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어떤 어르신이 면사무소에 오셔서는,
주민세를 1년에 2번 내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주민세는 8월에 한번만 낸다고 말씀드리니,
군청에서 이런게 왔다고 체납고지서와 함께,
8월에 납부한 영수증도 같이 보여주시더군요.
사정을 알아보니, 농협에 분명히 납부하셨는데
농협에서 수납처리를 하지 않아 전산망에서는
체납으로 잡혀서 독촉장이 나간거였습니다.
젊은 분이었으면 농협에 가서 이러이러하게
얘기하라고 하면 되는데, 귀도 어두우신 고령의
어르신이라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아서
제 차로 직접 어르신 모시고 농협에 가서
따졌습니다.
일을 이런 식으로 하면 되냐고, 만약 어르신이
영수증을 안 갖고 계셨으면 어쩔 뻔 했냐고
한마디 했습니다.
연신 죄송하다고 하는데, 나한테 죄송할게 아니고
어르신한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라고 했습니다.
일을 처리한 후 어르신에게 얘기를 했는데 어르신이
얘기하시길, 근처 식당 사장이 아들인데 거기까지
좀 태워줄 수 없냐고 하시길래 이왕 이렇게 된거
거기까지 태워드렸습니다.
평소 자주 가는 대형 고기집인데 며느리가 있길래
그간의 사정을 얘기하니 고맙다고 하시네요.
웬만한 사람이면 세금 같은거 내고 영수증은
그냥 찢어서 버리기 마련인데 그 어르신은 용케
갖고 계셨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생돈을
더 내실뻔 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돈을 만지는 금융기관에서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금융사고입니다.
젊은 사람들이야 그냥 가상계좌나 자동이체로
내지만 어르신들중엔 여전히 고지서로 내어야
안심이 되는 분들이 계시기 마련입니다.
얼마 되지 않는 주민세지만 어르신이 억울하게
더 내는 일이 없어서 다행인 하루였습니다.
(한편 드는 생각은, 역시 농협이 그러면 그렇지.... 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