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에 걸린 일베 부장 얘기 보니 생각나는 일화가 많네요. 그때는 뭐랄까 일베 부장이 아니라 일베 상사 떼거지들과 일하는 듯했달까요.
1. 서울역 앞에 있는 회사였습니다. 그곳에 자리잡은 지 꽤 되니까 오래 근무한 사람들은 현대사의 굴곡을 가장 근거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죠. 우연히 술자리서 1987년 얘기가 나왔습니다. 출퇴근하기 힘들었다, 내 일생 그렇게 많은 군중은 처음 봤다 등등의 얘기가 이어지는더 끄트머리쯤에는 나도 넥타이 부대로 한몫했다, 정도의 무용담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딱 한 마디가 날아와 꽂히더군요. 빨갱이들때문에 나라 망하는 줄 알았다고. 명색이 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6월 혁명을 저따위로 얘기한단 말야? 하면서 절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2. 2002년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일때였습니다. 담당임원이 누구 찍을 거냐고 묻고 여당 후보 찍을 거라고 답하면 선거일날 출근시킬 거라며 농담 같지도 않은 이야기릁 하곤 했습니다. 그 아래서 대리 나부랑이었던 저는 노무현 지지를 선언한 상태였죠. 아니 이게 뉴스거리가 됩니까? 삽시간에 타부서까지 소문이 쫙 퍼지더군요. 얼굴 볼 때마다 여, 노사모라고 부르는 놈이 없나.(노사모였다면 자랑스러웠겠지만 그냥 전 일개 지지자일 뿐이었습니다) 선거일 다음날 출근해보니 직장 전체가 패닉 상태더군요. 그리고 담당임원이 조회 시간에 말합니다. 앞으로 박대리 앞에 줄 잘 서라...세상이 바뀌었다 이게 아래 직원에게 할 말인가요...
3. 그렇게 정권을 잡은 노무현 정부가 2003년 탄핵의 위기를 맞게 되죠.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일인가 부아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는데 부장 둘이 제 뒤통수에 대고 딱 제가 들을 수 있을 만큼의 음량으로 말합니다. 대통령씩이나 돼어서 저 지경까지 몰렸으면 헌재 판결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알아서 내려와야 하는 거 아니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탄핵소추 사유보다 그 얘기가 더 어이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할말있어? 하는 표정으로 처다보길래 부장님들 지금 노무현이 어쩌다 탄핵의 대상이 됐는지 정화히 알고 계신가요? 하고 물었습니다. 바로 대답이 날아오더군요. 대통령질을 못해서.....라고. 제 귀를 의심하지는 않았습니다.
4. 밸도 없는 제가 그 이후로도 그 회사를 3~4년 더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과장 2년차인가 무렵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을 겪게 되죠. 아버지께서 은퇴하신 후 제 보험에 적을 올리기 위해 주민등록 초본을 총무팀에 제출하게 됐습니다. 저는 본적이 서울입니다. 아버지도 서울이고요. 단 아버지때 전라도 본적을 서울로 옮기셨습니다. 우리집은 저 태어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서울에 살았는데 그때까지 본적을 유지하고 계시던 아버지가 호남 차별을 겪다 못해 옮기셨습니다. 초본에서 그 사실이 드러난 거고요..
그리고 얼마 후 총무인사팀장이 저를 부릅니다. 본적이 어디냐고 묻길래 서울입니다,라고 대답했죠. 그때까지만 해도 왜 그걸 묻는지 전혀 알 수 없었죠. 금 원적은 어디냐?라고 재차 묻더군요. 원적이 뭡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다시 이렇게 묻더군요. 아버지가 호남 출신이시냐. 그때서야 대충 얘기를 알아듣고 " 아 아버지때 본적을 옮기신 걸로 아는데 아버지도 출생지는 서울입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이 대화 뒤에 숨어 있는 엄청난 배경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죠. 수천명에 달하는 그 회사 종업원 가운데 호남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놀랍지 않습니까? 호남 본적이면 서류심사서부터 컷오프시켰다는 거죠..누군가 제게 그러더군요. 원적이 전라도라는 걸 알았다면 너도 입사 못했을 거라고요... 그 소릴 듣고 나서 총무인사팀장과의 대화를 떠롤리니 심한 모욕감이 느껴졌습니다. 니네 아버지가 호남 출신인 걸 숨기고 이 회사에 잘도 입사했구나 하는 소리였던 거죠 이보다 심한 패드립이 있을까요?
5.그해 연말 성과급을 받던 날, 바로 사표를 날렸습니다. 도저히 자존심이 상해서 더 이상 그 회사 월급을 못 받겠더라고요. 예의 담당임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말렸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과장 3년차에 차장 진급이 코앞이었는데 수꼴들끼리 잘해보라며 빠이빠이 해줬어요. 상폐나 돼버려고 하고 침을 탁 뱉어버리고 나왔는데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안 갔습니다. 근데 차근차근 망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은 들어요.후배들이 들어와서 많은 것을 바꾸고 바뀌었겠지만 제정신 박힌 놈들이 오래 다닐 직장은 아니겠거니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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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심에 사후 댓글 답니다.회사 추정을 하지 말아 주세요. 지금은 인사정책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요. 남아 있는 인간관계도 있고요. 무엇보다 소송 당하기 싫습니다..ㅠ.ㅠ
추천도 그만.....부탁드립니다.
근데 이 나라에서 금수저 건물주 부자분들께서 흙수저 개돼지 거지 천민 취급 수십번 직접 당했지요.
직접 면전에다 대놓고요. 또한 지잡대출신이라고, 얼마나 공부못했길래 그런 대학들어갔냐고..
또 얼마나 능력없으면 그 나이먹도록 알바하냐orㅈ소기업다니냐.. 인종차별보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인간들이 내뱉는 소리가 더 폭력적이었고 소름끼치고 끔찍하네요. 제 기준엔.
여기나 거기나 도긴개긴입니다만 저는 이 나라에서 또한 가족이 학교폭력으로 풍비박산이 낫지요.
제게 더 이상 지적 말씀들은 부디...
인생의 행복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개*끼들을 안 만나는데 있다.
라는 명언도 있죠. 말씀하신 대로 운빨입니다.
정신이 혼미해 지는 회사군요
아직도 저럴려나요? ㄷㄷㄷ
쓰레기같은 곳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의외로 예전엔 4번 같은 회사들이 종종 있었죠
아직도 전라도와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그런 상처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진짜 다들 말을 안해 그렇지, 너무 많아요.!
우리 애들은 그런거 모르게 키워야죠.
차별주의자들 언젠가 꼭 벌받길.
어느날 문지방에 발다치거나
문에 손가락 찧으면
그게 다 마음 다친 사람들의 원망이라는 걸 알면 좋겠네요.
아직도 기억납니다. 몇년전에 어느 편의점에서 구인공고 올렸을때 주민번호 뒷자리 두번째 숫자가 5나 6이면 쓰지말라고 했던 거요.
매사 그런식이죠. 그냥 챌린지 놀이마냥 그렇게 마구잡이로 내뱉는데, 사과하는 사람은 못봤습니다
가해자들이 낄낄대며 전라도 어쩌구 하는거보면 역겹습니다.
(외가가 경상도입니다. 외가 친척들이 그딴 얘기하면 솔직히 달리보이더군요)
그분들은 이명박그네때 줄잘서서 인생 피셨나 궁금하네요.
보험회사나 호텔이나 그런것도 있지만 상호명이 생각이 안나는...(yo)
서울로 대학진학할때 부모님이 전라도에서 왔다고 이야기 하지말라는 당부도 듣고 상경했습니다... ㅠㅠ
그런회사가 또 잘나간다 생각하니 정말 힘들군요
어디서 듣거나 배우거나 물들거나 했을 테지만,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제 고향이 많이 부끄럽습니다~
저렇게 노골적일 수도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