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기억하는 저희 부모님 모습은
늘 싸우는 모습 뿐이었어요.
어릴 땐 아빠가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커가면서 되짚어보면 엄마도 항상 아빠를 쥐잡듯이 잡았던 기억이 더 많네요.
아빠는 결국 다른 분과 바람이 났고 그분과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제가 중2때였을때부터니까 거의 20년 가까이가 되었어요.
그렇다고 우리를 아예 버린 건 아니고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 소득이 들쭉날쭉했지만 몇번씩 돈을 보내주시기도 했어요.
저희에게는, 아빠가 다른사람과 살게 된 것이 맞고, 그 사람에게 빚을 지게 되어
그 사람에게 돈을 갚아줄 수 있을때까지 그 여자분이 놔주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뭐,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이젠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아빠랑 왕래하고 살지를 않아서 거의 남처럼 지내고 있구요.
제가 먼저 연락해서 전화를 받으셔도 금방 몇마디 안하고 끊어버리곤 하셨어요.
제가 중학교 때 부터 저희를 돌보고 키우신 건 엄마였지만
엄마도 여러 상처가 많은 분이신지라 큰 딸인 제가 항상 감정의 쓰레기통 역할을 고스란히 감내해 왔더랬죠.
저도 결혼하고 아이낳고 사는 입장에서,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저 역시 마음에 생채기 가득한 사춘기시절을 보낸 것 같아요.
아빠에게 쏟아지던 비난의 화살을 제가 그대로 고스란히 받고 자라다 보니
나중에는, 바람나서 집나간 아빠가 나쁜건지, 아빠를 손톱 밑 비접 파내려가듯 쪼아대던 엄마가 나쁜건지
분간도 안가더라구요.
결국 저는 직장을 잡자마자 독립해버리고
결혼도 제가 알아서 해버리고 속편히 살고는 있는데
오늘 소식을 들었네요.
아빠가 대장암에 폐암 말기시라고요.
항상 담배와 술을 달고 사시는 분이라
언제 그런 병이 걸려도 이상할 것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런 말년을 보내시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이 참 씁쓸합니다.
아빠가 절 사랑했던 기억도 어렴풋이 있는데
결국은 저쪽 가정에서 장례를 치렀으면 한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니
도대체 나는 아빠한테 무슨 의미였을까 싶어요.
엄마는 뭐 유산이든 뭐든 받아야 하는거 아니냐, 저쪽집안에 홀랑 빼앗기는거 아니냐 하시는데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
뭐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엄마는 변호사를 찾아가 보신다고 합니다.
진짜, 절대로, 나는 내 가정만큼은 아름답게 지켜내서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쓴분도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고 감정은 덜 소모하시는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호적에는 같이 올라가 있어서 엄마가 혹시나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빠가 먼저 찾아와서 이래저래 되었으니 나는 저쪽집이랑 조용히 장례치르고 떠나겠다 말씀하시는 게
엄마 생각에는 아무래도 저쪽집에다 다 넘겨주고 떠나실 것 같은가봐요.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할까요.
애초에 뭐든간에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내게 오는 걸 감사하고 아니면 아쉽지만 다른 것을 찾고 하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사람 마음이 쉽게 그리 되는게 아니겠죠ㅠㅠ
댓글 감사드립니다..
힘내시구요....
힘 내시구요 상속 문제는(포기나 한정승인 포함)가급적 빨리 알아보시길 권해드려요 예측하지 못한 빚이 튀어나올 수 있으니까요
빚이 더 생긴다면...어우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어머니가 얼마나 허망하고 울화가 치미실런지...
어린자녀에게 감정을 소비하셨어도
여자로서 가여운 인생을 사신것은 맞습니다
잘 살펴드리시길...
그리고
님도 마음 한켠에 자리잡아 온 상처를 이참에 보듬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공통점이 있는 줄 몰랐네요
그래도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데 우리 모두 부모 닮지 않고 잘 커서 가정도 잘 꾸리고 있으니까 다행이랄까요
이럴 때일수록 가족에게 더 잘해야겠단 생각뿐입니다
근데 참 핏줄이라는 게 뭔지 그렇게 싫어하고 원망했음에도 부모는 부모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