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자극적인점 일단 미리 사과드립니다 ^^
게시판을 보다보면 부부간의 갈등이 참 많은것 같습니다.
그런데, 결혼생활이라는것이 꼭 다 그렇지만 않다는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사실 새벽에 깨서 할일없어서 쓰는 글이기도 합니다 ㅎㅎ
저는 결혼 23년차인데, 와이프와 결혼을 엄청 일찍 했습니다. 와이프는 대학교 졸업식전에, 저는 석사 졸업전에 했으니까요
대학교때 소개팅으로 만나서 2년반정도 사귀고 바로 결혼한 케이스인데, 어렸을때여서 정말 돈도 하나도 없고 멋도 모르고 했지요. 군대도 안갔다온 상황이라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부분도 있었지만 (나중에 여자저차해서 군대는 대체복무로 했습니다)
사랑의 힘(?)으로 결혼을 했지요. 다행히도 시작은 지방 어느동네에 몇천만원짜리 아파트를 사서 시작을 했어요
근데 생활비는 연구실에서 받는 돈이 다여서 참 돈이 없었죠. 통장 잔고가 맨날 아슬아슬했으니까요.
돈없어서 신발도 같은걸로 몇년씩 신고, 외식도 맘대로 못하던게 생각나네요.
아뭏든 그렇게 결혼을 하고... 2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어요
아이둘은 이제 다 커서 제 앞가림을 할 나이가 되었고, 경제적인 부분도 안정이 되서 크게 돈걱정 안하고 살수 있을정도는 되고.
그리고, 더 중요한것! 23년이라는 세월동안 와이프와 저는 너무너무 서로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아온것 같아요.
결혼이라는게 사람의 일생에서 정말 제일 중요한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너무 잘 맞는 사람과 결혼할수 있었어서 너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로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거의 있은지가 몇년 되었는데 (저랑 와이프는 엄청난 집돌이 집순이 입니다 ㅎㅎ) 하루종일 봐도 그냥 좋습니다 ~ ㅎㅎ
저랑 와이프는 성격이 완벽하게 정반대인데 (저 계획적 vs. 와이프 무계획적, 저 꼼꼼함 vs. 와이프 안꼼꼼함, 저 소심함 vs. 와이프 대범함.. ) 정말 신기하게 잘 맞아돌아갑니다.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나 할까...
물론 오랜기간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불만인 점이 1도 없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지금은 서로의 다른점을 본인의 보완재로 생각해서 그걸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의 와이프는 아무것도 바뀌면 안되요.. 저의 완벽한 보완재이기 때문이죠 ㅎㅎ
23년동안 살아오면서 한번도 안싸웠느냐? 라고 물어보신다면 그건 기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주~~ 간혹가다 살짝 의견차이에 의한 언쟁(?) 정도는 있었죠. 근데 그것도 남들이 보기에는 저게 언쟁?이야 할 정도로.. ㅎㅎ
한번은 와이프한테 한소리 하는데 옆에서 애들이 놀래서 아빠가 엄마랑 지금 싸우는거야? 라고 물어볼정도였으니까요.. ㅋㅋ
저희 애들도 다른집과 비교해봐도 엄마 아빠 사이가 너무 좋아보인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위를 둘어봐도 저희 부부만큼 금슬이 좋은 부부는 많이 보지는 못한것 같아요.
저는 새벽에 일어나는 편이고 와이프는 아침잠이 좀 있는 편이라 아침에 항상 제가 깨우는데, 지금도 깨울때는 뽀뽀로(?) 깨워주고 있습니다. 아침에 자고 있는 모습만 봐도 참 행복합니다.
일단 자랑은 여기까지 하고...ㅎㅎ 글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어야 겠지요
최근에 제가 저의 사례를 비추어 행복한 결혼생활의 조건이 무었이었을까 고민해 보았는데, 다음과 같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1. 상대방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저희 부부는 대화를 엄청나게 많이 합니다. 서로간의 비밀이 없죠. 밖에 나가서도 한시간을 못참고 카톡질을 하니까요. 오죽하면 와이프가 제가 하도 카톡으로 보고를 하고 다니니 적당히 하라고... 할 정도입니다 ㅎㅎ
일단 서로간의 생각을 너무나 투명하게 알고 있으니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뭘 생각하는지 파악이 됩니다. 서로간의 의견충돌이 있기 어렵습니다.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 미리 알수 있고 이해를 해주면 되는거니까요.
그리고 제가 일이나 다른 일들로 심적으로 힘들었을때 와이프와의 대화를 통해 받은 위로가 제가 사는데 엄청난 힘이 되었습니다. 사람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나의 모든것을 다 털어놓고 위로받을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있다는것 자체가 참 축복받은 것입니다. 더더욱 그게 배우자라고 하면 정말 축복인거죠. 저는 소심한 편이라 외부의 스트레스에 대해서 참 취약한데, 대범한 와이프가 그걸 많이 커버해 줍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음이 풀리고 편안해지는게 느껴질 정도거든요. 그래서 힘든일이 생기면 무조건 와이프한테 먼저 이야기를 합니다.
2. 부부관계 이외의 방해물들은 차단한다
이것도 상당히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시댁, 친정, 친지 등등 여러가지 불편한 관계들(?)이 얽혀서 이부분때문에 부부싸움 하는 분들도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할때부터 철저한 저희 원칙을 세웠는데, 제가 평생 죽을때까지 제 옆을 지켜줄 사람은 와이프밖에 없고 그러니 저와 와이프의 관계를 해칠수 있는 관계는 철저히 차단한다... 라는 원칙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여러가지 사연들이 있지만 결혼후 저의 의지로 많은 친지 관계들이 정리되었습니다. 친지들이 제가 사는데 밥먹여줄것도 아니고 일년에 한두번 볼 사람들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살 필요는 없을것 같아서요. 시댁 관계도 제가 잘 정리해서 와이프가 시댁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잘 정비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저희집에는 소위 말하는 고부갈등이나 명절 스트레스같은게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일로 싸울일이 없는거죠.
심지어 저는 와이프한테 가끔 이런말도 합니다. 내 자식들보다 니가 먼저다. 왜냐면 자식들은 다 커서 분가하면 남이지만 와이프는 제가 죽을때까지 옆에서 같이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러므로 저한테는 와이프가 자식보다 먼저인 것입니다.
3. 경제적인 부분이 해결되어야 한다
주위를 보면 부부싸움의 상당부분이 경제적 부분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은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서로 신경이 날카로와질수밖에 없고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죠. 사는것도 힘들고...
다행히 저는 결혼 초기부터 재태크에 눈을 떠서 지금은 경제적인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을정도가 되었습니다.
가끔 좋은 가방도 사주고 외식하고 싶을때 외식하고 해외여행도 원하면 언제든지 갈수 있고... 돈때문에 싸울일은 없는것 같네요.
소통이나 관계 정리는 본인이 노력하면 되는 일이지만 경제적인 부분은 운도 어느정도 따라줘야 하니 본인이 노력한다고 꼭 되는건 아니라서..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저는 이부분에서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돈이 많지 않아도 행복이 꼭 돈이 정비례하는건 아니니 굶고 살 정도가 아니라면 마음먹기 달리긴 할것 같습니다.
4. 상대방을 나와 동일시하라
요거는 제 철학중 하나인데, 와이프를 제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하는거죠.
예를 들어봅니다. 저희집의 집안일은 주중에는 이모님이 오셔서 해주시니 별로 할일이 없는데 주말이나 휴일에는 누군가가 집안일을 해야합니다. 근데 이 집안일을 제가 다 합니다. 와이프가 요리하는건 좋아하는데 (요리를 아주 잘합니다. 메뉴가 매일 바뀌거든요) 그릇을 치우고 집안 청소하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근데 저는 불만이 없습니다. 일단 제 집이니 제가 치울수도 있는 일이고, 와이프는 제 분신이니 제가 하나 와이프가 하나 똑같은데 그냥 제가 하는게 마음이 편합니다(?) 부엌 그릇을 다 치우고 나와서 와이프한테 나 다 치웠어!! 라고 소리치면 와이프가 칭찬해 줍니다....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ㅎㅎ 이맛에 치웁니다 ㅋㅋ
이걸 다시 바꿔보죠. 와이프가 주말에 그릇도 안치우고 빈둥거립니다. 지저분한걸 싫어하는 남편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와이프를 욕하며 억지로 부엌과 집안을 치웁니다. 그리고 다 치우고 나와서 소파에 누워서 핸폰질을 하고 있는 와이프에게 너는 거기 누워서 뭐하냐! 소리를 꽥 지릅니다. 다시 부부싸움이 시작됩니다.
물리적인 집안일을 한건 똑같은데 결과가 완전 반대죠. 행복 vs. 불행
모든건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뭘 선택하시겠습니까?
사실 제가 글로 적긴 했지만 글로 표현이 안되는 서로 맞는 커플이라는게 확실히 존재하긴 합니다.
근데 이게 결혼해서 같이 오랬동안 살아보기 전에는 참 알기 힘든 부분들이 많죠. 저는 이런 부분에서 참 운이 너무너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가끔 와이프한테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거냐고 물어보면 당근이지 라고 대답해 줍니다 ㅋㅋ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싶어서 며칠뒤에 또 물어봅니다...
자.. 여기까지 오랜 결혼 경력자의 결혼 뽐뿌글이었습니다... (끝에 점 세게입니다)
멋진 남편 인정입니다^^
리스인데도 위 내용이 가능할까요? 진지한 고민 상담 입니다 ㅠㅠ
부럽습니다 :)
그리고 세쌍둥이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전 8년사귀고... 내년이면 결혼20년차인데..
넘 좋습니다 ㅎㅎㅎ
요즘 젊은분들 아쉬운게..
모든걸 만들고 결혼을 하려하는 것 때문에..
결혼할 나이를 놓치는 게 아쉽더라구요 ㅠㅠ
그게 대부분 그러고 갠적인거라서
뭐라 말해주기도 그런데..
사실 좀이라도 젊을때 그땐 힘들겠지만
둘이 팀으로 만들어나가면 더 쉬운데.. ㅠㅠ.
주변에서 저희애들 중고딩이라 부러워하던데
육아도 젊을때 에너지가 있을때 해야지
사실 젊을때도 육아가 힘들었는데..ㅜㅜ
지금 제 친구들이나.. 형님?? 들
애들이 어려서 힘들어하더라구요. ㅡㅡ;;;
행복하세요..
역시 결혼은 멋도모르고 젊을때 해야합니다 ㅎㅎㅎ 그렇게 둘이 노력하고 나이가들어가면서.. 돈도 점점 따라오더라구요 ㅎㅎㅎ
애들도 뽀너스로 ^^
다만 그게 당신에게 중요한 거라면
나도 소중히 여길께
라는 마음으로 13년차로 향하고 있습니다~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 아직 미혼이지만 저도 그리 살고 싶네요.
소중한 삶의 이야기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상대방이 없어서 늘 고민이네요..
맞습니다...절실히 공감합니다.
기본적으로 혼자서도 어느 정도 행복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혼자 어느정도 행복한 사람 둘이 만나야 제대로 행복한 가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는 지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끝없이 상대에게 양보할 수는 없고 내가 원하는 바를 묻어둘 순 없기에 그런 항목이 적은게 최고죠..
아내 착하고 사랑하고 고생하는거 알지만 가치관은 좀 다른거 같습니다… 그게 힘드네여 ㅋ
행복 하냐구요? 예전에도 지금도 항상 행복하고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서 재택 근무가 오히려 더 좋습니다.
요즘 커뮤니티에서 아파트가 아니면 결혼을 안하겠다. 결혼 자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한다. 라는 뉴스나 의견을 많이 접하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가집니다.
가치관이 다 다르고 연애 포함해서 여러 상황이 다 다르지만 요즘 사회의 모습은 물질적인 부분에 너무 가치를 두고있는 것처럼 보여 아쉽습니다.
제 기준에는 돈이 결혼의 조건이 아니었는데 이게 일반적인게 아닌 어쩌면 특수 케이스가 되어 버린거 같이 느껴지는 지금의 사회상이 제게는 공감하고 싶지 않은 모습입니다..
저의 단칸방 스타트는 그 때도 아무런 불만도 없었거니와 지금에 와서는 좋은 추억의 한 장면 으로 기억됩니다.
제 기억의 한장면이 떠 올라서 개인사 얘기 한 번 해봤습니다.
저만 모든 집안일을 다 하는 동안 상대방이 안 하고 있으면 힘든 걸 떠나서 상대방이 저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생각할 거 같아요.
결혼의 정석을 읽는 느낌입니다~
말씀하신 하나하나 모두 중요한 것들이네요.
법륜스님이 다음 생에 일반인으로 태어나 살아간다면 이런 모습이겠군요~
존경스럽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우리 부부 또한 참 정반대인대요…
지독히도 싸웠는데 이제껏 이혼 안 한거가 이상할 정도에요.
결혼한 지 17년 되니 이젠 서로 싸우기도 지쳐요 ㅋㅋ
어느 순간 되니 남편도 저도 서로 잘 알아서 잘 안 건드리려는 건 있습니다 ㅋㅋ
이제 결혼 5년차의 신입이지만
저희도 지금껏 큰소리내며 한번도 싸운 적이 없이 평온합니다. 저의 노력보다 와이프가 현명하고 상냥한 사람이라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고 항상 감사한 맘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게 단순히 운이나 노력 하나만으로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구요.
그 좋은 관계를 부부간에 맺을 수 있으셔서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 부럽습니다.
쏘아올리셨다ㅏㅏㅏㅏ
딱 하나 불만(?)이랄게.. 원래 아침잠이 너무 많은 사람이라 주말에 제가 애 케어하고 그러는걸 당연히 생각했는데 골프 시작한 뒤로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까지 차려주고 연습장 가는 모습을 보니 뭔가 속은(?) 기분이 들더군요..
주변에 까져서 일찍 결혼했다고 합니다. ㅎㅎ
다~ 비슷한데 경제관념 눈을 아주 늦게 떠서 여전히 마이너스 인생이지만 싸우지않고 잘 살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월요일 와이프는 또 수술 해야하는데 이번에도 잘 될거라 믿고 있습니다.
딸아이와 커뮤니티 글 보면 낭만이란건 정말 사라졌구나 싶더라구요.
3번이 해결되면 1,2, 4는 해결된다고 보는 1인입니다.
거의 대부분 부부들은
그래서 결론은 뭐다 ?
3번이 가장 중요하다 입니다.
결혼까지 생각하면 맞벌이 외자녀 필수입니다
지금은 혼자 일하는거 그리고 자녀 많이 낳는건
극단적으론 죄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같이 벌고 자녀는 1명 낳던지 딩크해야 됩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기성세대들
정치인들 제발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결혼 생활의 정석입니다.
뒤돌아 보니 Pazz님의 현명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농담이지만 신변에 위협을 받으신다면 점 3개 찍어주세요 ㅋㅋ
세금 두배로 내세요.
지금처럼 늘 행복하게 사세요~~
궁금한게 너무 친구나 동료 처럼 지내면
성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관심이 떨어지지
않나요?
반대로... 대화를 던졌을 때 적의적으로 나오거나 원하는 대답을 듣지 않았을 때 화를 내거나 그러면 대화 던진 사람은 싸우거나 말문을 닫게 되죠.
대화가 중요하다라고 하지만 그건 대화가 가능한 상대에게나 가능.. 하더라고요.
와!
제 개똥철학 중 하나인데 이런분들이 별로 없다보니 너무 반갑네요 ㅎㅎ
(아 물론 전 미혼입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