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모님과 시내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저녁 6시에 OO상가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로 걸어가면서 그 근처에 먹을 만한 식당이 뭐가 있을까? 하고는 포털 지도 서비스를 켜서 살펴보다가 딱히 이거다 하는 식당이 없어서 그냥 약속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니 부모님이 저를 보자마자 일어나서 밥먹으러 가자시는 겁니다.
"어디로요? 아직 식당 안 정했는데 ... "
식당 정했답니다. 부모님도 그 상가나 주변지역 식당 사정을 잘 모르시기는 마찬가진데 어떻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다리면서 편의점 앞에서 잠시 앉아계시다가 지나가던 다른 노부부와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여기서 8X년 부터 살았구, 그 때 잘나가던 식당이 여기 있는데, 굉장히 맛있다고 가보시라는 이야기 부터 시작해서, 그때는 무슨 일을 했는데 직장도 여기 였지만, 지금은 이사가서 안양 어딘가에서 살고, 가끔 여기도 오고~ 등등의 이야기까지.
편의점앞에서 잠시 5분? 10분? 기다리는 와중에 생판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여기까지 이야기를 트고,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한 직후에 제가 온 겁니다.
암튼 그렇게 추천받아서 간 식당은 무척 맛있었습니다. 가격 인당 1.3만원으로 메뉴에 비해 약간 비싼가도 싶었지만 주재료를 무한리필 해먹을 수 있어서 맛도 있고 배도 부르고.
생각해보면 이 사소한 에피소드에서도 세대별로 소통 능력이나 인간관계 설정 능력에 차이가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소통 능력은 클량 회원들도 대부분은 갖고 있지 못한 반면, 클량 회원들의 부모님 세대까지는 패시브 스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은 저의 부모님도 첫 만남은 차타고 가다 우연히 합석한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능할까요?
20대 남녀가 대중교통에서 우연히 옆자리가 된 것만으로 서로 말문을 트고 결혼까지 가는 것이?
아마 어렵겠죠.
개개인의 차이도 있겠지만, 지금은 사회 분위기가 스몰토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대뜸 말을 거는 것은 적지않은 확률로 '무례'로 해석됩니다. 그 확률이 낮아서 열번 중 한 번 정도라고 하더라도 그 한 번의 리스크를 지고 말문을 트자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동성간에도 쉽지 않고, 이성간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단지 옆자리가 된 것 만으로 모르는 이성에게 말을 건다?
수상한 사람입니다. 그런 의심을 사느니 스마트폰이나 들여다보는 편이 좋습니다.
예전에는 길이라도 물어봤습니다. 근데 요새는 지도 서비스,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있으니 굳이 행인 붙잡고 길 물어볼 필요가 없습니다. 물어보면 수상한 사람이죠.
출산율이 높아지려면 혼인이 늘어나야 합니다.
혼인이 늘어나려면 더 쉬운 만남, 더 많은 인연이 있어야 합니다.
근데 젊은 남녀 간에 명확한 사유 없이는 말도 못 붙이게 하는 시대에 무슨 만남이 있고, 결혼이 있고, 출산이 있겠습니까.
버스 옆자리에 20~30분씩 같이 앉아서 가면 말 걸어 볼만 하지 않습니까?
지하철에 나는 앉았고, 앞 사람은 무거운 가방을 들었으면 가방 받아주마고 이야기해볼 만하지 않나요?
그 모든 상황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것이 대순진리회 탓은 아니죠.
신천지도 있죠.
깊이 공감합니다. 대순진리회, 신천지 등등 때문에 진짜로 길을 물어보거나 도움을 청하려는 사람들조차 그냥 지나쳐버리는 불신사회가 되었습니다.
저 같은 소심한 사람들은 조금 말 섞다보면 어떻게든 포교 이야기로 가버리는 걸
몇 번 경험하고 나면 아는 사이 아닌 이상 대화의 창을 닫게 됩니다.
저같은 케이스가 적지 않을 거라 봅니다.
미국 가니까 말 못걸어서 안달이던데..
그랬으면 저도 수긍을 했을텐데 나중에 심사받는 애의 형으로 보이는 애랑은 대화를 잘 하더군요..
더욱 뻘줌하더라구요..
스몰토크 코칭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건, 스몰토크를 한 번에 정확히 하려는 즉 ‘정답’처럼 하려는 태도입니다. 스몰토크에 정해진 정답 같은 건 없기 때문이죠. 또한 스몰토크를 잘 하는 비결이라면 '관심'입니다. 상대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스몰토크가 성립되질 않습니다.
저도 조직을 운영을 하다 보니 님 말씀이 정말 공감이 가더군요.
개인주의 사회가 깊어져서 그런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아주 큰 관심을 요구하는것도 아닌데 사소한 관심도 줄어들게 되니 조직에서도 그나마 소통이 되는 친구들과 어울릴 수 밖에 없게 되더군요.
왠간해서는 조직원들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사수로서 가르침을 주고 싶지만 나에게 관심도 없는 직원들에게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길에서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어 대응해주면 열에 아홉은 종교 권유더라구요
키크고 잘생기고 이쁘면 안되는건 없습니다
과거와 차이면
과거에는 인스타나 페북이 없어서 잘생기고 이쁜 사람들 삶을 몰랐던거고 지금은 매일 폰으로 보며 부러워 하고 있다는것뿐
결과적으로는 지금은 소수에게만 된다는 맞게된거죠
한국 사회는 과연 그런가요? 잘생겨야만, 키가 커야만, 예뻐야만 스몰토크를 많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가 스몰토크를 안 한다는 방증입니다. 높게 세워진 사회적 장벽을 뛰어넘을 만한 매력이 있어야 스몰토크가 된다는 뜻이니까요.
과거나 지금이나 잘생기고 이쁜 사람 선호하는건 변함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남을 보지않으니 더 높은 목표, 불만이 적어서 그랬던것 뿐이죠
결과적인건 다르지만 근본적인건 같다는거죠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문제인거 같더라고요
비슷한 예로 ‘미움 받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귀에 이어폰꼽고있으면 외부와 단절되니까요
아이스 브레이킹이라고 하잖아요. 어쩌면 예전보다 애틋한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감성이 없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날로그 소통은 느리지만 진한 여운도 남고 상대를 깊게 바라볼 기회도 만들어주곤 했는데... 요즘 그런 걸 기대하긴 힘든 환경이죠.
사회 첫 발을 내 딛으면 수개월간 신문 스크랩하고 복사하는 걸로 시작하면서 여기저기 눈도장 찍고 사수로부터 많은 경험을 전수받았는데... 지금은... 입사하자마자 one of them이 되버리는 그런 시대가 됐죠. 사회는 변화하는 것이지 발전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언제나 실이 있으면 득이 있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니까요.
옆 테이블에 젊은 커플이 홍콩여행 계획 짜고 있더라구요
제가 홍콩 좀 잘 알고, 본의 아니게 엿들으면서 사서고생하는 부분이 보여서
"홍콩 가시나봐요? 피크 올라가는 트램은 줄 엄청 기니까 타지 마시고, XX번 버스타시면 뷰가 더 좋아요, 내려올 때만 트램 타세요"
라고 조심히 말해줬는데
"아. 네......" 하면서 경계하더라구요
저라면 더 대화해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얻어낼텐데
이 커플은 낯선이와의 대화를 엄청 부담스러워 하더군요.
뭐 더 이상 대화하지 않았습니다.
완전 공감입니다. 저도 이런 때 제법 있었던 듯 합니다. 호의가 오지랍으로 둔갑되는….
15번 버스를 타시면 되고, 저녁 일찍 드시고 6-7시경 타시면 올라가면서 야경 감상합니다.
15번 버스를 타는 방법은
(1) 홍콩섬에 계시는 경우 - Exchange Sqaure 버스 스테이션이 있습니다. 거기서 15번 표지판을 찾아서 기다리시면 되요
(2) 카오룽에 계시는 경우 - 페리를 타고 센트럴로 건너오셔서 하선 하시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거기서 15번 표지판을 찾으셔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위 사진은 Exchange square 버스 스테이션
https://hkbus.app/en/route/15-2-central-(exchange-square)-the-peak
분명한 폐해를 교정하는 과정에서 같이 묶여 없어지는 것들도 있습니다.
한국사회는 그 선을 자주 넘어서요
한 때는 정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선을 넘는 무례로 인식 되는거죠
sns 니 뭐니 그런게 문제가 아니라
유시민씨가 언급되었듯이 개인을 무시한 그 피로감에서 오는 사회적 변화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한국 사회가 스몰토크가 아예 없진 않습니다
지금도 나가보면 스몰토크라던가 길 물어보는거 다 가능합니다
누가 보면 한국 사회는 타인을 아예 투명인간 취급하는 사회인줄 알겠네요
옛날에는 무례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무례가 되버린 것이랄까요
그리고 비율이라기보단 사회 전체적인 기조가 그렇다는거죠
예전엔 열 발짝 가야 선 넘었다 판정이었는데, 요즘은 한 발짝만 내딛어도 삐빅~ 인 셈이죠.
운전 성향도 차가 많은 동네는 거칠어지고 다른 차에 대한 배려가 없는데, 차가 별로 없는 동네에서는 다른 차에 배려를 잘 하죠.
서울시 현재 인구는 1985년 인구와 비슷하고, 다른 광역시들도 30년 전과 인구밀도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구밀도가 30~40년전 한국사람들은 스몰토크를 잘했는데 지금은 아닌 이유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요.
도리어 벤쿠버갈때 옆에 할머니랑은 짤막한 토크라도 했고, 스카이트레인에서도 사람들이 말 걸어오면 계속 대화하고 그랬는데
한국에서는 안 그랬네요 .. 새삼 그랬구나- 싶네요
딴 얘기로, 위에 선넘는 얘기가 나오는데, 애 키우면 실감합니다. 옛날엔 이웃 어른들이 동네 애들한테 온갖 잔소리하는게 당연했지만, 요즘엔 예의 갖춰서 지적하지 않으시면 부모로서 기분 나쁘긴 하더라구요~
그런 개념의 한글 단어도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애초부터 스몰톡이 아니라 친밀감을 빙자한 훈계와 고나리질이 난무하는 사회입니다.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다 싶으면 훈계하고 도를 넘는 참견을 하기 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뿐입니다.
일년에 한번이나 겨우 봐서 학교 친구나 직장동료 보다도 더 서먹서먹한 관계에 있는 친척이 자신에 대해 온갖 훈계와 고나리질, 심하게는 인격 모독을 하는 것을 더이상 참지 않는 세대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말이 줄어가는 것이지요. 시대가 바뀌면서 그 어설픈 스몰톡을 매우 불편해하고 꼰대취급 당하고 그러다보니 서로 조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미국은 워낙에 다인종, 다문화로 이뤄진 용광로 같은 사회라서 어떠한 출신인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알 방법이 스몰톡 말고는 없다시피해서 그러한 문화가 발달한 것으로 봅니다. 심지어 미국에선 직장내 활발한 스몰톡으로 사람도 채용하고 승진시키는게 어찌 보면 당연한 수준까지 가지요. 공정을 지극하게 중요시 여기는 우리로서는 용납하지 못할 수준으로 스몰톡 문화가 발달해 있다고 봅니다. 반면 우리는 거의 단일민족 사회로 중앙집권화된 정치, 경제, 사회 구조를 거의 수천년을 이어온 집단이라서 스몰톡 문화 자체를 겪을 이유가 없었을 뿐이지요.
더군다나 남녀는 물론이고 동성간에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다가와서 친근하게 말을 걸면 거의 70% 이상의 확률로 신천지 사이비나 도를 아십니까, 다단계 사기꾼들이니 마음을 열고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까지 사라진 것으로 봅니다.
혼자서 살아온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타인과의 대화에 반응 자체를 하지 않고 있고, 또 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네요 ㅠㅠ, 1인 가족의 증가와 저 비슷한 사람들이 비례적으로 늘면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일까요?
과거에는 좁은 사회 관계로 인해 관습이 강하게 작용했고, 유니크하지만 소속인들의 동의수준이 높았을 뿐만아니라 어느정도 강제력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길가다 만나는 사람들 누구라도 어느 정도의 동의되는 전제를 갖추고 있기에 대화를 나눠도 그리 다른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죠.
그렇지만 사회가 발전했고 특히 통신과 인터넷의 발달로 전국이 한번에 소통(?)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기존 지역사회만의 관습이 파괴되었고, 서로가 가진 관념과 관습이 통용되지 않게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나만의 관습은 강요할 수 없기에 모두가 동의하는 최소한의 기준인 '법'에 강하게 의존하게 되면서, 거꾸로 법을 어기지만 않으면 상관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부작용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나이드신 분들은 그런 경험에 의존해서 누군지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도 수월하게 하는 편이지만,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자기 말만 하는 경우가 많고 서로 소통되지는 않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반대로 젊은 사람들은 대화 자체를 시도하는 경우가 적고, 인터넷에 올라온 편협한 정보를 취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죠. 시간의 한계상 두루두루 살펴보는 건 어려우니까요.
둘다 마냥 좋은 건 아니고 새로운 대한민국 수준의 적절한 관습을 재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가능할 지는 그냥 모르겠습니다. 지금처럼 끝간데 없이 싸우고 차별하고 혐호하는 사회가 유지될 지, 어느 정도 봉합을 하게 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