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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건은 어떻게 보아야 하나? 사람들은 정치 성향과 당파성에 따라 유죄와 무죄를 속단하지만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수많은 보도가 있었지만, 그래서 뭘 어떻게 했다는 것인지 조리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므로 드러난 것만으로 이야기하자. 첫째, 수사대상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한 사람이다. 둘째, 엄청난 역량을 투입하고, 수많은 압수수색을 하며, 2년에 걸쳐 여러 혐의를 수사했다. 셋째, 직접 이익을 취했거나 분명히 관여했다는 물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넷째, 주위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른 건 맞는 것 같으니 정황상 그도 의심되는데, 모호하거나 언제든 거짓말로 밝혀질 수 있는 파편적 진술만 확보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보통의 판사로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게 당연하다. 이 내용이라면 김건희 여사를 수사했어도 마찬가지다. 당파성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2년을 그렇게 수사하고도 구속영장조차 발부받지 못했다면 시쳇말로 볼 장 다 본 것이다.
법원이 편향적이라 그렇다? 물론 법원은 완전하지 않다. 그러나 검찰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공정한 게 사실이다. 그 수많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준 게 바로 법원이다.
나는 지난 정부가 당시 검찰총장을 핍박하면서 직무를 정지시킨 일은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
법원의 최종 판단을 보아야겠지만, 결국 핍박받은 사람은 그 과정에서 획득한 서사로 대통령이 되었다. 검찰은 지금 열심히 이재명 대표를 다음 대통령으로 만드는 중이다.
제대로 된 수사기관은 그렇게 수사를 하고도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애초부터 혐의가 없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면서 불기소할 것은 불기소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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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범죄를 수사하고, 단죄함으로써 나라의 근간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수사가 그 긍정적 역할을 상쇄시킨다. 대런 아세모글루의 <좁은 회랑>이란 책이 있다. 저자는 수많은 국가를 분석하면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리바이어던’이 필요하지만, 그 리바이어던에게 족쇄를 채워야 한다고 통찰한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가 힘의 균형을 이루는 공간인 ‘좁은 회랑’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곳이 좁은 이유는 균형을 달성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고, 문이 아닌 회랑인 이유는 국가와 사회가 서로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언제든 밖으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좁은 회랑>은 국가 전체를 논하고 있지만, 검찰권에 한정해서도 말할 수 있다. 사회의 질서를 세우는 검찰의 기능이 서지 못하면 지리멸렬한 나라가 되고 만다. 그러나 검찰이라는 리바이어던에게 족쇄를 채우지 않으면, 인권과 민주주의는 위협받게 된다. 지금 검찰은 좁은 회랑을 벗어나 폭주하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은 언제쯤 좁은 회랑으로 돌아올 것인가. 과연 돌아오기는 할 것인가.“
# 법을 연장으로 휘둘러 인권과 민주주의를 상해하는 검사양아치 정권
# 윤석열 한동훈 탄핵
이건 사설이 아니라 칼럼입니다.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