 국무부 부장관이 되어 나와 심도 있게 한반도의 비핵화를 논의하게 됐다.
그는 우리 협상팀이 북한의 핵을 관리하는 군부와 군사합의를 만들어 낸 것을 매우 높이 평가하면서 대북협상 전략에 관해 내게 많은 질문을 하기도 했다.
”
여권에서조차 탄핵을 쉽게 언급하고
뉴스 기사 제목에도 찬/반이든 탄핵이 넘치니
전쟁하겠다는 굥.
# 광인 룬석열 탄핵
# 9·19 군사합의
(본문은 인용글입니다. 괄호 안 사견을 넣은 부분 등에서 경어체 생략 부분이 있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미 도망가 있는거네요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상관없게 외국에서 결제 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