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고가의 패딩을 당근에 올려놨는데 연락이 없다가 날이 추워져서 그런가 사겠다는 당근챗팅이 왔어요.
집근처로 오라 했는데 자기가 지리를 잘 모르는 곳이라고 우리 동네 어디를 찍어주더니 거기서 보자 하더라고요? 행인 없는 좀 으슥한 곳이였는데..별 생각없이 나갔죠. 시간이 밤 10시 정도였어요. 저기 멀리서 삐쩍 마른 180대 정도의 사내가 마스크에 후드티 모자를 꽁꽁 싸매고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눈빛을 보니 느낌이 좀 싸했어요. 가볍게 말걸어봤죠.
어디서 오셨는데 지리를 잘 모르세요?
광주요.
네? 경기도 광주요?
아니요 전라도 광주요... (이 뭐 병같은 상황이지? 당근인데? 광주에서 올라왔다고? 낮에 이미 서울에 와있던 상황인가?)
이거 사이즈가 작은데 님한테는 안맞을거 같은데요? 이러니 아 여친 선물 주려고요.
지불은 현금? 계좌이체? 계좌이체 해주겠대요.
좀 입어볼수 있어요?
네? 여친 준다면서요. 입으면 찢어질거 같은데요?
그래도 입어볼래요.
이때 확신이 똭 와서.
그럼 주민등록증이나 폰이나 뭐 맡길거라도 있으세요?
저 고딩이에요.아직 민증 없어요.
네? 고딩이 이런 고가의 패딩선물을.. 여친은 좋겠다~
아..여친이 연상이에요(연상이든 뭐든 뭔상관...)
그럼 계좌 이체 하실거면 잔고만 보여주세요. 학생한테는 좀 비싼 옷이라 잔고 확인하고 입게 해드릴게요.
아 저 학생이라 아직 인터넷 뱅킹이 안돼요..네? (스텝꼬여서 계속 헛소리 하는중...)
그럼 가만 있어봐요. 경찰좀 부르고 오면 거래 합시다. 이러니깐 ㅅㅍ 짜증나네~ 이럼서 호다닥 도망가버리더라고요...
당근에 사기거례로 신고해놨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탈퇴한 회원으로 뜨네요... 진짜 별 미친놈들 많아요. 그거 입고 튈 생각을 하다니. 팔다리 가늘고 길어서 세랭게티 노루처럼 잘 뛰게는 생겼었어요. 퉤퉤퉤~!
작전 세력이라도 있는 건지요.
광주 이미지 나쁘게 만들려고 저런거 아닐까 의심됩니다
저도 그런 시츄에이션이 잠깐 생각났습니다.
웃기면서도 슬프네요. 그 놈도 본인이 하는 일이 "나쁜일"인건 아는군요. 나쁜건 전라도에 몰아주자는 생각은 정말....상상을 초월합니다.
조만간 일베류 사이트 어딘가에 ”ㅇㅇ썰 푼다“ 이러면서 후기 올라올 것 같네요.
처음부터 녹취하거나 동영상 채증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파출소나 CCTV 있는 공공장소에서 직거래를 권장합니다.
/Vollago
암튼 욕보셨습니다
제 딸아이가 고가?(주로 전자기기)거래시엔 파출소
근처로 약속을 잡는대요
“ 팔다리 가늘고 길어서 세랭게티 노루처럼 잘 뛰게는 생겼었어요. 퉤퉤퉤~! ”
뿜었습니다 ㅋㅋㅋ
대면 거래인데 어린게 간댕이가 부었네요.
???: “오늘 당근에서 먹튀 실패한 썰 푼다..”
역시 중고 거래는 내가 판을 짜 놔야겠군요.
저 해외 살때... 교민간에 환전이라던지 중고폰 거래할때... 정말 도망가는 사람들 있었어요...ㅎㅎㅎ -_-;;;
눈치 대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