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 몇 년 되지 않았으니 클량에서는 가장 최근 전역자일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있을 때도 부사관, 사관 가리지 않고 직업군인 지원율은 꽤 낮았고 지금은 더 떨어졌습니다. 특히 장교 문제가 심각합니다.
공통적인 문제는 직업 안정성입니다. 장교, 부사관 둘 다 의무복무는 긴데 장기복무는 너무 어렵습니다. 재입대하는 부사관들이 수두룩할 정도이며, 장교들도 부사관으로 재입대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을 정도입니다.
부사관은 장기복무만 붙으면 되기라도 하지, 장교는 최소 중령까지 올라가야 좀 직업이라고 할 만 한 정년이 나옵니다. 대위까지 엄청난 업무량을 부담하다가 장기 못 하고 집 가는 사람이 수두룩하며, 기껏 소령 올라가도 계급정년이 45세인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대체 45세에 사회 나오면 뭐 하나요? 중위 때 결혼해도 45세면 애가 이제 겨우 고등학생인데 말이죠.
그래도 소령쯤 되면 어떻게 군무원이고 뭐고 갈 길이 있다 치지만, 대위 전역/중사 전역은 정말 이도저도 못 됩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도, 갈 수 있는 곳도 막막해요. 심한 말로 하면, 국가가 개인을 사회에서 강제로 도태시키는 수준입니다.
돈도 돈이지만 진짜 문제는 너무 경직되고 보수적인 문화입니다. 물건에 군용이라는 말이 붙으면 신뢰성 떨어지고 후질 것 같다는 선입견이 생긴단 농담처럼 말입니다. 군대에서 뭔가를 배우고 얻을 수 있단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전혀 없습니다.
과거 사관학교는 출세길이기도 했습니다. 그게 다까기처럼 쿠데타를 일으켜서 출세한다는 뜻이 아니라(...) 군대에 있으면서 인맥을 비롯 기술, 외교, 행정, 그리고 사관학교에선 각종 교양까지 배울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사회의 기반이 되는 것들에는 군대에서 비롯된게 적지 않은데, 지금의 군대는... 말을 아끼겠습니다.
부사관은 생각보다 문화 문제도 꽤 크게 작용합니다. 부사관은 한 부대에서 못 움직이고 계속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데 인제, 양구 같은 산골짜기만 박혀있으면 어디 갈 수가 없습니다. 본가가 이쪽인 사람이 얼마나 되나요. 본가가 지방인 간부들 중에선 본가까지 7시간씩 걸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진짜 문제는 생각보다 부사관 부조리 문제가 꽤 있습니다. 병사와 달리 워낙 오래 복무한 사람도 많고 이를 당연시하는데다 신고해도 제대로 처벌되는걸 바라기 어렵습니다. 한 번 신고했다 찍히는 낙인은 덤이고요.
병사 구타가 완전히 사라진 2010년대 중후반에도 부사관은 뺨을 때리고 줄빠따를 했다는 썰이 아직도 안 잊혀집니다.
낮은 당직비도 문제이지만 당직을 낮은 연차, 낮은 계급에게 짬때리는 일도 꽤 보입니다. 병사들이 이 짓을 하면 군사경찰과 인사할 수 있지만 부사관은 직업이다보니 신고도 못 합니다. 짬찌 중사의 당직표가 모조리 공휴일 전날과 토요일에만 몰린걸 보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모릅니다. 가장 비선호하는 날짜에만 억지로 넣은거죠.
게다가 의무복무가 너무 깁니다. 일반하사로 들어오면 의무복무가 4년인데 병사의 3배에 가깝죠. 20대의 절반입니다. 그런데 장기복무의 난이도는 너무 높습니다.
장교는 앞서 말한 직업 안정성 문제가 워낙 큰데 거기에 박봉에다 사회적 메리트도 없고 거주마저 불안정합니다.
소중령급 인사기록 보면 정말 동에번쩍 서에번쩍 하고, 그로 인해 자녀들이 학창시절 어려움을 겪는 일도 적잖이 발생합니다.
계급이 오른다 해서 그게 바뀌지도 않습니다. 전라남도, 서울, 경상북도를 5년 안에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을 지경이었으니까요.
장교의 세력화와 쿠데타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이긴 하나 적어도 자녀 생활 등은 보장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1년, 2년마다 이사 다니는 집에서 자녀가 어떻게 친구를 만들까요?
돈도 많이 받는 편은 아니고, 나와서 스펙이 되는 것도 아닌데다, 이제는 의무복무마저 깁니다.
병사와 월급 100만도 차이 안 나고, 복무기간은 2배(18개월 vs 30/36개월)인데, 업무량은 매우 과중하고, 그렇다고 스펙이 되기라도 하나요? 그냥 병사 안 갔구나 수준의 인식입니다.
오죽하면 의대생들도 군의관 가느니 병사를 가겠어요? 하긴, 저 같아도 깡시골에 처박혀 3년을 군대에 묶여있느니 그냥 병사를 하겠습니다. GOP 군의관으로 가면 자차도 없고 외출도 못 하더라고요. 유능한 군의관이었는데 솔직히 안타까웠습니다.
연금 얘기하는 분들 있는데 군인연금 받으려면 20년 복무해야 합니다.
15년 의무복무인 공사 출신 공군 조종사들도 15년 되자마자 민항사로 줄서서 뛰어나가는게 현실이에요.(이는 민항사의 채용 연령 문제도 작용합니다)
20년 복무하려면 소령 전역은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군인연금을 받으려면 장기복무가 성공해야 하는데... 말을 아끼겠습니다 ㅜㅜ
이러니 결국 직업군인의 질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7080년대의 ROTC는 나름 엘리트 집단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 사회 고위층을 보면 ROTC 출신이 꽤 있고요.
그런데 지금은 직업군인 하면 바보 취급도 자주 받습니다. 부대에서 가장 똑똑한게 대대장과 분대장인 경우가 수두룩해요.
명색이 대졸 장교라는 중대장, 소대장들이 병사보다 기본 교양이나 역사 지식이 떨어지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10년만 더 지나면 정말 장교 수준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너무 걱정되는 수준입니다. 극소수의 군인정신 넘치는 똑똑한 장교들 외엔 기대가 안 될 지경입니다.
눈물이 납니다. 국군의 미래는 도대체 어떻게 될까요?
요즘 최고인기 당직은 금요일과 토요일입니다
월요일 휴무거든요
그리고 당직표를 순서대로 짜지 누가 맘대로 짜나요
부대 뒤집어집니다
그리고 군의관이 자차 없다는 애기는 첨 듣네요
레지던트때 하도 굴러서 군의관때는 쉬로 오는건데요
17시에 퇴근시켜주자나요
애 있음 15시에도 퇴근합니다
GOP 부대 군의관으로 오는 거면 보통 중위 군의관들이 올텐데 중위 달고 오는 군의관들은 면허 갓 취득했거나
인턴 수료 후 오는 케이스 일건데요.
최소 레지던트 수료 후 대위로 임관되는 군의관들은 연대급으로 배치될겁니다.
FEBA에 있다가 GOP 가본게 20년 전이라서 지금은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본부중대 소속이라서 대대 군의관하고 자주 일해봤던 경험으로는 그렇네요.
그래도 GOP는 순환근무 체제이니까 최대 1년만 버티고 FEBA 로 오면 자차 운용은 가능하니까 이 악물고 버티면 되긴 하죠.
올해부터 금토 같이 다음날이 쉬는날이면 월요일 쉽니다(정확히는 10일 안에 휴무)
의사는 전문의 통과율이 99%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중위로 군대오는 군의관은 거의 없습니다
GOP는 모르겠네요
20년전 이야기니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중위 군의관이냐 대위 군의관이냐는 전문의 통과율하고는 상관이 없죠. 어떤걸로 임관할 것인지는 각자 사정이 다르니깐요. 저 당시는 대대급에는 중위들이 갔었고 연대 의무대나 사단 의무대는 대위들이 있었습니다.
중위로 임관해도 어차피 대대에서는 이상한 사고만 내지 않으면 군의관한테 뭐라하질 않아요. 지킬 것만 잘 지키면 대대장도 딱히 뭐라고 크게 터치를 안해요.
병사들 월급 올리는건 대찬성이지만 당연히 간부들 보수 체계도 모병률과 같이 고민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죠.
자녀들도 대학 전까진 부모님 따라 다니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