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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친일이 애국이 되고, 전체주의가 자유가 됐으며, 주권상실이 동맹이 됐다.

17
2023-09-25 15:31:04 수정일 : 2023-09-25 15:43:53 222.♡.181.231
M암모나이트

"친일이 애국이 되고, 전체주의가 자유가 됐으며, 주권상실이 동맹이 됐다."


굥 정부를 한마디로 요약한 문장이 와 닿아서 원글을 찾아봤습니다.

sosimmi님이 올려주신 글로 알게 되었는데 위 문장만 있고 원문 글 내용이 없어서 찾아서 붙여넣습니다.




태풍 전야의 메뚜기떼와 작은 나비처럼

  •  성일권 l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발행인
  •  승인 2023.08.31 17:55


성큼 다가온 가을의 문턱에서, 떠오르는 속담 하나. “메뚜기도 한철이다.”

이 땅의 모든 생명체는 생애주기를 따른다. 미성숙한 유년기를 지나 육체적으로 건장한 성년기를 거쳐 삶의 종착점인 노년기로 접어든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혈기왕성한 시절에는 제때를 만난 듯 멋모르고 날뛴다. 이런 사람을 보고 풍자적으로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한다.

메뚜기는 여름철이 되면 온 들판에 퍼져서 세상의 주인인 양 번성한다. 메뚜기떼가 기승을 부리면 농부의 1년 농사를 망친다. 하늘을 뒤덮고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경작지를 초토화하는 메뚜기떼는 세계 각국의 농민들에게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특히 이동메뚜기(Locusta migratoria)는 일정 지역 안에서 다른 개체와 접촉 없이 각자 생활하다가, 때가 되면 떼가 돼 이동한다. 거대한 떼를 형성하는 집합 페르몬이 분비되며 서로 보고 냄새를 맡고 접촉한다. 이를 통해 뇌의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가 올라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활동량도 늘어나는 등 공격적인 성향이 커진다. 이때 서로 잡아먹는 ‘동종포식’도 일어난다. 동종포식은 뒤에서부터 앞의 메뚜기를 잡아먹는 방식으로 일어나며, 이는 포식에 대한 두려움으로 메뚜기떼를 계속 한 방향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75년, 민주화 36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역대 최악의 정권이 탄생했다. 어떤 독재정권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는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글처럼,(1) ‘메뚜기 한철’ 밖에 되지 않는 집권 1년 만에 이 정권은 우리 조상들이 애써 닦아놓은 역사적 성과들을 모두 말아먹고 있다.

0.8%p의 아슬아슬한 표차로 집권에 성공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은, 수사 판공비로 검찰 후배들에게 술과 고기를 사주며 자신의 충실한 하수인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하수인들을 동원해 무소불위의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흡사 벌판의 모든 생명체를 발라버리는 메뚜기떼를 연상시킨다.

김동춘 교수의 지적에 따르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국가의 활동은 집권세력의 이해와 관심, 그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덮을 억지 정책과 논리 반복, 내년 총선 승리와 영구집권을 위한 언론장악 외에는 없다. 우리 편 아니면 모두가 적이라는 식이다. 그들은 입만 열면 ‘법치’와 ‘정의’를 부르짖는다. 그리고는 그 ‘법치’와 ‘정의’를, 자신들을 보호하고 타인들을 옭아매는 데 잘도 이용한다.

그의 분노는 계속된다. 무려 159명이 목숨을 잃고 200명 가까이 부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장관이나 경찰 지휘부의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민족의 독립을 기념하는 8.15 축사에서는 민주, 인권과 국가 발전을 위해 애쓴 사람들을 ‘공산 전체주의’라는, 어떤 역사에도 이론에도 등장하지 않았던 용어까지 동원해가며 ‘적’으로 몰았다. 집권세력이 ‘내 편’이라고 간주하는 이들의 범죄는 그 아무리 국가의 기강과 법치의 기초를 뭉갠 심각한 죄라도 수사 기피, 사면복권 등의 방식으로 봐주는 반면, 자신의 정적인 야당 대표, 시민운동가들의 범법 의혹이나 회계 처리 상의 약점에 대해서는 수백 명의 검사들을 총동원해 기어코 괴롭히고야 만다.

친일이 애국이 되고, 전체주의가 자유가 됐으며, 주권상실이 동맹이 됐다. 외교권, 인사권,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 하더라도, 헌법상 대통령의 책무를 위반하는 결정까지 용납될 수는 없다. 특히 대통령의 헌법상의 책무인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무시하는 대북 전쟁 불사 발언,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심각하게 위배한 일방적인 대미·대일 굴종 외교, 동해의 일본해 표기에 대한 침묵(2), 무엇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이 정부가 항의를 하기는커녕 일본 대변인 역할을 한 일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대통령이 헌법상의 책무인 평화통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 법치에 부합하지 않는 결정을 했을 때는 반드시 국민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 제기라도 할라치면, ‘괴담유포자’나 ‘빨갱이’로 몰리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한국이 진짜 독립된 주권 국가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건이다. 한국의 모든 어민의 생계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려있는 이 사안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오히려 국내 정치적 이유로 방류 시기를 앞당길 것을 요청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는 믿기 괴로울 정도다. 게다가,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이 철거될 운명에 처했다. 고급 엘리트 장교를 육성하는 ‘육사’라는 곳에서 독립군 영웅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4명의 장군들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까지 총 5인의 흉상이 철거를 앞두고 있다. 마치 을사늑약의 ‘시즌2’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태풍전야의 고요함일까? 이토록 시절이 하 수상함에도, 우리의 일상은 이상할 정도로 태평하고 평온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전국 각지와 세계 곳곳의 맛집과 카페를 순례한 인증샷과 리뷰들이 올라 있다. 간혹 SNS에 촛불혁명과 광우병 시위, 6.10 민주항쟁 사진 등을 올리며 혁명의 ‘라떼’ 추억들을 소환하기도 하지만, 마지못해 댓글을 몇 자 달며 웃고픈 수준이다.

며칠 전, 광화문 근처를 걷던 내 눈에는 저 멀리, 메뚜기떼 사이로 힘겹게 날갯짓하는 가여운 나비들이 비쳤다. 50여 명의 대학생들이 일본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냐”고 목청을 높인다.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즈의 주장처럼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태풍을 일으키듯”, 이 광화문의 나비들이 메뚜기를 휩쓸 태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도발적인 기대를 해본다.

메뚜기들이여! 날뛰어봤자 한철이다.

 

글·성일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발행인

출처 : 르몽드디플로마티크(http://www.ilemonde.com)

출처 : https://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1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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