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이야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591962CLIEN
아내가 ADHD인것 같아 병원데리고 갔더니 역시나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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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허리 근육을 크게 다쳐 며칠째 집에 누워있습니다. 회사 업무는 다행히 재택으로도 가능해서 노트북만 퀵서비스로 받아다가 하는 중입니다.
기립근 중에 하나인 장요근 이란 근육이 염좌가 난 상태라 앉을 수가 없습니다. 앉는 동작을 하면 너무너무 아파서 눈물을 참을 수 없을 지경이에요.
앉을수가 없으니 이번 설에는 자차건 KTX건 경북 처가에는 당연 못가고.. 제 친가쪽도 서울이지만 못돌아나디고.. 그냥 집에만 있겠다고 연락을 돌렸더니...
두둥..
제 부모님, 할머니, 외할머니께서 제 집으로 오시겠다고 합니다.
저도 부담스럽습니다만 아내가 난리가 났죠.
집이 고물상 수준으로 엉망이거든요.
제가 평소에 관리하는 주방-거실-안방-화장실은 그나마 사람사는 곳인데..
아이방, 작은방은 영락없는 고물상입니다.
아내가 아이 책..장난감..벙커침대..안쓰는 요상한 홈쇼핑 주방기구 등등.. 계속 사들여서 쓰지도않고 쌓아만놓으니 작은방도 제가 관리해왔었습니다만 짐 자체가 많아져버리니 손을 놓게되네요.
아내는 월차를 써서 오늘 휴가를 내고 집을 치운다고 아침부터 뭔가 하기 시작합니다.
하는김에 요리도 하고 안입는 옷 정리도 하고 집도 치우고 그릇도 정돈하고...뭔가 많이 하겠다고 하는데 저는 과연 하나라도 할 수 있을까?생각하면서 재택근무로 누운채 회사일을 시작합니다.
아침 9시.
일단 빨래를 돌리고 냉장고에 음식을 다 꺼내고 그릇도 전부 내놓고..
빨래가 다 돌아가자 기존에 말리던 옷을 걷어서 안방에 쏟고 새로 젖은 빨래를 넙니다.
갑자기 장롱위에 계절옷 정리해놓은 옷 수납함을 꺼내더니 마른빨래위에 다 쏟고 분리를 시작하다가
음식을 해야겠다면서 장을 보러 나갑니다.
식재료를 잔뜩 사왔는데 이미 냉동실에 쟁여놓은 고등어가 많은데 고등어가 또 있다던가.. 신선식품으로 빨리 소진해야하는 연어회랑 초밥을 명절에 대접하겠다고 사왔다던가.. 저는 갸우뚱합니다. (생선회 관련은 오늘 제가 먹어버릴 예정)
일단 옷을 접어서 넣고 안입는 옷을 버리나 싶더니만.. 언니 전화가 와서 한참 전화를 받습니다.
여기까지 오후2시
뭔가 벌려놓은 빨래나 그릇이나 좀 하나 마무리지으면 좋으련만..
하던 것은 그대로 두고 아이들이 보고 무질서하게 꼽아놓은 책을 종류별로 색깔별로 꼽겠다고 책장에 책을 넣었다뺐다 하다가 새로해야겠다고 다 꺼냅니다.
다시 친구 전화가 와서 한참 전화를 받습니다.
빨래쪽으로 다시 와서 옷들을 분류합니다.
조금 하다가 힘들다고 폰으로 넷플릭스보다가 잠이 듭니다.
1시간 쯤 자고 일어나서 옷더미를 옆으로 치우고는 그릇쪽으로 가서 버릴 그릇을 분류합니다.
유리,사기그릇은 어떻게 버려야하지? 인터넷서 찾아봐야지하고 폰으로 뭔가 검색하다가 혼자 깔깔 웃습니다. 아마 다른 컨텐츠를 즐기나 봅니다.
이제 오후 4시30분이 넘어가는데..빨래, 그릇,냉장고, 음식, 책.. 제대로 마무리된게 하나도 없습니다. 외려 이전보다 더 지저분해졌네요.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제 6시면 아이들이 올 시간인데 과연 오늘 마무리가 될 수 있을까 궁금하네요.
증상이 너무 심해서 혹시 약 안먹냐했더니 안먹는다네요- -; 본인은 평생 그렇게 살았고 그런것이 자연스러움인데 제가 정신병자로 규정짓고 탄압한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부부가 부족한게 있으면 서로 감싸줘야지. 이런 말도 하고요. 평소라면, 이런 결과를 내고 있는데 여기서 약을 안먹는다고? 한판 붙었겠지만..
저는 오늘 꾹 참으면서 잔소리를 한번도 안하는 업적을 세웠습니다. 안아팠으면 답답해서라도 제가 했을 것 같은데 아플땐 그냥 조용히 있어야죠.; 화장실 가기도 힘들어서 배변연습용 아기변기를 요강대용으로 쓰는 의외로 심각한 상황이라..
ADHD인 사람은 이렇게 정리하는구나. 하고 기록남기듯 한번 써봤습니다.
최소량으로 먹어도 안맞아서 먹다 중단했네요.
지난 글 봤는데 전 시간은 늦는 걸 싫어해서 일찍 나서고 (이것도 학교나 회사 다닐때는 코앞이어도 주구장창 지각했었는데 전두엽이 전보다 나아졌는지 아님 학교나 회사보다 강제성이 희석되었다고 생각해선지 나아졌네요)
분실파손 부분도 없고
소비정리 부분이 아내분과 저랑 아주 같아요. 필요하다 생각하면 그냥 사고 봐요. 중고거래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팔리기 전에 사야할 것 같아 그런 것도 있어요.
그나마 아이가 원에 다니며 원 친구들 집에도 다녀보고 하니 깔끔하게 정돈되고 물건이 없는게 좋아보여서 정리해주시는 분도 불러보고 했는데 문제는 압도적인 물건을 결국 처분해야 공간이 생겨서 정리도 되고 깨끗해지더라고요. (저희 집 70평인데 남편이 18평에 사는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그 처분이란 것이 기준을 갖고 진행되어야는데 참 어렵더라고요. 아이가 아직 유아라 언젠가 필요할 것만 같고 지인들에 무료로 주기엔 제가 골라 산 거라 너무 아깝고 중고 장터에 정리해서 올리고 거래하는 것도 너무 일이라 못하다가
굿윌스토어에 기부 신청을 하고 집 앞에 두면 수거도 해 가고 물품가를 넉넉하게 산정해 주더라고요? 연말 세액 공제도 되고. 그래서 달에 한 번은 처분하고 있어요.
아직 미니멀로 살기엔 까마득하게 멀었지만 빈 공간을 보니 너무 뿌듯하고 또 처분하고 싶고 하더라고요. 꼭 이용해보시길 권해드려요!
아 청소는 전 로봇이 하네요. 화장실은 달에 한번하고. 생활 먼지는 전혀 안 닦긴해요. 저나 남편이나 청소에 관심도 없고 그 꼴을 견딜만해서요. 남편은 물 먹던 컵마저도 그자리에 놓고 전혀 안 치우는 스타일이예요. 아비규환의 상태를 정리해준 적도 없네요; 로봇 청소기 돌리면 바닥 물건들 주워서 올려두는 정도는 하더라고요.
친구가 아니라 부인분이시면... ㅠㅠㅠㅠ
그리고 ADHD 유전 가능성 높으니 아이들도 꼭 잘 지켜보세요 ㅠㅠ
약만 잘 먹으면 괜찮아지는거라... 힘내십시요...
일단 본인부터 허리 잘 치료하시고... 화이팅입니다.
격려 감사드립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7046577/#:~:text=The%20formal%20heritability%20of%20ADHD,(SNPs)%20at%2022%25.
그래도 몸이 중하니 눈감고 귀막고 보지말고 듣지 마세요.ㅠㅠ
저도 정리시작하면 집이 더 어질러집니다
먹으면 많이 차분해 져서
본인도 놀란다고 하더라구요.
전 글 보고 증상 공감이 가네요
(제가 현재 투약 중이고 사용기에도 남겼습니다)
제대로 치료에 임하시면 삶의 질이 크게 증가합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약부터 찾게 될 정도로 행복도가 많이 증가합니다
많이 겪는 병이니 가족분께서 거부감없이 치료에 집중하셔서 좋아지시기를 바랍니다
걱정돼서 오시는건 알지만, 어떤식으로던 완쾌후에 내려가서 뵙는다고 막는게 좋았을것 같습니다.
아내분께 같은 증상으로 호전된 상황 예로 들어 잘 설득시켜서 꼭 완치되길 기원합니다. 힘내십쇼
^^;;; 하다말고하다말고 힘드시겠습니다
에휴 ㅠㅠㅠㅠ
편견을 버리고, 이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데, 세상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약자들에게 손가락질하고 비난하기 바쁩니다.
힘든 시간이 이어질 겁니다.
견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의 도움도 필요한 때입니다.
저 상황에 누가 오신다구요?
그냥 알아서 님선에서 차단해 주십시오
건강이랑 가정 잃으면 무슨 소용인가요
숨 쉴만한 상태로 만드세요..
한참 돌아다녀서 힘들긴 한데 딱히 변한 건 없는 집안 모습 -_-;;
저도 약 먹고 있습니다 ㅋㅋ
어린 시절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ㅎㅎ
이거 보면 이거 하고 싶고 그러다
저거 보면 저거 하고 싶고
다른 일 안하고 시작한 일 하나를 끝내는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요.
계속해서 욕구를 억제해야하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숫자를 활용하면 좋더라구요.
집안 치울 때는 물건 100개만 제자리에 놓기
설거지 할 때는 15분 안에 끝내기
같이요~
아내가 이해가 안된다고 지나칠 수 있는 일도 아니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제가 외워야겠습니다.
말씀주신 숫자활용은 좋네요 내일 마침 토요일이니 아내와 차분히 이야기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하빈다.
그 이전에 이 상황이 만들어 지도록 하신 글쓴님이 이해 안갑니다
아파서 명절에 처가도 안가고 친가도 안간다고 통보를 하셨으면
친가쪽 어르신이 방문하신다는것부터 차단하셨어야 합니다
부모님 뿐 아니라 할머님에 외할머님까지라니...
그냥 절래절래입니다
그로 인해 아내분은 집을 급하게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처했고
이를 수습 못하는 개인적인 문제로 더 문제가 꼬인건데
아내분 험담(?)을 여기 하시기 전에 어르신들 오신다는 것부터 오시지 말라 하셔야 하는 상황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그러셨고 그게 저한테도 유전이 되서 저도 그러거든요.
뭔가를 할때 행동에 집중하는게 아니라 머리속으로는 딴생각을 하구요. 중간에 다른것을 잠깐하면 원래하던 행동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머리속에 있던 행위, 혹은 그때 바로 떠오르는걸 하게됩니다. 행동만 뒤죽박죽인게 아니라 머리속도 뒤죽박죽이라 뭔가를 정리도 마무리도 못해요.
그래서 핸드폰 메모앱을 깔아서 그날 해야할 일들을 우선순위에 따라서 위젯으로 띄워놓습니다.
그리고 거기 정해진대로 하죠. 그게 1달, 1년 지속되다 보면 루틴이 생기고 루틴이 정해지면 그래도 전보다는 정리된 삶을 살게 됩니다.
아참 추가로 가스불쓸때는 타이머를 반드시 사용하게 해주세요. 안그러면 엄청나게 태워먹을겁니다.
(타이머를 사용한걸로 착각하고 중간에 딴데로 새서 태워먹기도 합니다.)
심각하게 생각하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하고 어느 정도 용납하시는 게 우선 정신건강에 좋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약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 의논하면서 좋은 습관을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이 상황에 누가 온다구요??????
아이들 많이 사랑하시고 그 것 때문에라도 가정을 계속 유지하시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주변사람이 이런 고통을 호소하면 진지하게 서로 갈길 가고 아이는 직접 키우는 방법은 생각해 본적 없는지 물어볼 것 같습니다. 좋은 아빠와 좋은 남편 두가지 모두가 안되면 하나라도 챙겨야 하니까요.
이전 글 보면 부인께서 굉장히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글쓴 분에게 공격적으로 자기 방어를 하시는 것 같은데, 솔직히 본인의 강력한 의지 없이 저런 무기력한 심리상태 개선이 될까 싶습니다. 아이 초등학교 예비소집을 놓친다거나, 어린아이에게 밤 9시나 되어서 맨밥에 도시락 김하나 챙겨 주는건 배우자에 대한 미움을 핑계삼아 아이를 학대하는 것과 매한가지 같아 안타깝기만 하네요.
아무쪼록 빨리 건강 회복 하시고, 배우자분과도 좋은 쪽으로 해결책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저것보다 약한 ADHD증상이 있어서 이제 병원에 가볼 계획인데...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ADHD약 먹으면 공부 잘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오히려 은근 기대하는 중이에요.
식욕도 없어지고.
잠도 잘 안오고.
이것저것 잃어버리는 게 생기니 이점 참고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