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만 내려가면 아부지 냉면 취향을 매번 디스했습니다 (반농담 반갈굼)
제가 냉면 좋아한다 그러니까 고깃집만 가면 냉면 시켜주시는데 제가 그걸 안 좋아하거든요.
제 아부지께선 고깃집에서 나오는 시큼한 겨자 넣어 먹는 고구마 전분 가득 들어간 냉면 좋아하십니다.
저는 반농담으로 매번 그게 무슨 냉면입니까~ 하고 말장난 하고요.
아부지께서 일 때문에 서울 오셨다가 아들 먹는 냉면집 한번 가보자 하셔서..
사실 저는 요새 압구정 면옥이나 진미 평양면옥을 많이 가긴 합니다만,
어르신 입맛이나 대안요리 유무를 고려해서 우래옥 모시고 갔는데..
ㅋㅋㅋ
아부지 제가 시킨 냉면 한 젓가락 하시더니 대뜸,
맛이 안난다고.. 이걸 무슨 맛으로 먹냐고 ㅋㅋㅋ 결국 불고기 시켜서 맛나게 드셨습니다.
나오시면서도 우래옥의 어마어마한 웨이팅을 보시더니 정말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셨습니다.
"이걸 이렇게 기다려서 먹는다고?"
아무래도 지방분이시라.. 우래옥 같은 웨이팅은 겪으실 일이 거의 없기도 하죠. ㅋㅋㅋ
저도 평소 잘 안가는 우래옥.. 아부지 덕분에 오랜만에 갈 생각을 하긴 했지만서도요.
부자간의 냉면 취향 통일은 남북 통일보다 어렵습니더...
평냉 맛없어 하시더라고요
질긴 오장동 회냉면이 최고시라고 ㅋㅋㅋㅋ
아부지가 좀 맵고 자극적인거 좋아하셔서...
그래도 제 생각엔 제가 집에서 여차저차 하면 2만 5천원짜리 파스타 맛은 흉내낼 수 있는데..
1만 6천원짜리 순면은 그게 어렵다고 위안하면.. 그래도 아직까진 돈 주고 먹을 만 한 것 같습니다.
라는 평가도 있지요ㅋㅋㅋ
을밀대 모시고 가시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담에 을밀대 가보자고 하면 아부지한테 혼나겠죠 ㅠㅠ..
저는 우래옥 불고기 소스가 좀 짜고 과해서 잘 안 먹는데 아부지는 불고기가 싱겁다고 ㄷㄷㄷ
평냉 먹고 이걸 왜 이돈을 주고 먹지?
싶어하는...
새콤,시콤,달달,감칠맛의 함흥냉면 파 입니다. ^^
사람마다 입맛이 다른데...평냉은 그 간극이 도저히 타협이 안되는 장르더군요
이걸 돈 주고 먹냐고? 돈이 썩어나? 막말 막말
그러던 남편이 n년 후.
평냉 좀 먹으러 가자 응?
ㅋㅋㅋㅋ 회사에서 몇 번 먹다보니 맛있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