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부모님과 여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한 글이 대문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저도 떠오르는 얘기가 많네요..;
그 중 하나가 딸 셋 둔 이모님 얘깁니다. 첫째 빼고 딸 둘이 아직 결혼을 안 했습니다. 아직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40대 후반입니다...그럼에도 아직 겉보기엔 젊고 예쁘죠. 직업도 좋고.... 나를 잘 살고 있습니다
여튼 얘네들이 이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자주 다니고 이모님은 그걸 우리 어머니께 자랑을 합니다. 그걸 어머니께 전해 듣는 우리 남매 입장서는 하루이틀도 아니고 마냥 듣기 좋은 얘기는 아니죠. 게다가 그런 거 아시죠? 뭔가 대단한 이야기를 하는 거 같은데 듣다보면 별거 아닌 거. 대표적으로 이런 겁니다.
여행지마다 출국 전부터 어떻게 하는지 숙소 예약을 꼼꼼히 해놓아서 고생한 적이 없다..
그 동생들과 또래가 같은 제 여동생이 듣다 그러죠.
안 그러고 여행하는 사람 있어, 이모?
식당도 어떻게 알고 잘 알고 찾아놓는지 가보면 식탁에 아예 세팅이 되어 있다. 미리 예약을 다 해놓나봐.
그러니까 안 그러고 여행하는 사람 있냐고 이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동생은 시집가서 애키우고 살거든요. 부모님 모시고 그렇게 다닐 수가 없죠. 그런데 매년매해 귀에 딱지가 않게 비슷한 소리릁 들으니 스트레스가 돋기 시작한 겁니다.
그 집 딸들이 시집 안 간 딸내미들답게 집안행사에 잘 안 나타납니다..왜 그런지는 직접 안 들어도 그 이유들 들은 거 같은 느낌이고요. 얼마 전에 뭔일인지 조카 결혼식에 얘들이 왔길래 동생이 따져? 물었답니다. 친자매처럼 같이 뒹굴고 큰 사이니까 할 수 있는 반쯤의 농담이죠..
너네는 이모이모 어디를, 뭘 어떻게 모시고 다니길래 만날 자랑이 늘어졌냐? 울엄마한테 자랑 좀 그만 하시라 그래.
그랬더니 딸내미들이 한숨을 푹 쉬며 소곤소곤 말하기를 ...
여행갈 때 혼자 간다고 하면 엄마아빠가 삐치고 난리나...어쩔 수 없어...
ㄷㄷㄷㄷ
가끔 어머니 모시고 이모님들 모임에 갈 때가 있습니다. 얼마전 그렇게 모인 자리서 이모가 또 여행자랑을 시작...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이모.. 걔네들 여행갈 때 따라가지 마요. 솔로인 애들이 해외갈 때 혼자도 다니고 또래들끼리도 다니고 해야 새로운 인연도 만나고 썸도 타고 그러지, 일년 내내 직장에 처박혀 있다가 겨우 시간 내 쉬러가는 건데 한두 번도 아니고 거길 눈치없이 왜 자꾸 따라가요?
제 말을 들으신 후의 이모님 반응이 뭐랄까 좀 당황스러웠는데 요약하자면 이런 거였습니다.
1.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우리 딸들은 그런 애들이 아니다. 엄마랑 다니는 거 제일 좋아한다. 엄마아빠밖에 모른다.
2. 해외에서 여행다니다 만나는 놈들은 똘똘한 놈들 없더라. 그런 넘들은 우리 딸들이랑 인연이 아니다..
그 말씀 듣고 저도 모르게 한숨이 팍~하고 나오더군요. 이모가 아니라 우리 엄마였으면 진짜 세게 몰아붙이지 않았을까 싶었을 정도로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사촌동생들아 오빠가 미안하다..ㅠ.ㅠ
그럼 결혼하지 않은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은 자기 자녀들의 효심을 자랑하셔야 하는거죠....
이모님이 어머니께 자랑을 하시는 만큼 어머니도 이모님께 손주자랑을 하셔서 결혼하지 않은 둘째, 세째가 야속하실겁니다.
항상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