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2/0001200893?sid=110
서울살이는 9년이었다. 대학 생활을 거치며 번듯한 직장도 잡았다. 그러던 중 마음의 병을 얻었다. 귀향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따랐다. 가족이 있는 보금자리지만, 청년의 자리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서였다. 석 달의 시간이 흘렀다. 고향은 떠나보낸 적 없다는 듯 따스한 모습으로 20대 청년을 품었다. 영도의 바다는 여전히 찬란했고, 부전시장은 3000원에 가족 넷이 넉넉히 먹을 톳을 내어줬다. 청계천보다 온천천이 더 좋다는 말에 미소 짓는 부모님과 매일 산책을 나선다. 그래서일까. 주치의 권유로 매 저녁 밀어 넣던 항불안제 하나를 줄였다.
그럼에도, 정착할 것이냐는 그의 질문엔 아직 대답하지 못했다. 이곳에서 오늘이 아쉽고 내일이 막막한 청년의 하루는 그 값이 제대로 매겨지는가. 엑스포 유치 열기로 소란한 도시의 목욕탕엔 또래가 없다. 누군가는 최저시급 임시직으로 가득한 구인 앱을 들여다보고, 누군가는 그에 지쳐 지역 설정을 바꾸고 있을 것이다. 생산직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로 MZ세대의 눈높이를 꼽는 지역지에서 부산시가 내세우는 첨단 산업단지의 채용 광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휴수당 지급에 부담을 느끼는 사업주가 근로 시간을 제한해 알바조차 여러 사업장을 전전해야 하는 청년의 현실에서, 온갖 ‘경제 유발효과’는 조 단위인들 공허할 뿐이다.
부산으로 돌아온 첫날, 지하철 시청역서 들리던 〈부산찬가〉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산뜻하고 젊어진 편곡에 어색함과 울컥함이 동시에 몰려왔다. ‘꿈 많은 사람들이 정답게 사는 곳.’ 시청역을 지나며 고향 찬가의 이 구절을 내 아이들과 나란히 부를 날이 올까. 쉽게 답할 수 없는 물음에 고민은 오늘도 하나씩 는다.
오늘자 부산일보 독자투고란입니다.
저희부부도 대학+직장땜에 서울살이 10~15년후 아이출산과 더불어 부모님 육아지원+고향거주희망 상황에서
지방공기업 합격+은행지점이동 으로 다시 내려올수 있었습니다만,
많은 부분 공감되네요. 사람인 보면 최저시급 임시직이나 기간제 계약직 등만 가득...
심지어 어떤 공기업은 인원은 맨날 부족한데 퇴직금 안주기+최저시급수준주기로 11개월 계약직만 주구장창 뽑고 일은 공채랑 똑같이 시키고...
돌아오고싶어도 올수없는 수많은 지역출신 청년들.
고향이 푸근하고 어릴적 추억들 가득하고 부모형제 가까이 살며 돌보고 돌봄받고 하는건 너~무 좋습니다. 명절 생일 기타 장거리 왕복안해서 너무 좋구요.
서울에 있는거보다 막연히 뭔가 뒤처지는 느낌은 항상 있습니다만...
서울 가고 싶어 가나요. 내가 태어난곳, 내가 자란곳, 부모형제 있고 익숙한곳이 좋지요.
내가 크고 자라온 곳이 인구가 줄고 청년이 없고 일자리 없고 동네가 쇠퇴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인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인지 .. 어떤거 인가 싶네요
적응하면 고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