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주연 리메이크 영화 인어공주에 대한
이런저런 의견들은 접한 후, 이 영화를 볼 생각이 1g도 없었습니다.
또 디즈니가 어설픈 리메이크 영화에 PC 섞어 넣어구나, 뻔하겠지.
굳이 안 예쁜 흑인을 에리엘 역할을 시켜야했나. 이런 생각이 저도 들었죠.
그렇지만 금요일 저녁에 애들 데리고 갈만한 곳도 없고,
날씨도 약간 우중충하고.
뭐 결정적으로 마눌님과 애들이 결정하면 그대로 따를 수 밖에요.
IMAX로 예약하고 보러 갔습니다. (근데 티켓팅은 왜 내 용돈으로 ??... ㅠ.ㅠ)
일 때문에 수면부족으로 초반 5분 넘게 졸았습니다.
그러다 옆에 있던 아들내미도 슬슬 졸려해서,
팔배개를 해주는 순간부터
팔이 불편해 잠은 달아나고,
어쩔 수 없이 영화에 집중하게 되더군요.
솔직히 기대를 안해서인지 몰라도,
근래 봤던 디즈니표 영화/애니 중에서 최고 였습니다.
무엇보다 환상적인 바다 연출,
20여년전 언더 더 씨를 능가하는 뮤지컬 연출이 나올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아바타2보다도 더 아름답고 판타지스러웠네요.
세바스찬이나 감초 역할 캐릭터들도 우려보다는 괜찮았고요.
이 영화는 뭐랄까 40대 부모 세대의 추억을
좀 더 화려한 영상으로 자녀 세대에게 전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거의 판박이 리메이크였지만
자녀와 같은 추억을 공유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주로 영화 보신분들이나 안보신분들이나 PC얘기가 많던데요.
흑인여성이 에리엘 역할 맡은것에 대한 거부감 보다도,
저에겐 영화 초반, 왕자 역할을 맡은 남 배우와 너무 어울리지 않아서 어색하더라고요.
둘이 같이 나오는 씬 자체가 그냥 어색 그 자체였습니다.
마치 힙합을 클래식 음악에 억지로 섞는 느낌이랄까요?
남자 배우가 좀 더 힙한 느낌의 개성파 배우였으면 (인종을 떠나서)
더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이러한 저의 편견이 문어 아줌마가 변신에서 아름다운 여성으로 등장하는 순간 깨져버렸습니다.
왜냐면 역설적으로 왕자와 변신한 문어 아줌마가 너무 외모적으로 잘 어울렸기 때문이죠.
의도한 연출이라 생각합니다.
잘 어울린다는 게 어떤걸가요?
결국 외모가 비슷하다는 것이겠죠.
비슷한 외모는 비슷한 문화권을 의미하기도 하고요.
비슷한 끼리끼리 어룰리게 만드는... 그러한 편견,
저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진, 그 편견을 깨부수기 위한 의도된 연출로 생각합니다.
전혀 다른 인종, 문화, 외모,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인가?
우리에게 그런 편견이 있어, 다인종으로 구성된 미국사회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던것이고,
이영화는 저에게 어울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추구한 조금 직선적인 다인종 가족에 대한 메세지는,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에게는,
더 크게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은, 저에겐 조금 감동적이기도 했습니다.
약간 아쉬운 연출과 연기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 어렷을 적 추억을 자식과 공유하고 싶은 부모들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최소한 북미에서는 대박을 칠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