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같은 후기입니다. 클량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들입니다. 정보 취합 과정에서 저도 클량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던 터라, 다른 동지들을 위하여 저도 최근의 후기를 한 번 남겨 봅니다.
저번 주 금요일에 다녀왔습니다.
동네 피부·비뇨기과 의원에서 스스로 쪼개 먹어야 하는 피나스테리드 계열 약 먹다가 처방전도 비싸고 약값도 저렴하지 않아 끊었다 붙였다(?)를 반복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별 효과 없더군요. 복용 중간에 임신과 출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동안 끊을 수밖에 없기도 했습니다만.
아이 낳고, 클량 선배·동료 여러분들 덕분에 비대면진료 가능하단 소식을 듣게 되고, 그쪽을 통해 탈모약을 아주 손쉽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주 저렴하게 처방 받아서 잘 먹던 중! 약통에 바닥이 보일 즈음, 비대면진료가 종료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비대면진료 종료 2일 뒤에 알게 돼서 뭔가 더 아쉽더군요)
그리하여 성지를 방문키로 결심하고 클량 및 포털 등을 뒤져 정보를 취합합니다.
옛날엔 ㅂㄹ의원이란 곳이 유명했다지요? ㅂㄹ의원에 들렀다가, 같은 초성의 ㅂㄹ약국으로 가는 것이 일종의 국룰이었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대세가 좀 기울었다네요? 병원과 약국이 한 건물에 있는 곳으로 많이들 간다더군요. 2층의 ㅋㅋ이비인후과와 1층의 ㅇㅇ약국이 유명하답디다. 유명한 이유는? 당연하게도 처방전값과 약값이 저렴해서라고 들었습니다.
회사의 우편물 송달을 직접 하겠다는 핑계로 땡땡이 치고 종로로 향합니다.
오후 3시경, 병원에 도착합니다. 좁디좁은 병원 안은 탈모약 처방을 위해 모인 동지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더군요.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는 분들께서 이렇게나 많다니! 그 와중엔 젊디젊은 수북청년단분들도 꽤 눈에 띄었는데, 미리 조심들을 하시는 걸까요?
간호(조무)사 선생께서 직접 진료 접수를 받진 않습니다. 키오스크(?) 방식이었고, 전화번호·주민번호 및 주소 등의 정보를 직접 모니터를 터치해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라 나이 많은 분들께선 방문을 버거워하시겠다 싶었습니다. 접수를 완료하면 TV에 나의 이름이 뜹니다.
대기번호 31번.
제가 공황장애에 하지불안증후군도 좀 있어서 좁은 공간을 무척이나 싫어하고, 무엇보다도 학생 때부터 줄 서는 걸 무진장 싫어했는데요. 어쩔 수 없습니다. 싼값에 약을 처방 받으려면 이 방법밖엔 없으니까요. 더더군다나 한동안 종로 근처에도 갈 일 없거니와 시간도 널널했던 터라 그냥 기다리기로 합니다.
간호사 선생님은 세 분이 계셨고, 모두 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연신 "안쪽에 빈 의자 있으니까 가서 앉으세요! 입구를 가로막지 마세요!" 하고 소리치시던 분, 그 옆엔 기계적으로 처방전 발행만을 담당하였던 분, 그리고 진료실 앞에서 다음 순번 환자를 호명하는 분까지, 모두들 엄청 고생스러워 보였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요새 아직도 꽤 덥단 말이죠. 훈련소 내무반 수준으로 인구밀도 높은 그 좁디좁은 공간에 에어컨이라도 좀 시원하게 돌려주면 어디 덧나나 싶었습니다. 돈을 아주 자루로 쓸어 담을 것 같던데 말입니다.
31명의 대기환자들이 빠지는 데에 걸린 시간은 정확히 25분, 실제 1인 진료시간이 채 1분이 안 되는 거라 봐야죠. 여러모로 충격적이었습니다. 뭔가 택배 상·하차장 컨베이어벨트에 오른 화물이 된 기분이 들었달까요? 좀 재미있었던 것은 이비인후과에 진짜 '이·비·인후'에 문제가 있어 방문한 환자들께서 오히려 탈모 동지(환우)들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상황이 한두 번 벌어졌는데, 그 광경이 제겐 좀 웃기더군요.
드디어, 제 진료 차례가 다가왔습니다.
의사선생님 : "저희 병원 처음이시네요? 드시던 약 있으신가요?"
곽철용 : 아, 피나 계열로…
의사선생님 : 이 약이 제일 저렴한데, 이걸로 하시겠어요?
곽철용 : 네.
의사선생님 : 6개월 드릴까요? 아니면 1년?
곽철용 : 1년이요.
대화 마치는 데까지 한 15초 걸렸으려나요?
끝.
약국은 더 충격적이더군요. 처방전 내기가 무섭게 비닐봉다리에 싸여진 약 1년치를 바로 손에 쥐어줍니다. 봉다리 한가득 쥐고 집으로 돌아와 서랍에 쟁여놓으니, 뭔가 마음 참 든든하고 좋네요.
1년치, 360알입니다. 근데 왜 365알이 아니죠?
이제 머리털만 좀 든든해졌으면 좋겠습니다만.
탈모 동지 여러분, 다들 힘내십시다!
제가 무지해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이번 기회에 탈모약에 관하여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까 인도나 태국산을 직구하는 방법 또한 존재하더군요. 그것이 불법인지 합법인지 잘 모르겠으나 그쪽 루트를 통하는 것도 더 저렴하고 편리한 방법 아닌가 싶었습니다.
내년엔 그 방법을 한 번 이용해 볼까 해요.
일요일은 쉰대요
진료 환경이 비슷하긴 합니다.
다만 환자?는 많이 없더라고요.
혹시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있을까요?
쪽지로 드리겠습니다.
저도 위치 좀 부탁 드립니다
네 저도 방금 흑석동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탈모약 1년치 처방 받았습니다ㅎㅎ
이거 언제 다시 축소될지 모릅니다
사실분들은 1년 처방전으로 빠르게 사세요
제가 코로나 이후에 처음가서 그 좁은곳에 수십명이 있었기에 마스크 꼭 눌러쓰고 벌벌 떨었던 기억이 있네요
처음 갔을땐 1년짜리 처방전이 없었어요^^
"종로 탈모 성지 ㅋㅋ" 이걸로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 좀 하세요 제발~~~
저는 사실 성지 방문도 좀 번거롭고, 결정적으로 1년치 처방도 코로나 시국 이후에나 이뤄진 것이란 정보를 이 게시물의 댓글로부터 얻은 터라, 1년치 처방 안 된다고 하면 다음부턴 인도 직구를 고려해볼까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