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을 극장에서 찾아 봤네요.
원제가 killers of the flower moon 인데 이걸 왜 순서를 뒤죽박죽해서 한국판 제목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영화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마틴 스콜세지 옹이 연출하고
그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와 디카프리오 배우가 나온다고 해서 그냥 봤어요.
영화가 길다는 정도만 알고요.
스콜세지 감독님 이미 거장이지만 이번 영화를 보면서도 또 한 번 놀라게 되더군요.
느슨하게 4막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작품인데 막이 바뀔때 마다 영화의 호흡이 조금씩 조금씩
아주 미세하게 상승을 하면서 감정을 쌓아갑니다.
이런 연출을 3시간 30분이 되는 긴 러닝 타임 동안 끌고 갈 수 있다는 게 장인의 솜씨 같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최근 만든 극영화가 싸일런스, 아이리쉬 맨 그리고 이번 killers of the flower moon 인데
세 작품 모두 비슷한 호흡을 보이고 있지만 이게 점점 더 완성단계에 이르는 것 같아요.
젊었을 때 화려한 카메라 움직임과 빠른 컷 편집 그리고 뒤깍이가 딱딱 떨어지는 음악까지 해서
엄청나게 빠른 호흡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나이 들어서 만드는 이런 호흡의 영화도 또 경지에 이른 느낌이에요.
(에필로그 같은 형식의 마지막 시퀀스는 예전 스콜세지 옹의 편집 감각이 여전히 잘 살아 있어요)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음악이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인디언 드럼이라든지 기타 같이 한 개의 악기만 사용한 스코어가 정말 은은하게 지속적으로 흐르는데
이게 극의 분위기와 내용 그리고 호흡과 묘하게 어울어 지면서 영화의 텐션을 잡아주더군요.
아마 이 음악도 없었으면 3시간 30분은 조금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두 주연 배우의 연기는 따로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고요.
마지막 감옥 철창을 마주보고 하는 연기가 정말 압권이었어요.
드 니로 아저씨는 역시나 자기 나이로 연기를 하니 정말 작은 표정 하나하나 자연스럽고 좋더군요.
영화 내용적으로는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언급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요.
미국의 백인들의 어두운 역사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들여다 보는 노년의 감독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또 한 명의 미국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의 초기작 데어 윌 비 어 블러드 영화도 떠오르더군요.
이런 영화는 가능하면 극장에서 관람하시기를 추천 드리고요.
나중에 OTT에서 보면 이 긴 호흡의 영화를 제대로 느끼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작품을 쓴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을 원작으로 다음 작품을 만든다고 하더군요
이미 디카프리오가 참여를 하기로 했고요.
1700년대 배경으로 범선이 침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하니
또 어떤 내용을 담을지 기대가 되네요.
리클라이너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폐지된 지 오래되긴 했지만
그래도 영어 제목이 너무 길면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서
수입사에선 세 단어는 안넘기려고 노력합니다
외국에도 그런 경우가 많아서 보통은 제작사가 감독이랑 협의해서 수출용으로 짧은 영어 제목을 따로 만들어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