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말한마디 한마디에 예민해지는듯 합니다.
오늘 또래아이 부모 톡방에 다른 분이 큰아이가 작은아이를 재우고, 예쁘게 보살펴 주는 영상을 올리고는, 저영상처럼 곧 태어날 저희둘째 아이를 첫째아이가 잘돌봐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저는 그런걸 원하지 않아요.
큰아이도 이제 두돌밖에 지나지 않은 조금 큰 아기고, 둘째아이도 아기고.. 둘다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기일 뿐입니다. 게다가 곧 출산을 앞둔 엄마로써, 제일 걱정하고 경계하는 부분이 혹여나 둘째아이케어로 하여금 첫째 아이가 상처를 받게 될 부분이 있는지.. 혹은 첫째아이가 소외감이나 소홀함을 느끼진 않을지 하는 미래에 대한 걱정입니다.
지금도 큰아이를 꼭 안아주면서 엄마 곧 뱃속에 작은 아기가 세상밖으로 나와 우리집으로 올텐데, 그럼 우리집에 큰아기는 우리 첫째고, 작은아기가 오는거야. 라면서 요즘 한참 가르치고 있는 크다, 작다를 이야기 하면서 여러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이케어는 부모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째라고 모든걸 양보할필요도, 형이니까.. 라는 어른들의 편의에 의해 아이의 희생을 원치 않습니다.
물론 이런 마음은 둘째 아이를 품는내내 남편에게 이야기 해왔습니다. 우리아이들은 형이라서 어떻고, 동생이라서 어떻다는 책임감(?)을 주지 않을거라고.. 그러려면 아직 둘째가 어느정도 커서 말귀를 알아들을때가 되어야겠지만, 서로 양보하고 공평하게? 자랐으면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함정은 벌써부터 많은 물건들이나 옷들을 큰아이껄 물려받아야 하는 상황이긴 합니다 ㅎㅎ
반대로 큰아이도 물려받거나 빌리거나, 중고제품을 많이 사용했으니 공평하다고 위안하고 있습니다 ㅎ
어찌됐건, 싸우는것도 아이들의 성장과정이고, 그것이 꼭 나쁘다고만 생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바라지 않는것도 아닙니다. 그냥 저는 아이들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것 뿐입니다. 어떤 틀을 가지고 아이가 그틀에 맞지 않는다고 상처받거나 화를내거나 실망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럴뿐입니다.
덧붙여.. 성별가지고 운운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싫어합니다. 두아이다 제아이라서 사랑할 것이고, 사랑하는거지 그 성별이야 어찌됐건 알바 없습니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데 차이야 있겠지만, 사람이 남성, 여성 성별에 관한것은 큰 특징일 뿐이고, 다만 세상에 내려온 내 작은 아이들일뿐입니다. 내가 보살펴야하고, 사랑해줘야할 작은 아이들에게, 아들이라서.. 딸이라서.. 라는 편견을 안기지 않았음 합니다.
자매품 아들둘이니 딸하나 더 낳아야지 소리는 입을 찢어버리고 싶을만큼 싫습니다. 아들둘이라고 실망하지도 염려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마음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키울수 있길 바랄뿐입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이런 말들을 하면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것 같습니다. 혹여나 제 이런마음들을 흐트리게 되는 주변의 잡음이라고 생각해서요.
아직 더 키워보지 못했지만, 똑똑한 아이보다는 건강한 아이가 되길 바랍니다.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주변의 잡음에도 굴하지 않고 행복한 아이가 되길 바랍니다. 실패를 이겨낼수 있는 강한 마음과 매일 맛있는 점심을 맞이하는 기쁨을 아는 그런아이들이 되길 바랄뿐입니다.
그냥 그만큼만 바랄뿐입니다.
정말 싫습니다
음?!?!? 그게 싫어서 전 외동대디입니다..음핫핫
parentification 부모화라고 하는데요. 첫째에게 부모의 역할이나 서포트의 역할을 맡기는 건 최소화하라는게 교과서에 있습니다.
쌍둥이 아이들을 언니 동생 이 아니라 친구로 키워왔고 물어보기 전에는 누가 언니다ㅜ라는 말도 한마디 안하고 키웠는데 유치원이랑 학교 다니다보니 언니는 언니가 되고 동생은 동생이 되어가긴 하더라구요.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서요.
다만 제가 염려하는건 큰애이기 때문에 희생을 미덕인양 가르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그래왔던것 처럼요.
큰아이가 작은아이를 보살필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싶어요. 큰아이도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직은 당연히 어리니까 라는 당위성을 경계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제가 그렇다는 것이고 글쓴 님은 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자식들을 자랑거리로 만들고자 함이고,
부모 된 자의 가장 지혜로움은
자신들의 삶이 자식들의 자랑거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라는 말처럼
아이들에게 좀 덜먹이고 덜 입히고 덜 위해줘도 됩니다.
부모의 사는 모습이 가장 큰 영향을 주니까요.
기준은 필요하지만 극단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다 다릅니다. 형아 노릇을 시키지 않으려고 하셔도 아이가 하고싶어할 수도 있고, 또 잘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도 첫째에게 장녀의 무게를 주기 싫어서 동생들 돌보라고 잘 안하는데도 셋째랑 넷째를 자기가 돌봐줍니다.
제가 하지말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해요. 그게 좋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주변의 이야기는 그냥 흘려넘어가도 되더라구요.
아이의 생각은 부모와 완전히 다르고 부모가 이리 한다고 이리 되고 저리 한다고 저리 되지 않는다는 점이
부모를 힘들게 하지만 부담을 내려놓게도 하는, 다행스러운 면이라 생각합니다.
두 아이에게 공평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첫째는 학원을 보내주면서 둘째는 학원을 못보낸다고 속상해 하거나
첫째는 새옷을 사입히면서 둘째는 첫째 옷을 물려입힌다고 속상해 하거나
엄마의 마음이 그렇게 흐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애써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다 자기 먹을복 입을복 타고 나는 거라고...
당신은 학원 못보냈다고 자책해도
막상 둘째는 아무 생각없이 마냥 행복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행복하다는데 엄마가 굳이? 속상해하는 게 지혜로운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행복한 아이들이 될 거라 믿어요.
제가 첫째인데 연년생 동생이 처음 집에 왔을 때 '이건 뭐지?' 하는 얼굴로 신기해하면서 손가락으고 콕콕 눌러보는 사진이 집에 있더군요. 어릴 때 사진 보면 제가 동생이랑 옆에 앉아서 과자 먹여주거나 하면서 신나하는 사진도 있습니다.
아마 전 챙길 수 있는 동생이 있다는 점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다른 이에게 내가 무언가를 해 줄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첫째라는 위치나 돌봄, 책임감이 아이에게 짐만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발판이 될 수도 있으니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서 하시기 바랍니다. 무조건 아이가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너무 제한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건강한 아이라도 그늘 한 점 없이 자랄 수는 없더군요. 그 그늘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여파로 일상생활에서의 모든 부분에서 예민함이 증가하는것은 저어해야하겠지만요.
잘 케어해주었으면 하는것이라던지, 부모가 없으면 니가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식의 책임감을 전가하려는
태도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또한 아이의 성별에 대한 선호도를 외적으로 드러내고 아이의 성별이 이러해서
좋네, 힘드네 하는것도 싫습니다. 내가 낳은 아이라는게 중요한거지 성별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물론 성별에 따라 육아 난이도 차이가 있을순 있죠. 하지만 그것도 케바케 입니다.
아무튼 제가 느끼기엔 좋은 엄마의 자세같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것들에 너무 강박을 갖진 마세요.
소신은 중요하지만 그게 강박이 되어 본인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남들이 뭐라하든 내 육아니까,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반대로 말하면 남의 육아니까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습니다.
애들끼리 서로 아끼고 케어해주면서 사회성을 배웁니다.
형도 동생덕에 더 재미있는 일상이 생기고,
동생을 조금이라도 토닥해주면서 달래주기도 하고 그럽니다.
넘 민감하게 이래야 된다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빠 고등학교때 기숙사에서 나오는 날이면 숨소리 발소리도 못내고 화장실도 못갔어요 저도 고1인데요
그러면서 정작 저는 고3때 오빠 술취해 들어오면 라면 끓여줬어요
셋째 막내는 막내니까요 막내에게 양보해야했죠
막내가 뭘 알겠냐며....
제 짝은 알아요 제가 통닭 닭다리 .. 고3 때 상 뒤집어 엎고 첨으로 먹었다는 걸요...
지금은 닭다리 줘도 싫어요 꼴도 보기 싫어요
엄마가 맨날 맛있는거라며 줬던 닭가슴살.. 그거만 먹는 저도 싫고요
누가보면 외동딸 .. 딸 하나 엄청 사랑받고 공주대접 받고 큰줄 알지만, 정작 저는 국민학교 때부터 주방일 배웠고 오빠 아빠 동생들 밥차려주는거 배웠어요
시집가면 출가외인이라는 소리 귀에 피딱지 나게 들었고요
그래봐야 70년대 후반생 ...
제가 아이들 20년 넘게 가까이 하고보니, 느끼는 것이...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에요
그러면서도 또한 각자 아이도 타고난 성향이 있구나......
타고난 성향과 자라온 환경이 얼마나 좋은 방향으로 잘 어울려지느냐.... 그게 참 중요하더라고요
성장과정에서 부모도 정말 중요하지만, 부모만큼 또 아이가 믿고 따를 가족... 친척... 스승이든 누구든.. 롤 모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부모가 적당히 내려놓고 지켜볼 타이밍에, 다른 누군가의 역할도 필요하더라고요
아이 하나 온전히 좋은..제대로 된 사람으로 길러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매일매일 숨만 쉬어도 느낍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가족 구성원이니 육아나 가정 일에 어느 정도는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요?
답이 없습니다. 이러면 저래라. 저러면 이래라. 들은 말 곱씹으면 괜히 감정소모만 되고요.
이젠 그냥 저 사람도 할 말 없어서 괜히 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흘립니다.
다만 반복적으로 저에게 본인 생각을 주입하려는 케이스는 단호하게 얘기하구요.
내가 이렇게 해야 된다고 원칙을 정했기 때문에 배우자와 자녀들도 이러이러 해야 된다고 무조건적인 가이드 라인을 정하는 건데요.
부부간이나 모녀, 모자간 사이를 자칫 악화 시킬 수 있어용.
좀 내려 놓고 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1남4녀, 4녀1남 막내 늦둥이이자 30대 중반 이제 후반이 되었습니다.
미래에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가정을 꾸리면 어떤 교육방식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을 문뜩 하곤 합니다.
선배님들의 경험을 잘 되새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