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전기택시를 탔을 때의 일이다. 여느 때처럼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불렀는데, 때마침 가까운 곳에 있던 현대차 아이오닉5 전기택시가 잡혔다. 새차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깨끗한 택시가 나를 맞이했다. 첫 인상은 좋았다. 일반 택시보다 넓게 느껴졌고, 엔진 소음 없는 조용한 실내도 마음에 들었다. 기사와 짧게 대화를 나눠보니 내연기관 택시를 운행할 때보다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아쉽게도 좋은 첫인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짧은 주행에도 불과하고 울컥울컥 불쾌한 승차감이 계속되며 멀미가 날 정도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후에도 몇 차례 전기택시를 경험했지만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혹시 나만 그런게 아닐까 자동차 동호회와 커뮤니티 등을 살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전기택시 승차감에 대한 불만글은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대체 왜 그런걸까?
기본적으로 자동차는 운전자와 동승자 간 괴리가 있다. 운전자는 직접 차를 조종하기 때문에 자신이 언제 가속 페달을 밟고 뗄 지, 언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뗄 지 알고 있다. 도로 상황을 읽고 예측하며 그에 맞춰 유기적으로 차를 조작한다.
그러나 동승자는 다르다. 각각의 운전자마다 다른, 특유의 운전 방식을 알지 못한 채 그저 흔들리는 자동차에 몸을 맡길 뿐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움직이는 차량, 예측하지 못하는 가감속 충격을 받는 차량 안에 지속적으로 있으면 당연히 어지럽고 멀미가 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전기차로 오면서 운전자와 동승자 간 괴리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크게 두 개, 전기모터와 회생제동이다.
전기차는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강력한 출력과 빠른 반응속도를 가졌다. 특정 회전수에서 최고출력이 나오는 엔진과 달리, 밟는 즉시 100%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의 특성 덕분이다. 최고출력이 높지 않더라도 꽤나 스포티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이유가 여기 있다. 평소 몰던 내연기관차처럼 전기차를 운전한다면 시원시원한 가속에 차가 잘 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당연히 동승자가 느끼는 괴리는 더 커진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가속 페달을 끊어 밟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살짝 가속한 뒤 속도가 줄어들면 다시 밟는 방식이다. 이 스킬(?)은 연료를 아끼기 위한 방법으로 알려졌다. 이 습관 그대로 전기택시를 운행한다면 모터의 강력한 출력과 즉각적인 페달반응이 더해져 탑승객은 더 심하게 흔들린다.
잦은 회생제동도 승차감을 해치는 요인이다. 전기차는 움직이는 차의 관성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시스템을 갖췄다. 대부분 전기차는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는데, 기본값이 내연기관차의 엔진브레이크보다 더 강하다. 회생 단계를 높이면 배터리 소비량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 차에 부하가 걸려 더 울컥거린다. 많은 전기택시가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억지로 회생제동을 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급격한 가감속에 회생제동까지 반복되며 동승자를 괴롭히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전기택시가 SUV 특성을 가미한 크로스오버라는 점도 멀미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간 우리나라 택시 대부분은 쏘나타나 K5, 그랜저와 K7(K8) 정도의 중형 세단이었다. 넓은 무릎 공간과 낮은 시트포지션, 편한 등받이 각도 등 승차감이 좋은 차급이었다.
그러나 최근 보급되는 전기택시는 아이오닉5, 기아 EV6, 니로플러스 등이다. 아이오닉6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전기택시는 크로스오버(CUV) 차량이다. CUV는 차체 바닥에 커다란 배터리를 깔고도 머리 공간을 넉넉하게 뽑아내기 유리하다. 초기 전기차에 세단보다 SUV 모델이 많은 이유다. 그러나 세단보다 시트포시션이 높아 노면의 충격이나 좌우 흔들림 등 승차감에서 불리해진다. 바짝 선 2열 시트 등받이도 마이너스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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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시내버스 탔다가 비슷한 느낌 받은적있어요
도로가 막혀있는 상태여서 버스가 찔끔찔끔 전진하는데
서있기 힘들정도로 흔들리더군요.
그런데 이걸 차의 문제라고 해야할지
운전기사의 문제라고 해야할진 모르겠네요
마우스 조절하는 것처럼
아이오닉6 뒤에 탔다 60탄줄요...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앉는사람들은 대부분 내연기관차보다 승차감이 안좋다고 느끼는건 사실이죠.
그래도 가감속 멀미같은건 운전자가 신경써서 운전해주면 좀나은데 택시는....
--> 이런 차였어도 택시 승차감 최악에 멀미났죠. 전기차 토크와 회생제동으로 인해 배가 되는 거 같습니다.
운전자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되는 부분인데 우리나라 택시들이 그럴리가 없죠.
전기차가 아니어도 저런 운전 습관 가진 택시기사 만나면 그냥 내리고 싶어질 정도 입니다. 불편하고 멀미나요.
글이도 나와 있듯 내연기관 차량과 가속력이 다르고 회생제동이라는 차이 때문에 손님 태우고 "저 따위" 운전 하면 동승자 엄청 힘들어져요.
전기차에 어울리는 동승자 승차감을 위한 발컨트롤 하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정답이죠.
택시요금 올리고 기사 면허를 어렵게 만들어야 합니다. 런던처럼요.
운전자격시험은 면허와 별개문제인데 면허를 주는것도 아니면서 운전자격시험을 그렇게 만들면 난리날겁니다...
말씀하신대로면 기존 택시기사들만 좋은결과가 될겁니다.. ㅠㅠ
이러나 저러나 국내 택시는 기형적으로 만들어져서 답이 없어요.
택시 면허가 아니고 기사 자격시험이야기입니다..^^;;;
좀 어렵게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러면 장벽만 더 공고히해지고 의미가 없지 싶습니다..
현 면허제도 하에서는 운전자격시험 허들을 암만 높여봐짜 기존 택시기사랑은 하등 상관없어서요.
요금을 올리면 기존기사들만 좋아지는거구요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경쟁하는 방식으로 가야하는데.. 자격시험 가지곤 답이 없어요. ㅠㅠ
멀미같은 문제는 운전자가 좀 신경써주면서 운전해주면 확실히 나아지는데.. 택시에 그걸 기대하기가 힘들죠 에휴...
이와 별개로 작년즘까지는 코나 택시가 하도 많아서 전기차 택시를 정말 싫어했는데, 요새는 아이오닉 택시등이 많이 생겨서 그건 정말 좋습니다.
코나 택시는 진짜 요금이라도 싸게 받던가 해야지... 진짜 그걸 택시로 쓰면서 그랜처택시랑 동일하게 요금받는건 사기당하는 기분입니다 ㅡ,.ㅡ
어지러운 경험과 그렇지 않은 경험이 분명 공존하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