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간극장에 라오스에 사는
한국 남자분 얘기가 나오더군요.
이리저리 방랑하시다가 라오스 시골에서
라오스인 아내분을 만나 정착하셨더라고요.
이 한국분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데, 낯선 라오스는
남루하고 가난한 나라 라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불편하겠다 싶더라고요. 편의시설, 포장도로 같은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도 한참 부족해 보이고요.
오토바이에 애 어른 네 명씩 타고 다니더군요.
뭐 원경에 보이는 게 다 잡초 정글이더라고요.
느릿느릿 메콩 강이 흐르고 있고요.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 곳에서는 대가족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분도 라오스 장모님에 처제, 처조카 까지 같이 살고요.
동네에 친척들도 많이 삽니다.
이 분은 농장을 일구는 게 목표라 정글을 개간하기
위해 동네 젊은 라오스 동생들과 땀을 뻘뻘 흘리며 잡목과 잡초를 베더군요.
마을 사람들이 부르면 한국 사위가 가서
궂은 일도 마다 않고 내 일처럼 해줍니다.
죽은 나무도 베고 흙탕길 공구리도 치고요.
동네 사람들도 당연한 듯 나와서 일을 돕고요.
그리고는 마을 사람들 모여서 밥을 같이 해먹더군요.
추수 같은 일상적인 이벤트에도 일가친척, 동네 사람들 다 모여서 잔치를 하고 음식과 술을 나눕니다.
그리고 라오스 친구들과 메콩 강에 가서 그물 던져서 물고기도 잡고요.
땀흘리는 원초적인 노동,
가족, 친척, 마을 사람들과의 얽히고 섥힌 관계를 보니 저게 인류가 수천 년 이상 살아온 방식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강대한 군대, 첨단 산업, 거대한 빌딩숲 도시, 아파트, 쇼핑몰, 자동차, 전자기기,최고급 의료 등등 없으면 절대 못살죠. 이런 문명과 국력을 이루기 위해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생과 노력을 치루었고요.
하지만 높은 자살률, 떨어지는 혼인,출산율, 만연한
고립감과 정신적 피폐의 원인이
어쩌면 저런 원시적 삶과 끈끈한 인간관계에서 멀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낯선 소위 '후진국' 이라는 국가에서 넉넉치 못하지만부지런히 사시는 한국 분의 모습이 어디선가 오래 전에 본 듯한 기시감까지 들었습니다. 저는 평생을 대도시에서 살아왔는데 말이죠.
미국에서 시골스러운 근교에 살고 있는데 옆짚 어르신께서 트랙터 타고 당신 마당 잔디 깎다가 심심하면 우리집 넘어와서 깎아주시고 갑니다. 낙엽 쓸고 있으면 트럭 가져와서 당신꺼 버리러 갈 때 같이 실어다 버려주시고요. 저번에 나무 가지 넘어뜨릴때도 같이 도와주시고 도와주신 걸 말로 다 할 수가 없습니다. (은퇴하신 분인데 저희보다 장비가 ㄷㄷㄷ하게 많습니다. 일단 트럭이...)
감사한 마음에 저희는 그분 혼자계서서 가끔 음식 많이 하면 갖다 드리구요.
그렇다고 서로 집에 간섭하며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는 개인주의는 존중됩니다.
오히려 한국 아파트에서 위아래옆집과 일면식도 없이 살았지만 층간소음, 벽간소음으로 개인생활을 엄청 침해받고 주차문제 등으로 이웃과 불편하게 살았었습니다.
도시에서의 생활이라 해서 프라이버시가 유지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시골이라고 해서 프라이버시가 무조건 침해되는 것도 아닐테고요.
한국에서도 적당히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살고 있는 곳은 인터넷도 느리고 LTE도 잘 안터지며 자주 정전되고 인프라 후진 그런 시골스런 마을입니다.
이제 한국 시골에서 살아보시면 됩니다
다자녀를 거느리고 처음 이사온 날 층층이 떡돌리며 인사할 때 바로 아래층 아저씨(어르신)께서 바닥이 빵구나도록 뛰어도 상관 없다며 대신 본인은 피리를 부시는 분이니 가끔 단조 소리가 나더라도 양해를 구한다고 하셨습니다.
추석이면 온 아파트 단지에 차가 가득합니다.
지나갈 때 인사 받을 일보다 머리숙여 인사할 일이 더 많은 동네입니다.
노령화가 이미 진행된 한국사회의 미래 모습이 이미 와 있죠.
여긴 도시이지만 사람은 시골인 듯 느껴집니다.
저도 그 분위기에 이끌려 배려하려 하게 되고 친절하려 하게 됩니다.
결국 인프라보다 사람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주변에 있느냐에 따라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서로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느냐에 대한 답이 되는 것 같군요.
그런 사람들, 말 그대로 어른들이 철없고 싸가지 없는 애들을 잘 이끌어 가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라 생각됩니다.
(어른과 아이는 나이를 말한건 아닙니다)
지방도시라고 적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서울 사람들 보기엔 서울 외엔 지방도시라고 생각하니까요.
의도가 반쯤 있어서 오해하게 해드렸다면 죄송해요.
저는 본문에 나온 라오스 같은, 한국 60~70년대 같은
"전통" 농촌 사회에서 살기 싫다고 했습니다.
시골, 도시 차이를 이야기한 게 아니고요.
말씀하신 미국 시골/도시 구분은
제 댓글을 오해하게 만들 것 같네요.
한국 시골이 좋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시골 vs 도시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방법과 지점을 찾아나가면 어떻겠냐는 얘기입니다.
구성원들이 가족처럼 함께 살았죠.. 지금시대는 커뮤니티 SNS 남과 비교할게 너무 많아졌죠.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모든 해외국가들이 인정하고 유럽이나 미국으로 이민간 사람들이..여기 와서 보니까 꿀리지 않는
선진국 한국도 잘산다고 하니 .. 국민들의 절대적인 생활수준은 모두 만족해야 되지만 절대평가로 못살아서
불만인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해 보면서 상대평가 불만이 생기는 그놈의 비교질이 스트레스 원인이죠.
아무리 국민소득이 올라간들 다른 사람이 나보다 잘살고 있는걸 보니 사람들 불만이 끝임없이 올라가는거
같아요. 연봉1-2억인데 더 잘사는 사람보면서 괴롭다 돈이 부족하고 생활비가 빠듯하다.. 이런류의 글은 각종
커뮤니티 마다 계속 올라오더군요.. 1-2억 연봉 받아도 옆에 사람이 더 버니까 불만이 생기고.. 1억 아래
사람들은 그글을 보고 또 스트레스 받고 화가 나겠죠.. 우리나라도 인터넷 커뮤니티 SNS 사용하기 힘든
모두가 같이 못살던 70년대 후진국으로 돌아가면 국민들 불만이 많이 줄어들고.. 동남아 시골 같은
지역공동체 생활로 돌아가겠죠.
유튜브도 있어요. 작년부터 구독중인데 그냥 저런 문화도 있구나 하면서 봅니다.
초기 결혼 전 여행하던 시절부터 구독하던 채널인데 반갑네요.
원래 "라오스 표류기" 였는데 시즌2로 넘어가면서 "라오스 정착기"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40-50대에 들어서면 20대의 생각과는 달라지면서 옛 삶의 모습의 장점을 이해하게 되고, 현대의 삶의 폐해를 경험하고 보게 되는듯합니다. 어떻게 적절히 섞어서 행복하게 살수 있을까가 우리 나이대에 고민하고 자식들에게 지혜를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에도 썼지만 저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어느정도의 개인의 삶이 보장이 되면서 어느정도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어느정도 커뮤니티와 상생하며 살고 있는 곳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도심만 벗어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833163?c=true#140172394CLIEN
서울에서도 마을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 곳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ttps://sungmisan.org
물론 라오스야 극단적이긴 한데, 한국 서울의 밀집도가 너무 기형적이죠.
제가 베를린 사는데 서울 인구밀도의 1/4더군요. 같은 도시생활이어도 정말 차이가 크더라구요.
마음의 고향은 전원 이지만요...일상은 도시에서 하고 싶달까요
옆집 건너집 앞집 다 챙기는게 쉽지 않아요
넓은 유대관계 같지만 또 거꾸로 고만한 좁고 답답한 유대관계이기도 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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