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본가에 내려가 보니 아버지가 개를 갑자기 데려오더군요.
근데 묶어서 기를 거랍니다. 시골 특유의 마인드 있잖아요. 개가 어딜 집에! 이거. 집이나 지키고 밥이나 먹이면 된다는 거.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예전처럼 묶어놓고 평생 둘거면 갖다 놔라. 시대가 변했다. 산책하고 제대로 키울 생각 아니면 그게 좋을 것 같다.
아버지가 알아서 하겠답니다. 신경 쓰지 말랍니다.
간만에 내려가 보니 진짜 개판이네요. 밖에 개가 묶여 있는데 개집 안에 얇은 천쪼가리 두장 대충 깔려 있고 바닥은 오줌범벅에 똥은 안 치운지 이틀은 지나 있는 것처럼 보이고.
진짜 밥만 줬더군요. 불쌍합니다. 데려가고 싶어도 저는 상황이 안 되고.. 불쌍해서 묶어 둔 쇠사슬이라도 빼서 산책시켜 줬는데 너무 좋아하더군요. 묶어 두고 다시 돌아오는데 계속 눈에 밟히더라고요..
넌 움막에서 주는 풀때기만 먹는 소도 불쌍해 하고 그러냐?
이러시더 라구요
먹으라고 준 물은 다 오염되어 있고
사람 먹다남은 음식물 쓰레기가 밥으로 놓여져 있죠
사람이 다가가면 이상 동작을 반복합니다. 정신병에 걸린거죠
그리고 복날 즈음이 되면 심심치않게 잡아먹히거나 개장수한테 돈을 받고 넘기기도 합니다. 여전히요
저희집에도 이렇게 클 운명이었던 개들이 두마리 있습니다.
한마리는 처음 왔을때 그나마 다행히 3개월 정도 지나고 왔음에도 변에 기생충이 드글드글 했었고
또 다른 한녀석은 1년 이상 그 지옥에서 지내서 그런지
양쪽 귀가 반쯤 잘리고 이빨도 빠져있습니다. 얘는 아직도 트라우마가 극복되지 않습니다.
대략 4년 정도 함께 했는데 말이죠.
인간이 뭐라고 함부로 키워보겠다고 생명을 들이면 책임을 져야죠
방치하려면 키우질 말든가요.. 진짜 너무 무책임합니다.
물론 님의 아버님을 저격하려던건 아닌데.. 이런걸 너무 많이 봐서.. 볼때마다 너무 안타까워서 제 이야기 섞어서 남겨봅니다. 아마 아버님의 고집은 꺾으실 수 없을겁니다.
딱 한가지 해결책은 님이 그 개를 거둬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말은 '싫다.안 한다.'해도
자식이 바꿔놓으면 못이기는 척 그냥 놔두긴 하시더라고요.
아마 작성자님이 주변 환경을 직접 바꾸셔야할 거 같아요.ㅠㅠ
큰 잘못하시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잘 키우실 수 있는 최소한이라도 환경을 구축해주시면, 그것조차 싫다 하시진 않을 것 같습니다.
아들이 선물해준 깨끗한 개집이나 그릇을 더럽게 방치하진 않으시겠지요..
https://v.daum.net/v/20230119111236704
동시에 2마리를....
풀어두기도 몪어두기도 했었는데
변을 보는 곳은 개돌도 정해져있었습니다
풀어두었을때 문제가 온동네를 다니면서
어린 싹이 있는 논밭을 뛰어다니면서 작살을 냅니다
가끔은 무단가출(?)로 길게는 보름 정도 장기여행을 다녀오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주인은 알아보니까 돌아오는 귀소본능은 있어서 다행이었는데
담장이 잘 되어있으면 풀어두고 키워도 되겠지만
담장이 허술하거나 없으면 풀어두기가 매우 곤란한 상황이 많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