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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공원

'바래'라는 말이 쓰이는 이유 (바라 <-> 바래 의 차이점) 8

3
2022-12-20 16:31:38 수정일 : 2022-12-20 16:58:54 183.♡.194.231
grin~

우선

"너 이거 하기 바라(바래)"라는 말은

"너 이거 해" 라는 명령문의 완곡한 표현으로 쓰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하다 -> 해 의 불규칙(?) 활용이

바라 -> 바래 로 전이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라다 라는 말 자체에 명령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물론 그냥 뇌피셜이니 재미로만 봐 주세요.



*

좀더 풀어서 말씀드리면,


다들 아시다시피 동사의 '해'체 현재 서술형(?)은 명령형과 그 형태가 같습니다. (예외 있는지 모르지만 생략)


예를 들어

Ex) 하다 -> 해 의 활용은 1. 서술형(예: 나는 이걸 해) 2. 명령형(예: 너 이거 해) 두 가지로 쓰일 수 있습니다.

Ex) 먹다 -> 먹어 의 활용은 1. 서술형(예: 나 밥 먹어) 2. 명령형(예: 너 밥 먹어) 두 가지로 쓰이고요.


근데

Ex) 바라다 -> 바라 의 활용은 1. 서술형으로 당연히 쓰이고 2. 명령형으로 쓸 수는 있지만 매우 어색합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서술형으로 썼을 때의 내포된 뜻이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해 주길 원한다'로 완곡한 명령형이 됩니다.


즉 "너 이걸 하기 바라(바래)"에서 주어는 '(생략된) 나', '바라'는 1. 서술형이고요,

여기서 '바라'가 2. 명령형이라면 '너는 이걸 하기를 원해라'라는 뜻이 되어 이상하죠.



위의 첫 문단의 두 문장은 단어만 달라진 게 아니라

문장구조도, 언어논리도 완전히 다른데요,


"너 이거 해"에서 주어는 "너"이고, "해"는 명령형 활용입니다.

"너 이거 하기 바라(바래)"에서의 주어는 "(생략된) 나"이고, "바라(바래)"는 명령형이 아니라 단순 서술형, 즉 주어인 내가 바란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구분해서 인식하지 않지요.

그냥 비슷한 형태와 비슷한 뜻을 가지고 서로 교환해서 쓸 수 있는 말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 해"라는 표현이 명령어로 쓰이는 비중이 다른 용언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다 보니

명령어는 "~해(ㅐ)"로 끝난다고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그걸 완곡하게 돌려서 하는 "~하기 바라" 에서도 바래(ㅐ)로 끝나는 것이 왠지??? 자연스럽지 않나??? 하고 인식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

근거를 조금 더 들어 보자면 (완전 뇌피셜이지만)


"너 이거 하길 바라"라고 하면 '(너가 이걸 하는 것을) 내가 바란다'는 뉘앙스가 좀더 있다면 (-> 즉 말 그대로 그냥 주어가 '나'인 서술형)

"너 이거 하길 바래"라는 말은 '내가 바란다'는 뉘앙스보다는 그냥 '너 이걸 해라...'라는 명령문을 순화해서 말하는 듯한 뉘앙스가 더 큰 것 같지 않나요. (문장구조 논리 다 떠나서 '~하길 바래'는 '~해'의 뜻을 가진 별개 구문으로 본다??)


이 부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차이라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ㅎㅎ



*

바라/바래 말고 바람/바램, 바랐다/바랬다 등등이 잘못 쓰이는 이유까지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네요.


암튼, 공식적으로 "틀린" 말이 계속 쓰이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가 얼마나 그럴듯한가에 따라 그 말의 생명력이 결정되겠지요.

제가 말한 이유에 더해서 입에 착착 감기게 만드는 뭔가가 있을 수도 있겠고요.

단순히 "틀렸으니 쓰지 마라" 만으로는 안될 수도 있다고 봐요.

그냥 한번 생각해 봤어요~


(디테일한 용어나 개념은 틀릴 수 있으니 잘 아시는 분 지적해 주시면 감사해요)

grin~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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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8]
grin~
IP 183.♡.194.231
12-20 2022-12-20 16:39:27
·
번득 생각나서 쓴 글인데 정리가 안되어 길고 재미가 없네요ㅎㅎ
나름 머릿속으로 정리해 본 걸로 만족.
콩국
IP 221.♡.126.237
12-20 2022-12-20 16:41:09
·
그냥 '~을래' '~래' 의 혼동 아닌가요?
죽을래 할래 뭐래 그래 이런것에 익숙하니 바래 라고 쓴것이겠죠.
grin~
IP 183.♡.194.231
12-20 2022-12-20 16:48:48
·
@콩국님
그럴 수도 있겠고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리아스
IP 118.♡.6.109
12-20 2022-12-20 16:42:27
·
하여->해 가 되는게 불규칙이었다는걸 오늘 알았습니다

뭐 이런 전례가 있으면

바라여->바래 가 가능성이 없는건 아니군요
grin~
IP 183.♡.194.231
12-20 2022-12-20 16:53:27
·
@제리아스님
원론을 말하면
규칙이 먼저가 아니라 실제 있는 현상을 '기술'한 것이 문법이니까요.

'~하기 바라' 라는 말이 과거에는 안그랬지만 현대에는
뭔가 맺는 느낌이 없어서? 매가리가 없게 느껴져서? 라는
알고보면 시덥잖은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문법을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되겠지만 그 말이 쓰이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면
쓰지 말라고 해서 없어질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요.
nick_paul
IP 115.♡.91.59
12-20 2022-12-20 17:27:39
·
오.. 좋은 말씀입니다. 주어를 '나'라고 보아 '~해' 활용에 한표 드립니다~!
grin~
IP 183.♡.194.231
12-20 2022-12-20 17:36:22 / 수정일: 2022-12-20 17:38:21
·
@nick_paul님
문법적으로는 "주어가 '나'인 서술문"이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고 그냥 "'너'를 향한 명령문"으로 받아들인다 는 내용입니다.

이해하고 동의해 주시니 반갑네요^^
nick_paul
IP 172.♡.95.42
12-20 2022-12-20 19:09:33
·
@grin~님 그러게 말입니다.
하다. 하면. 하기를. 한다. 하고 있다. 해. 해서.
바라다. 바라면. 바라기를. 바란다. 바라고 있다. 바래. 바래서.
비슷한 활용으로 보이는데 ‘바라다’도 ‘하다’류의 활용을 하는 동사로 분류하면 안되는 걸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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