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과 아내의 부모님 이야기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참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연고도 없는 지방에서 터를 잡으시고, 아버지의 월급으로 삼남매를 키우기가 수월치않아 어머니는 야쿠르트 배달일을 하셨었죠.
요즘에야 전동카트 나와서 그나마 덜 힘든것 같은데, 어머니가 하실 적엔 그냥 리어카 같은 거였어요.
연휴가 끼어있어 3일치를 배달하는 날이면, 그 무거운 카트를 밀고 언덕길을 오르락 내리락하셨죠.
그렇게 삼남매 대학 보내고, IMF때 아버지의 실직으로 다 정리하고 성남으로 올라와 또 이것저것 몸쓰는 일 하시며 고생만 하셨습니다.
2007년경, 이사가 지긋지긋하다며, 서울 한구석에 작은 빌라 하나 대출 끼고 매입하셨는데, 그렇게 고생하시고도 쥐고있던 돈은 고작 1억 5천만원 정도밖에 안되더군요.
반면 장인장모님은 여유롭게 사셨습니다.
60년대에 장모님이 나름 괜찮은 지방국립대를 졸업하셨으니, 애초에 집안도 빵빵했었죠.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시다가 결혼하시고, 두 남매를 나으신 뒤, “여자가 무슨 일을!!“ 이라는 당시 시대 분위기상 퇴직하시고 쭉 전업주부로 사셨습니다.
장인어른은 어학쪽에 재능이 있으셔서, 80년대에 해외특파원으로 재직하시며 여기저기 안가본 나라가 없으셨어요.
저희 아내도 같이 따라다닌 덕에 한국어 외 2개 국어를 구사하는 행운을 얻었죠.
저희가 결혼하던 2013년 무렵, 장모님은 대놓고 저를 싫어했습니다. 집안도 별볼일없고, 당시 작은 NPO에서 일하고 있었기에 비전도 없어보이셨겠죠. 지금의 아내한테 의사랑 소개팅을 주선시키시며 적극 만류하셨는데, 아내의 고집으로 결국 결혼 했습니다.
결혼 당시 저희집은 워낙 돈이 없어서 제가 모은 3천에, 부모님 돈 2천, 총 5천을 가져왔고, 아내측은 저희쪽 돈에 맞춰서 5천만 내놓았습니다. 그렇게 1억으로 전세집 마련하고, 결혼식이며 신혼여행 등등 다 다녀왔네요.
결혼 10년차쯤 되어가는 지금, 양가의 상황은 반대가 되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운좋게 재개발->분양권 획득 후 이사->이사간 집이 위치가 좋아 빌라업자가 거의 2배로 매입 등 부동산 횡재를 맞으신뒤, 빌라 형태의 다가구 주택을 매입하셔서 소소하게 월세를 받고 사십니다.
물론 원체 육체노동이 몸에 베이셔서 그런지, 일흔이 훌쩍 넘은 요즘에도 계속 일을 하시네요. 일 안하면 골병든다며
반면, 대치동에 아파트를 보유하셨던 처가네는 부동산 투자 실패와 사업실패 등이 맞물리면서, 현재 지방 소도시의 오래된 아파트 하나 사셔서 거주중이시고, 40여년 전업주부로만 일하셨던 장모님께선 늦은 나이에 일을 하시겠다며 생전 안하시던 힘든 일을 하고 계십니다.
저희 부모님의 인생이 펴지던 시기만 보아온 아내는, 역시 초년운보다 말년운이 좋은 거라 말합니다. 아무래도 본인 부모님이 늘그막에 고생하시는게 맘이 불편한 것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저희 부모님의 고생하던 시기를 너무나 잘 알기에, 초년에 고생하는게 그리 좋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 흔한 해외여행 한번 못가보시고, 최근에서야 드시고 싶은거 사드시지만, 이제 연세가 있으셔서 잘 드시지도 못하더라구요.
게다가 오랜 노동의 습관탓인지, 쉬는 법을 배우지 못해, 쉴틈없이 항상 일하고 움직이시죠.
제 입장에선 처가의 내리막이 안타깝지만, 저희 부모님의 고생에 비하면 그래도 양반이다 싶어서, 참 판단하기가 애매합니다.
양가 다녀올 때마다 아내랑 이런 얘기들을 주고 받는데, 참 인생이 알수없더군요. 투기라곤 1도 모른채, 거주 목적으로 구매하셨던 쪽은 부동산 수혜를 입고, 나름 합리적으로 투자했다고 판단했던 쪽은 연이은 실패로 끝이 안좋아지는..
최근 부동산 급락국면에 떠오른 이야기 끄적거려봤습니다.
근데 사주에 있는 말년운이 도대체 언제 오는 건지 - -;
둘 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저도 말년운을 고르긴 하겠지만.. 초년도 좀 놀고싶어요 ㅠㅠ
사주에서 나의 원국에 도움이 되는 대운이 언제들어오는지
다 같은맥락의 다른 설명이라고 봅니다
나쁜게 나쁜것만도 아니라고 하니까 버티고 살고 있는것같습니다
아내분의 고집으로 반려자와의 인연을 놓지 않은 아내분의 용기와,
본가 부모님의 노년의 여유로움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내에게 마음을 소소하게 챙기시며 잘 사시면 되겠네요 ㅎㅎ 이해하는 남편의 따뜻한 마음이 보여 그래도 훈훈하네요.
대대로 내리사랑 하시며 사세요~~
저희 부모님도 고생하시고, 이것저것 하시고..
지금은 재개발진행중(????)인 빌라 하나 깔고 앉아 계시긴 하는데
국민연금, 노령연금, 공공근로(휴지줍기 같은거요)로 생활비 충당하시고, 자식들이 용돈 조금씩 주는걸로 또 돈 모으고 계세요;;
비타민과 영양제 열심히 드시고, 아직 큰 병으로 입원은 해본적 없으십니다.
그 나이에 그 정도로 건강하신거보면 다들 복받았다고 하더라구요.
사람일은 정말 모를일입니다.
어렸을때 좀 살았던친구인데
지금은 많이 않좋아졌고,
또 다른 친구 한녀석은
친구들중 가장 팍팍하게 살던 놈인데,
지금은 모임에서 제일잘나간다는... (유일한 대기업)
이런거보면 사람 인생이
어떤 운대? 그런 흐름이란게 있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학교때 사회학 교수님이 마지막 수업에서 “luck”한 단어 적으시곤, 인생에서 운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시더군요
평소에 과학적 방법론을 강조하시던 교수님이라서 더욱 인상깊었습니다.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계속 좋기는 매우 어렵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