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앙을 자전거당 때문에 이용하고 있는 유저입니다
저는 예고에서 영화 전공을해서 촬영/조명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는 20대 중반 청년(?)입니다
(보조일도 하지만 직접 촬영조명색보정한 단편영화,다큐도 많고 바이럴,인터뷰,유튜브콘텐츠도 촬영해왔습니다)
클리앙 유저분들이 나이대도 조금 있으시고 사회경험이나 지식이 타 커뮤보다 풍부하다고 느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주 어릴때부터 외국산 게임에서 나오는 "시네마틱 씬이나 트레일러"를 멋있다고 생각하며 게임에 푹 빠졌었습니다
이야기적으로 흡입력있는 콜옵 블랙옵스 1도 좋아했구요
어렸을땐 잠깐 저런거 만드는 사람은 누굴까? 지나가면서 생각했지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진지하게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제가 궁금한 점은 실사 촬영 현장 인력이 "언리얼 엔진" 이나 게임 엔진이 활용된 영상 업계로 이직이 가능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소필메1 사용 경험이 좀 있습니다 (영화 프리 비즈 개념으로)
실사 촬영에 대한 피로가 점차 쌓이고 있는 제 상황에서 (실제로 몸이 힘들고 열악한 환경등)
낙원일거 같기도 한ㄷ... 도망친곳에 낙원은 없을거 같기도 하고...
사실 서칭을 계속 해보았습니다만
제가 원하는 시네마틱 트레일러&컷씬 "카메라 오퍼레이터 혹은 촬영감독(dp)" 은
애니메이터 범주안에 포함되는것인지... 아예 따로 봐야하는지
그쪽으로 가려면 뭘 어떻게 준비하고? (게임 엔진 얼마나 알아야되며... 배우는곳은?)
국내 게임 시장상 to 자체가 적을거 같아 어디 물어보기도 쉽지가 않네요...
조금이나마 제 궁금증을 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
모공에 적으셔도 됩니다~
인게임 연출, 시네마틱 연출(흔히 말하는 트레일러)
인게임 연출은 게임 내 리소스를 활용하여 정해진 연극을 하도록 구성하는 겁니다. 최소한의 애니메이션 키잡는 기술이라던가 이펙트 제작 능력 정도는 아셔야하고, 엔진 툴 숙지는 기본입니다.
언리얼5 사이트가면 온라인 강좌가 분야별로 있으니 보시면 됩니다. 주로 시퀀서 쪽 보시면 되겠네요.
다만 인게임 연출의 경우 대부분은 개발팀 내 애니메이터 분들이 주로 작업해줍니다.
시네마틱 트레일러는 엔진을 쓰지 않습니다. 별도의 툴을 이용해서 제작합니다. (와우 트레일러 같은..) 게임 트레일러 제작해누는 CG 업체에 외주로 보냅니다.
지금 채용중은 아닌데 여기 구인 조건을 보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http://job.cgland.com/focus_view_new.html?no=2435
다수 협업도 진행했는데 생각하시는 '카메라 오퍼레이터 혹은 촬영감독'만 하는 포지션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적어도 애니메이션 키를 잡고 리소스를 제작하는 능력은 다들 기본으로 갖추고 계셨기 때문에 그 부분 능력이 없으시다면 게임 제작으로의 이직은 생각보다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100%는 아니고 회사나 팀 마다 팀 구성은 다르기 때문에 그런 포지셔닝을 구하는 곳도 있겠지만
그만큼 선택의 폭이 굉장히 좁아지는 건 감안하셔야 합니다
(게임잡의 연출 관련 공고에 지원 조건에 사용 가능한 툴도 명시 해놓으니까 그런걸 보시는것도 좋겠죠)
리소스 제작이나 툴 관련해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면 유니티나 언리얼 엔진 뿐만 아니라 아트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툴도 알아두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외주는 보통은 게임 런칭이나 아주 큰 대형 업데이트를 진행할 때 처럼 크게 마케팅 들어갈 때 정도 하고요.
인게임 연출이나, 일반 적인 업데이트 때 만드는 시네마틱 연출들은 대부분 내부 팀을 통해 진행할겁니다
언리얼이 게임과 유사한 비쥬얼을 보여주고 실시간 랜더를 지원하기 때문에 vfx시장도 언리얼 사용많이 하는 추세입니다.
사실 게임과 애니메이션(시네마틱 트레일러) 사이의 거리보다는 오히려 애니메이션과 영화 VFX가 훨씬 더 가깝습니다. 아니, 사실 영화 VFX는 카메라 트래킹만 제외하면 그냥 애니메이션이랑 같아요. 아니, 심지어 카메라 트래킹조차도 요새 레이트레이서 렌더러들에서 제대로 된 광학적 렌즈왜곡과 아나모픽 보케 등을 구현하는 걸 생각하면 그마저도 애니매이션과 같아졌다 봐야겠네요 단지 역산일 뿐.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게 애니메이션이 맞다. 그러면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봐야 합니다. 나는 촬영쪽 일을 해봤으니 카메라쪽이나 감독만 해 보겠다? 이건 마치 나는 코딩 한줄도 할 줄 모르지만 게임 기획자 되겠다 하는 거나 다름 없습니다. 몇분짜리 짦막한 단편이라도 직접 처음 기획부터 시작해서 모델링 하고 리깅 하고 애니메이팅 하고 렌더링 하고 편집 해서 하나 어설픈 거라도 만들어 보세요.
기본적으로 대부분 마야를 기본 툴로 깔고 각종 렌더러나 인하우스 개발 애드온을 플러그인으로 넣어서 쓰고요, 필요에 따라 후디니나 마리 같은 특정용도 툴을 특정 단계 스페셜리스트들이 보충해 쓰는 식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블렌더라고 오픈소스 툴이 상당히 많이 따라왔고, 여러 스튜디오들에서도 보조용으로 종종 사용합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비싼 돈 주고 마야로 배우거나 학생용 마야를 쓰기 위해 학교에 등록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툴은 뭘 쓰냐 효율의 문제지 큰 차이는 아니거든요.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한 거죠. Subdivision에 최적화 된 모델링이라든지… ray tracing/physically based rendering의 원리를 이해한다든지… 이러고 나면 툴이야 뭘 쓰던 기능만 지원 되면 별 상관 없습니다 ㅎㅎ
우리나라는 대똥본제국식 주입교육이 남아서 그런지 툴 이름 자체를 숭상하고 구버전 워크플로우를 무슨 족보 외우듯이 달달 외우곤 하는데… 그런 식으로 가르치는 소위 학원은 다니지 마세요. 제가 미국에서 미대 다닐때 주변 한국인 유학생들중에 정작 학교 수업은 제대로 안 듣고 방학때 한국 가서 학원에서 배워온 걸로 붙들고 늘어지다가 연간 몇만불 학비 다 날리고 인턴조차 못해보고 귀국한 사람들 수두룩하다능…
그리고… 솔직히 대학도 다닐 필요 없어요. 마야나 후디니 이런 툴이 유명한 이유는… 기능도 기능이지만 사실 매뉴얼이 잘 되어있어서 업계를 제패하는 겁니다. 문서 꼼꼼히 읽고 구글링 실력만 좋아도 전부 독학 가능합니다. 블렌더가 유명해진 것도 보통 오픈소스면 이런 다큐멘테이션이 개판인데, 블렌더는 집단지성이 잘 돌아가서 오픈소스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문서화랑 각종 강좌들이 잘 되어있거든요. 이런 거 잘 찾아 읽고, 따라하고, 원리를 이해하려 하는 거. 돈 한푼 안 들이고도 다 가능합니다. 영어 공부만 좀 하면 되어요.
솔직히 저도 미국에서 대학 나온거 인생에서 제일 큰 돈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이거 혼자 독학 안되는 사람은 애초에 이쪽 업계 일 하면 안 되고, 독학 되는 사람은 굳이 이쪽을 ‘전공’한답시고 돈낭비를 할 필요가 없거든요. 차라리 학위는 철학을 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튼 처음부터 끝까지 짧은 단편 하나 만들어 보고 나면,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단계 중에 자기 재능이 잘 맞는 곳도 발견하게 되고, 안 맞는 부분도 발견하게 되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되는 겁니다. 처음부터 3디 영상 제작 파이프라인 중 나한테 맞는 단계가 뭔지를 아는 사람은 없어요. 그리고 나한테 맞는 분야를 찾아도, 앞뒤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얼추 알아야 내 분야를 더 잘 할수 있거든요.
중간에 택누아님께서 프리비즈라는 분야를 알려주셨는데요, 최종적으로는 XINOS님의 현재 경험과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인 것은 확실합니다만, 문제는 프리비즈를 잘 하려면 당연히 어느정도의 모델링과 애니메이팅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고요(콘티나 스토리보드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적당히 간단한 디테일로 하긴 하지만, 그래도 원하는 구도와 움직임을 보여주려면 기본 실력은 되어야겠죠), 그냥 템플릿 모델 가져다 쓰면 본인이 엄청난 재능러가 아닌 이상 어차피 뻔할 뻔자라 서류탈락일테니 캐릭터도 약간은 손 보고 리깅하는 기본 실력은 필요합니다. 그러니 걸국 일단은 짧은 단편을 하나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만들어봐야 한다능…
게임업계든 애니/영화업계든 아주 가끔 아예 ‘카메라 애니메이터’를 따로 뽑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솔직히 이거 첫방에 바로 이걸로 커리어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에요 ㅎㅎ 다른 거 전반적으로 하면서 재능을 결과물로 보여야 가능성이 있죠.
그리고 카메라 렌즈와 광학에 대한 이해가 많다면, 카메라 트래킹이라는 전문 분야도 있고요, 아니면 라이팅 아티스트도 의외로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레이트레이싱 렌더러를 사용해 영화나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렌더링한다는 건, 결국 카메라 촬영이랑 같은 얘기거든요. 카메라 센서라는 작은 시점에 빛(또는 가상으로 구현한 빛)이 모이는 원리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일이잖아요.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VFX 업계에서 요새 언리얼 엔진을 많이 활용하는 걸 언급하셨는데요… 이건 사실 그냥 간편하고 빨리 얼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까 아주 디테일이 필요 없는 부분에서 활용하는 겁니다. 기본은 우선 제대로 된 애니메이션 툴로 쌓아야 합니다. 뭐랄까… 언리얼은 msg 같은 거죠. 이미 미슐랭급 요리사가 다른 좋은 재료와 함께 적당히 잘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천상의 맛을 낼 수 있지만, 기초 칼 잡는 법 야채 써는 법도 모르는 초짜가 msg같은 조미료만 가지고 미슐랭급 식당을 차릴 순 없잖아요.
더군다나 어쩌다 완전히 게임쪽으로 가게 된다 해도… 기술 발전의 방향을 생각하면 기본기는 영화/애니쪽 그래픽 기술로 쌓는 게 맞다고 봅니다. 현재 게임 특유의 레거시 렌더링이랑 triangulate 모델링은 순전히 아직 하드웨어 성능이 모자라서 최대한 꼼수를 썼을 뿐이지… 점점 게임쪽에서도 ray tracing이랑 subdivision이 조금씩 도입되는 걸 생각하면… 이런 과도기에 언리얼 사용이 늘어났다고 언리얼로 기본을 쌓는 건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잘못 해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쓸데없이 길어졌는데요… 일단 블렌더 받아서 강좌 하나 붙잡고 매뉴얼 샅샅이 뒤져가면서 짧은 영상 하나 만들어 보세요. 기획, 캐릭터, 배경, 편집 다 해서요. 렌더링 후 편집이나 색보정 과정은 이미 영상 일 하셨으니 쓰는 툴 있으실 거고요. 그러면 앞길이 보일 겁니다.
꽤 오래된 영상이고 아주 자세한 포지션들은 설명 안 하긴 합니다만, 이거만 봐도 얼추 큰 그림은 다 설명해 줍니다.
이쪽 업계 선두국가인 캐나다 영국 미국에서도 3D 아티스트는 야근야근야근 vs 잘리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최악의 업계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해고하는 것도 아니에요 모두가 주단위/월단위 재계약이라서 그냥 계약 끝나서 내보내는 거라는 핑계로 걍 쓰고 난 똥휴지처럼 버립니다 ㅋㅋㅋㅋㅋ 저는 운이 좋아 늘 다니던 곳마다 코로나 전까지는 계약 해지 한번도 없이 나름 오래 버텼습니다만, 다른 사람들은 월요일날 와 보면 소리소문없이 없어지고 그러는 게 일상이였어요.
오죽하면 마블 영화 하청받아 하는 VFX 스튜디오들에서 맨날 우는 사람에 자살하는 사람 과로로 출퇴근길 사고사 하는 사람 기사/고발이 늘 나올까요. 근데 이게 마블 하청만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이쪽 업계 전체가 다 이래요. 단지 마블이 유명해서 대표로 욕 먹을 뿐이지… 뭐랄까… 탈조선 해도 여전히 매운 한국맛 계속 봐야하는 유일한 업계죠. 거기다 또 다른 유사 전문직들에 비해 훨씬 박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뭐… 이미 한국에서 영화판 일 하고 계시니 뭐 익숙하실 거에요. 늘 꿈 먹고 사는 거죠 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