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식도락 좋아하는 제게 최근 방송에서의 허영만 추천 맛집 중 단 하나도 만족스러웠던게 없던 것도 있습니다만, 실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과거 한 2004년 즈음인가 허영만이 '부자사전'이라는 만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2권의 단편 수준으로 나온 내용이었고 다양한 부자들을 만나 인터뷰해 이들의 특징 등을 그려낸 그런 만화였는데요.
아무래도 시대가 20년 전이다보니 지금과는 문화 차이가 조금 있단걸 감안해야 겠습니다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참 기분 나쁜 기억이었습니다.
이 만화에서 등장하는 부자들은 물론 사업을 열심히 해서, 투자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서 등 정말 뛰어난 능력으로 부를 이룬 이들도 나옵니다만,
사실 적잖은 이들이 부정한 방법, 혹은 상당히 지탄 받을 방법으로 돈을 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탈세는 기본이고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동업을 빙자한 지분 뺏기,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심지어 성매매 포주까지...
그러면서도 중산층의 소비인 해외여행이나 2대 이상의 자가용 구매 등은 격렬히 비난합니다. 집들이 손님에게조차 문전박대하고, 식당 이쑤시개와 휴지조차 잔뜩 훔쳐오는 뻔뻔함이 부자가 되는 기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요.
본 책을 읽은지 오래되어 다시 찾아보았는데 초반부에 나오던 구절도 보이네요. "착하게 사는 것, 법을 지키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불쾌하고 찝찝함이 가득했습니다. 무슨 책이 이렇지? 그냥 읽는 내내 의문만 가득하고 이상한 책이었습니다.
지금이야 허영만 하면 그냥 옛날 만화가 정도 인상이지만 당시 허영만의 위치와 영향력 등을 생각하면 더욱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텐데, 이런 책을 냈단 것 자체가 참 사람이 싫어지게 만들더라고요.
그 후 허영만의 만화나 방송은 일절 보지 않습니다. 첫 문단에 쓴 것처럼 미식에 그렇게 꼰대같은 기준과 국수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정작 본인의 맛집이라는 곳들 치고 괜찮다 싶은 곳이 영 없던 것도 있고, 그의 만화에 나오는 기본적인 시야가 무조건 한국, 한국을 외치며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오직 한국인, 한국이라는 잣대로만 판단하는 것들이 나오는게 불편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부자사전이라는 황금만능주의 외에 별 볼 일 없는 이 만화가 너무도 불편했습니다. 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이제는 존재감도 별로 없는 만화가이지만 요즘따라 황금만능주의, 금수저 지상주의 글이 자주 보이니 문득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만화 자체가 허영만씨의 원작이 아니고 그 전 해 해당 출판사의 베스트셀러였던 한국의 부자사전을 만화로 옮긴 겁니다.
당시 허영만씨가 해당 출판사와 연재 됐던 신문사에 선 계약이 걸려 있어서
(작품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금을 이미 받고 계약이 걸려 있음.)
계약 털어내기 식으로 외주 비슷하게 그린 만화로 알고 있습니다.
허영만씨 가 원래 별도 스토리 작가 없이 작품의 질을 보장하기 힘든 측면이 있어서
딱 흔한 스토리작가 없을 때 그려낸 망작중 하나 일 겁니다.
(저는 안봐서 어떤 만환지는 모르겠습니다. )
다른 양판소 만화 대비 독보적인 작품을 그려내서 훌륭한 거장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만
무슨 순수 예술을 했던 분이 아닙니다.
시대를 초월한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이 스토리 작가와 함께 작업한 거고요.
(스토리 작가 도입 자체가 양판소 만화에 혁명이던 시절이었죠.)
계약이 걸려 있고, 계약한 측에서 원고를 청탁하면 그대로 그러내는 게 딱 7,80년대 만화가들이었죠.
식객이 자주 화두에 오르는데 츄라이 츄라이 같은거나 너무 전통적인것을 예찬한다던가 하는부분이 요새는 좀 불편한지 자주 올라오더군요.
사마귀 보다 지옥의 링을 더 좋아했는데
이현세씨의 성향과 행보를 보고 실망이 컸었죠..
타짜는 그 몰입도에서 정말 인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