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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스님과의 차담 32

117
2023-07-03 16:35:33 수정일 : 2023-07-03 16:35:53 118.♡.50.180
odyssey9

(DP와 중복 게시 입니다.) 




종교는 없다거나

파이이야기의 주인공처럼 나는 모든 신을 다 믿는다는

말장난 껍데기를 쓰고 사는 몸입니다만

 


근래에 우연히 템플스테이 체험 기회가 닿아

유서 깊은 사찰의 주지스님과 새벽 차담 시간을 가져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무사람 정도 둘러앉은 손님들 사이에 가벼운 담소가 이어지다가

저에게로 질문을 청하는 눈길이 머무시길래

혹시나 일말의 기대를 안고 정말로 마음에 가장 힘든 이야기를 여쭈었습니다.

 


스님, 나라의 지도자 자리에 앉은 인사 때문에

매일이 견디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뉴스만 보면 울화가 치밀어 올라 분을 삭이기 힘이 드니,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불편부당함에 대한 이 울분을 삭이려면

치열하게 나가 싸워야 할까요, 아니면 묵묵히 견뎌야 할까요,

 


그러자 스님의 말씀인즉,

 


세상사는 혹여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다반사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큰 뜻이 있는 법이고

어찌 되었든 지금은 국민들의 선택의 결과이다.

 


불편부당함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는 필연적으로 댓가 또는 반작용이 따르니

그 인사의 과오를 보고 나를 비추어 나는 저러지 말아야 하겠다는 교훈을 닦으며

마음을 추스르며 기다려야 한다고 말씀 드린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이

불과 오년 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가 망치면 망칠수록 바로잡고자 하는 흐름은 더욱 힘을 얻고 커질 것이다.

 


허무하고 헛되게 공력을 소모하지 말고 힘과 생각을 비축하시라

 


본인은 젊어 미술을 전공하다가

스물다섯에 부처님께 귀의하기로 이 길에 들었다

78학번 영남 출신 미술학도가 선택하기에 부드러운 시절과 길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산사에 앉아 마음공부를 해 오면서

개인적으로 노무현 씨와 문재인 씨를 매우 존경한다

일제 식민시대에 승산 없는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쳤던 숭고한 독립운동가들

나는 그분들의 피가 다르다고 생각 한다, 그야말로 고귀한 피 아닌가,

앞의 두 분은 그런 고귀한 피를 가지셨다고 생각 한다

 


그분들, 그런 분들 덕에 우리가 이만큼이나 와 있다고 생각한다.

 


김대중씨 노무현씨 문재인씨

그분들이 민주화, 통일의 밑거름과 여순, 제주 양민 학살 사건들

아픔 치유의 시작을 정권 차원에서

최초로 돌아보고 보듬어 주신 분들 아닌가 말이다.

역사가 바로 흘러간다면 분명히 오래 두고 빛날 일로 생각 한다

 


프랑스 드골은 전쟁 후 독일 부역자 지식인들을 남김없이 피로 숙청 했다

그러나 슬프고 안타깝게도 우리는 미군정 때문에 그러질 못했다

 


친일의 찌꺼기들이 모두 실무로 복귀해서 실세가 되었고

반공의 기치아래 또다시 독립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을 핍박해 왔다

그들이 모두 한나라당들 아닌가, 지금의 국민의힘당

 


반공은.... 북한은 사실상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휴전선을 넘었을 때

체제 유지의 주춧돌이 균열이 가 버렸다고 생각한다

시간의 문제이지 인민 대중들에게 북한 정권 생명의 명분에

종지부를 찍은 사건이라고 생각 한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저들이 지금 저렇게 세상을 다 가진 듯

나라를 어지럽게 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곧

바로잡고자 하는 더 큰 힘에 의해서

바로잡혀 지리라, 그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너무 마음을 끓이지 말고

불편부당함을 보거든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는 표본을 보여주는 데에

오히려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나를 닦는데 생각을 쓰자 ...

 


그 와중에 한쪽에 앉으셨던 대구에서 왔다는 중년 아저씨가

그래도 우리가 뽑은 대통령인데 욕을 하지 말고 더 잘하도록 힘을 실어 ... 까지 꺼내자

위아래 젓는 손짓으로 말을 끊으시고는

 


그는 평생을 사람을 겁박하고 뒤를 치는 수사관으로 살아 왔다

지도자가 되면 그래서는 안되는데

그는 여전히 의사소통이나 합의에는 관심이 없이

전문가들의 식견은 몽땅 무시하고

독선적 결정과

압색의 겁박이나 협박만 일삼고 있으니

장차 그 업보를 모두 받게 될 것이다.

 


스님이 따라주시던 찻잔을

주전자 체로 들고 와서

여러잔 음미하며 비우는 동안

새벽에 일어나 예불 뒷자리에 가 앉고

종소리 불경소리 마음속에 울리도록 들은 만큼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도 많이들 저렇게 생각 하고 있겠구나

하는 적지 않은 위로가 채워져 왔습니다.

 


향긋한 절 밥 얻어먹으러 인연 닿는 대로 몇 번 이고 더 가 볼 생각입니다.

 


작금의 게시판에

구더기처럼 파리처럼 기생충처럼 혐오스럽게 출몰하는 벌레들을

나는 차마 저렇게 살진 말아야지 하는

마음의 손짓으로 휘휘 쫓아봅니다.


photo_2023-07-03_09-40-26.jpg


odyssey9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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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32]
88g.
IP 211.♡.59.186
07-03 2023-07-03 16:41:12
·
간접적으로나마 위안을 받네요.
odyssey9
IP 118.♡.50.180
07-03 2023-07-03 16:43:45
·
@88g.님 댓글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위안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
은비령
IP 123.♡.10.74
07-03 2023-07-03 16:41:16
·
스님의 말씀이 어지러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시네요.
글을 읽으니 저도 한번 찾아뵙고 싶어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odyssey9
IP 118.♡.50.180
07-03 2023-07-03 16:44:29
·
@은비령님 의성 등운산 고운사 였습니다. 차분한 템플스테이 정말 좋았습니다.
은비령
IP 123.♡.10.74
07-03 2023-07-03 17:26:02
·
@연민단님 감사합니다. 시간 내서 한번 들러봐야겠습니다. ^^
블라앙
IP 211.♡.140.87
07-03 2023-07-03 21:24:45
·
@연민단님 제가 있는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네요. 종교는 없지만 템플스테이 좋아하는데 한번 들러봐야 겠습니다. 스님 말씀에 위안을 얻고 갑니다. 좋은 글 공유 감사합니다.
odyssey9
IP 118.♡.50.180
07-04 2023-07-04 08:01:17
·
@블라앙님 안동이나 의성에 계신가보네요, ^^ 고운사 템플스테이 참 좋습니다. 권해드려요,
브라운08
IP 218.♡.235.47
07-03 2023-07-03 16:41:21
·
저도 같은 답답함을 안고 있었는데 스님께서 현답을 주셨군요. 좋은 말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렴풋이 저도 그렇게 물 흐르는 것과 같이 살아야겠다 다짐하면서도 주기적으로 울화가 치미니 참 어렵습니다. 심지어 울화가 치미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네요 ㅠㅠ 부디 모두 잘 버텨내시길... 그리고 억지를 되돌릴 그 힘이 빨리 자라서 고통받는 사람을 조금이나마 더 줄여주길 기도합니다.
odyssey9
IP 118.♡.50.180
07-03 2023-07-03 16:45:05
·
@브라운08님 길게 보면서 잘 이겨내야 하겠다고 저도 다시 마음 먹어 봅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딸아아빠
IP 112.♡.189.237
07-03 2023-07-03 16:51:21
·
현명하신 스님의 말씀...감사합니다
Bcoder
IP 210.♡.172.133
07-03 2023-07-03 16:52:10 / 수정일: 2023-07-03 16:52:37
·
좋은 말씀 옮겨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웬지 글에서 차향이 나네요. ^^
나이트워커
IP 211.♡.28.55
07-03 2023-07-03 16:56:11 / 수정일: 2023-07-03 16:56:48
·
모든 것이 사필귀정으로 흘러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무리 시간의 흐름속에서는 찰나라 할지라도 인간의 시선에서볼때 친일 후손들의 호가호위 호의호식의 시간이 너무 깁니다.
odyssey9
IP 118.♡.50.180
07-03 2023-07-03 16:58:48
·
@나이트워커님 ㅠㅠ 슬프지만, 아마도 더욱 더 길게 보고 견뎌야 하겠지요 ...
SIM_Lady
IP 220.♡.172.6
07-03 2023-07-03 16:57:29
·
스님의 말씀에서 제가 큰 위로를 받습니다.
말씀을 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penrils
IP 117.♡.25.190
07-03 2023-07-03 16:59:40
·
중꺾마인 것이군요. 꺾이지 않고 단단하게 마음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래야 큰 뜻을 품은 사람들이 우뚝 설 때 작은 힘이나마 실어줄 수 있겠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깜순할매
IP 118.♡.13.173
07-03 2023-07-03 17:00:35
·
의성 고운사, 저도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스님의 말씀의 저의 화도 조금이나마 가라 앉네요
삭제 되었습니다.
고네이
IP 106.♡.129.76
07-03 2023-07-03 17:06:52
·
와... 고운사였군요.
종종 구경하러 가는데...
또 가봐야겠습니다.^^
호랑이한마리
IP 58.♡.0.164
07-03 2023-07-03 18:17:25
·
1보전진을 위한
1000보 후퇴이니 마음이 편할리 없습니다
아이고난1
IP 218.♡.7.170
07-03 2023-07-03 18:51:03 / 수정일: 2023-07-03 18:51:09
·
주변사람들에게 억지로 정치사상을 설파하면 반작용이 일어납니다.
그보다는 내가 내 할일 열심히 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잘하고 바르게 살면 주변사람들도 자연스레 나의 사상에 감응되는 것이죠.
최대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가 만약 개차반이라면 누가 나의 말을 믿고 들어줄까요?
살맛난다
IP 122.♡.26.138
07-03 2023-07-03 19:09:00 / 수정일: 2023-07-03 23:00:37
·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좋은 말씀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노복동
IP 61.♡.128.234
07-03 2023-07-03 19:45:44
·
감사합니다. 매일 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많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고구미가좋아
IP 210.♡.1.33
07-03 2023-07-03 20:25:04
·
스님에 내공이 보통이 아니시네요.... 저도 그 답변에 힐링을 얻었습니다...
뽁뽁이-_-
IP 211.♡.251.67
07-03 2023-07-03 21:11:37
·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반쪽달
IP 118.♡.4.106
07-03 2023-07-03 21:39:45
·
외~ 마지막 사진이 진짜 사진인가요.
아리바바
IP 39.♡.196.9
07-03 2023-07-03 22:33:59
·
참 스님이시고 진정한 종교인이시네요. 자고로 종교란 이 혼탁한 세상을 맑게 해주고 무엇이 진리인지 볼 수 있게 해 줄 뿐더러 위로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가르침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썬데이먼데이
IP 180.♡.2.162
07-03 2023-07-03 22:38:00
·
훌륭한 스님이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Kaffeebonbon
IP 121.♡.219.214
07-03 2023-07-03 22:40:16
·
교구본사 주지면 예외없이 모두 자승한테 굴복할텐데요....
불편부당함을 보거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가 아니라
너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소리를 쳐야지요.
Ur-Shanabi
IP 125.♡.49.154
07-03 2023-07-03 22:44:48
·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도마에
IP 221.♡.235.78
07-04 2023-07-04 00:03:38
·
귀한 말씀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로 뿐 아니라 힘을 얻어갑니다.

바로잡고자 하는 힘이 그만큼 깊어진다니....
역시 깊은 공부에서 오는 식견이 남다르십니다.
clovis
IP 121.♡.52.110
07-04 2023-07-04 00:11:07
·
그 와중에 제기 사는 대구의 중년 아저씨...
하.. 진짜
얼룩배기황소
IP 121.♡.189.248
07-04 2023-07-04 00:47:09
·
보통 스님이 아니시군요. 평소 생각의 깊이가 남다르신분이네요.
avecnous
IP 218.♡.18.183
07-04 2023-07-04 02:24:45
·
위안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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