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계산한 거 아니죠?'
드디어 잡았다.
"..."
여성은 입을 다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사무실로 데려가서 훔친 물건을 오너와 둘이서 확인했다.
훔친 건 제과빵 2개.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지만 운전면허증도 보험증도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코 깨끗하다고는 하기 힘든 옷차림에 경제적으로 곤궁하다는 것을 분위기로 알 수 있었다.
조그만 상점의 절도 피해는 작은 금액이라도 영향이 크다. 게다가 범행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것도 파악되었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경찰에게 넘기고 말겠어.
'신고하겠습니다'
라며 수화기를 드는데 "잠깐"이라며 오너가 손짓으로 말렸다.
천천히 손을 내리자 여성쪽을 향해 왜 그랬는지 묻는 오너.
"돈이 없습니다. 따로 부탁할 사람도 없고 어찌하면 좋을지 몰라서...아이와 제가 먹을 빵을 훔쳤습니다"
눈에 빛이 없는 채 담담한 말투로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들은 오너는 일어나서 1장의 A4 용지를 집어들었다.
거기에는 경제적 지원에 대해 정리한 내용과 시청의 접수 창구 전화번호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지금부터 이 종이를 들고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을 시청에 가서 확인하고 오세요.
끝나면 다시 이 가게에 아이와 함께 한 번 돌아오시면 좋겠습니다.
빵은 일단 이쪽에서 회수하겠습니다.'
정의감이 강했던 나는 오너의 대응을 납득할 수 없었다.
"다른 가게에서도 똑같은 짓을 했을 게 뻔해요. 어차피 돌아오지도 않을 겁니다!"
'잘 들어. 저런 사람은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줘야만 하는 법이야'
오너가 그러고 싶다면 맘대로 해보라지...라며 짜증나는 기분을 품은 채로 매장에 나갔다.
놀랍게도 저녁이 되어서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다시 가게를 찾았다.
접수 절차가 무사히 끝난 모양으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금 심사를 진행중이라고.
오너는 여성에게
'아이에게 당당해질 수 있도록 살아가세요'
라고 하며 빵을 2개 건네주고 남자아이의 눈을 보고
'어머니는 이제부터 열심히 살 거란다. 착한 아이가 되어주렴'
이라며 상냥하게 말을 건넸다.
남자아이는 오너의 눈을 보고 힘껏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여성이 소리를 내어 울었다.
나는 어떤 "정답"의 형태를 본 느낌이 들었다.
오너 자신도 과거에 생활이 곤란했던 적이 있었고 그래서 필사적으로 정보를 모은 게 "그 A4 용지"였다는 걸 나중에 듣게되었다.
원래라면 경찰에 신고하는 게 세상의 "정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너가 대응한 형태도 하나의 "정답"이라고 느꼈다.
끝으로 정말 중요한 걸 하나 더.
당연히 절도는 하면 안됩니다.
사회경험과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는게 중요한듯 합니다.
요.. /Vollago
기회, 계기가 필요한 분들도 있어보이더라구요.
거친 노숙자 아저씨들 사이에서 눈치보며 받아가던 사연이 뭘까 궁금하던 20대 청년
한 박스 안에서 그날 먹을걸 나눠드시고 계시던 부부 노숙자
어린 아이를 데리고 있던 부부 노숙자
( 크리스마스에 양말이랑 목도리 나눠주고 있는데 장난감 주는줄 알고 아이가 오던...ㅜ )
아까 줬는데 멀리서 다가오길래 한번 더 받나 경계하고 있는데 다른분이 모르고 또 주시려고 하니까 나는 받았다고 거절하시던 노숙자 분
( 아닌분도 많습니다. )
본인이 그걸 꺼려하거나
->
복지=거지 취급
당사자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사실 동사무소 가서 도와달라고 한다든지 복지단체 도움 부탁하면 가능한데
이게 머릿속으로 가능한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고..
https://www.chintai.or.jp/jiritsu/zirei.pdf
우리보다 험한 꼴을 먼저 본 사회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접수 후에 다시 가게 오라고 한 거 아닐까요? 오너 본인이 직접 겪어봤던 일이라 행정처리 드럽게 느려 그날 당일은 여전히 굶어야 한다는 걸 아니 그날이라도 배 곪지 말라고 빵 주려고 다시 오라고 한 거 같은데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그냥 빵 줘서 보내면 시청 안 갈테고요.
그 심사가 오래걸릴 뿐이지 당일 심사 개시한다고 알려줍니다. (카나가와켄 구약소 관련 일 해봐서 압니다.)
우동 한그룻이라는 책을 읽고도 따듯한 이야기다 라고만 생각했급니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면서 미담을 보면 그글에서 팩트를 찿는 버릇이 어느순간 생겨버려 저자신이 부끄럽고 무서웠던 적이 있습니다.
피해를 주지 않는 따듯한 글이 나쁜거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볼수도 있지만요.
그냥 ..따스한 글을 따스하게 보는 그런 마음이 생각나서요.
저도 많이 모자르고 남을 비난하고 어리석어서요
결말에 뭔가 내용이 하나 빠진 거 같아 찝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