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누나가 있었어요.
나이차이가 많이 났어요.
하지만 상관없었어요.
그때는 뭐.. 눈에 뵈는것도 없던 나이라서..
스무살이 뭐 그런거죠.
제가 엄청 어필했어요.
누나좋다. 누나가 제일 이쁘다.
누나랑 지내면 더 바랄게 없겠다.
누나도 싫지는 않았었나봐요.
퇴근하면 퇴근했다며 나오라고 연락하고,
학교 근처에 왔다면서 밥사준다고 불러내고
새로 개봉한 영화 보러갈건데 같이가자고 그러고..
그러다가 제가 누나한테 사귀자고 했더니
그건 좀 부담스러웠는지
"너 그거 다 외로워서 그런거다.
그러지말고 니 또래 소개팅해줄테니까 만나봐" 그러길래
뭐.. 알았다 일단 만나는 보겠다하고 며칠후에 소개팅에 나갔는데
두명이 나옴. ㄷㄷㄷㄷ
부끄러워서 친구를 데려나왔다고 함
뭐지? 이런 거지같은 상황은..
뭐 어쨌든 셋이서 밥먹다가
본인이 ㅊㅈ들 비밀 털어놓게 하는 재주가 있어서
살살 구슬러봤더니
나랑 소개팅한 ㅊㅈ가 사실은 남친이 있다고.. (읭??)
사실은 같이 나왔다던 애가 원래 소개받을 ㅊㅈ였음.
친구한테 소개팅 대타시켜놓고 궁금하니까 따라나온거였음.
헐.. ㅅㅂ
제가 빡쳐서리 남친있다던 그 ㅊㅈ한테
"야. 쟤랑 가까지 지내지 마라. 언젠가 험한 꼴 보게 될거다." 말하고
자리깨고 나옴.
해도 지기전에 자리를 깨고 나왔더니
신촌거리에 갈 곳이 없네요.
옷도 잘 차려입고 나왔는데 이렇게 입고 PC방에 가기도 억울하고..
너털너털 걷다가 화가 막 났어요.
누나한테 따지려고 전화를 걸었더니 어쩔줄을 몰라합니다.
미안하다며 술사준다고 종로로 오라고 하네요.
누나회사가 종로에 있었어요.
예전에는 종로에 포장마차들이 많이 있었죠.
곰장어라는거랑 닭발이라는걸 그때 거기서 처음 먹어봤어요.
그렇게 포차에 누나랑 마주앉아서 한잔을 훌렁 마시고
둘째잔을 또 마시려고 하니 제 잔을 빼앗아갑니다.
제 주량이 소주두잔이거든요.ㅋ
한잔 마시면 알딸딸해지고
두잔 마시면 머리가 아프면서 불쾌해져요.
여튼, 기분나쁠 때는 술을 그렇게 마시면 안된다며
제 손을 잡고
술잔을 빼앗아 가더니 자기가 마셔버리네요.
손이 참 따뜻하고 보드랍더군요.
투정부리는척 그 손을 꼭 잡아봤습니다.
손을 뺄거라 생각했는데 그녀도 그대로 꼭 잡고 있었어요.
뭔가 허락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술은 누나가 다 마셨지만
괜히 호흡은 제가 더 거칠어졌고
술기운에 용기를 얻어서 슬쩍 다가 앉았습니다.
이미 모든감각은 그녀의 입술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감미롭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을까봐요.
"@%$%@%&*..%#@%$@... 시작이야.."
그녀가 나긋한 목소리로 속삭였지만
지나가는 버스소리에 묻혀버렸습니다.
"뭐라고?? 잘 안들렸어. 다시말해줘."
저는 그녀의 얘기가 잘 안들리는 척
주변의 소음을 탓하려 재차 두리번거리고는
몸을 내밀어 더욱더 가까이 거리를 좁혀봅니다.
그녀가 뭔가 결심했다는 표정으로
눈에 힘을 주어 마주보더니
다시한번 또박또박 말해줍니다.
"대의원제 폐지가 민주당 개혁의 시작이야."
네,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도 xx를 했다던가 이런 결말이 아니리 좋네요 ㅋㅋ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3238947CLIEN
원작자 등판!
대의원제 폐지하라!
당한것 같은데 기분이 좋으네요 ㅋㅋㅋ
누나.....함께할께요
그래도 마지막 대사 좋군요.
완벽하네요
DLC 어딨습니까? shut up take my money하시죠!!
정말 현웃 터졌네요.
저도 모르게 계속 헛헛 헛읏음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더 민주당 당원 아닙니다..
이런 결말 일줄은 몰랐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