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국제 NGO와 국내 로컬 NGO 등 총 10년 가까이 NGO에서 근무했습니다. 그 분이 이번에 캄보디아에서 찍어온 사진과 유사한 사진/영상을 직접 찍거나, 사진가/PD를 섭외해 찍어오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많은 생각이 들어 경험에 투영해 글을 남깁니다.
굥교롭게도 저도 최근 캄보디아를 다녀왔습니다. 캄보디아는 출장으로 여러번 다녀왔는데, 일이 일인지라 주로 도시는 스쳐지나가고, 차로 5-6시간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도착하는, 숙소라고는 우리나라 시골 민박보다 못한 그런 깡촌 오브 깡촌들만 주로 다녔습니다.
네, 캄보디아에도 기아나 영양실조에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겠죠 근데 제 경험으로는 아무리 깡촌으로 들어가도 영양 부족현상이 광범위하게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곳은 적어도 제가 다녀본 곳 중에는 기억 나지 않습니다.
사실 오드리햅번 사진 같은 저런 기아는 아시아에서는 찾기 어렵고 주로 아프리카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TV에서 보시는 '희망TV SBS' 같은 모금 방송이나 케이블 방송 중간중간에 나오는 60초 짜리 모금 CF(DRTV라고 합니다)들에 아프리카 아이들 사례가 많은 것을 보면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기아는 아프리카에만 있다"고 일반화하기에는 당연히 오류가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아시아보다는 아프리카가 절대적 빈곤과 기아, 질병에 더 크고 넓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즉, 오드리 햅번이 아프리카에서 찍은 사진은 1~2명의 사례가 아니라 최소 지역 단위에서 일어나는 처참한 대규모 기아의 실상을 보여주는 사진이고, 캄보디아의 김건희 사진은 아이들 중에 많이 아프고 야윈 특수 사례만을 보여주는 데 차이가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오드리햅번 사진이 '상황'을 보여줬다면, 김건희 사진은 '사례'를 보여줬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어려운 사정에 있는 아이를 찾아간 것은 잘 한 일이라 할 수 있으나, 제가 안타깝다고 생각한 지점은 극단적인 한 사례를 통해 한 나라의 전체 사정이 이렇다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일이었다는 지점입니다.
*좌로부터 캄보디아 심장병 환아를 안고 있는 김건희, 내전과 기아로 세계 최악의 재앙이 펼쳐진 1992년 소말리아 유니세프 급식센터를 방문한 오드리 햅번. (사진 출처: 부산일보)
**영양실조의 정도를 파악할 때, 여러분도 TV에서 많이 보셨을 MUAC(Mid-upper Arm Circustances) tape이라는 걸 사용하는데요. 왼쪽 팔의 팔꿈치와 어깨 중앙의 둘레를 재서 영양실조 정도를 파악하는 방법입니다. 오드리 햅번이 안고 있는 아이는 MUAC을 잴 필요도 없이 사망 직전의 매우 위급한 급성 영양실조로 보입니다. (MUAC 설명은 아래 사진 참조)
*사진 출처: 국경 없는 의사회 (MSF)
*사진 출처: Nutriset
당시 동아프리카는 내전과 가뭄 등으로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봉사'하면 떠오로는 배우 김혜자 씨의 아래 사진들도 아마 1993년 소말리아일 것이고 '빈곤 포르노'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으로 기억하는) '독수리와 아이(The vulture and the little girl)'도 1993년 남수단에서 찍혔습니다. (독수리와 아이를 찍은 사진가 Kevin Carter는 94년 퓰리처 상을 수상하고, 4개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1993년 소말리아 긴급구호현장을 방문한 김혜자 씨. 옆에 정영숙 배우님의 모습도 보이네요. (사진 출처: 월드비전)
** '독수리와 아이' 사진은 첨부하지 않습니다.
***여담이지만 김혜자 씨는 현장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출장을 함께 다녀온 업계 사람들로부터 전해들은 한 에피소드는, 선생님이 촬영 중에 여러 번 사라져서 찾으러 다니느라 혼이 났다는 겁니다. 한창 촬영하느라 집중하고 있으면 정작 화면에 잡혀야 할 김혜자 선생님이 안 보인답니다. 여러 스탭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찾아보면 어디 구석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거나, 아이들을 안고 있거나, 사탕을 나눠 먹으며 손을 잡고 있거나 한 일이 여러번 있었답니다. (들은 이야기라 과장이 되어 있거나, 실제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이냐면, 일단 동아프리카는 엄청나게 덥습니다. 30대 남성인 저도 30분 정도 땡볕 아래 서 있으면 휘청 하고 돌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늘 아래 들어가면 시원할까요? 그늘 자체가 없습니다. 기근이 있는 동아프리카 지역은 나무도 말라서 나무 자체가 없어요. 게다가 에이즈 환자가 매우 많고, 아이들 중에 어떤 아이가 엄마로부터 수직 감염된 HIV 보균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소량의 타액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달려오는 아이들을 두팔 벌려 안아주는데는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애들이 못 씻어서 냄새 뿐 아니라 피부 질환이 많습니다. 마실 물도 없는데 씻는 건 사치입니다. 그런 곳에서 아이들을 기꺼이 안아주고, 같이 이야기 하고 지낸다는 것은 보통 사람의 용기로는 되지 않습니다.
솔직히 모든 셀럽들이 현장에서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김혜자 선생님의 진실된 모습은 직접 목격한 사람이 너무 많아 믿지 않을래야 믿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혜자 선생님 만큼 진실된 행동이 아니라 하더라도, 먼 아프리카 현장에 갈 결심을 한 것만으로도 모든 NGO의 홍보대사들은 칭찬 받아 마땅 합니다.
김혜자 씨 이야기로 흥분해서 잠시 길이 샜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갑니다.
그러나 사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지금부터의 내용입니다.
제가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등으로 여러번 촬영 출장을 나갔지만 그 어느 나라도 촬영 허가를 쉽게 내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참 의아했습니다. 최빈국들을 주로 다니면서, '자기 나라 애들을 돕겠다는데, 왜 촬영 허가를 안 내주지?' 하는 의문과 분노가 생긴 적도 많았습니다. 네, 정부 관리들은 자기 나라의 치부를 보여주기를 죽기보다 싫어합니다. 이 생각은 개발도상국에서 빈국으로 갈수록 더 강했습니다. 굶는 아이들은 굶는 아이들이고, '그건 나는 모르겠고, 저런 모습을 방송에 태우면 나라 망신이고 나는 위로부터 깨진다' 는 관념이 매우 강했습니다. "한국의 유명한 셀럽이 같이 가고, 이 방송으로 너희 나라가 많은 지원을 받을 것이다"고 설득해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습니다.
앙코르와트를 탐방하는 영부인 프로그램에서 빠지고 굳이 저기를 가서, 굳이 아픈 아이를 안고 사진을 찍었다고 들었습니다. 캄보디아가 잘 사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렇게 가난한 나라도 아닙니다. 코로나19 전에는 GDP가 세계 100위 안팎으로, 중간 정도 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저렇게 아픈 아이들이 대부분인 나라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찾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하게 아픈 아이를 찾아낸 겁니다.
저는 김건희 여사가 '헤브론 의료원을 찾아가 아픈 아이를 위로한' 행위 자체는 정말 잘 한 일이고 칭찬 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의도 있었을 거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 행위를 꼭 ASEAN 정상 회의 중에, 캄보디아가 가장 야심차게 준비했을 수도 있는 앙코르와트 일정에서 빠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찾아도 찾을 수 있는 특별히 아픈 아이를 찾아서까지 해야 했을까 하는 물음표가 크게 남습니다.
너무 큰 비약이겠지만 비유를 해보자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한 외국 정상 부인이, 계획되어 있던 삼성반도체 방문에서 혼자 빠져나와, 성남 개시장에 가서 개를 끌어안고 있는 사진을 자국 언론에 뿌리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혹은 청량리 무료급식소를 찾아 노숙인 할아버지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 어느 나라도 국빈 행사에서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치부를 굳이 찾아서 수면 위로 끌어낸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게 하필이면 앙코르와트 탐방을 빠지면서 진행한 개인 행동이었다는 겁니다. 저 혼자 생각하기로는, 영부인들의 앙코르와트 탐방은 그저 관광지 둘러보는 정도가 아니라, 캄보디아가 "우리 아직 살아있어. 제발 우리나라로 여행 와줘" 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필리핀 대통령실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ASEAN summit 배우자 프로그램, 앙코르와트 방문 사진. 우리 영부인께서 그 유명한 마르코스 가문의 Liza Marcos 필리핀 영부인을 저 자리에서 만났다면 대화가 제법 잘 통했을텐데요. (사진 출처: 필리핀 대통령실 홈페이지)
캄보디아는 관광이 연간 GDP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고, 그 중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 관광의 99%를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수도 프놈펜에도 폴포트가 이끌던 크메르루주의 대학살을 기억하는 뚜올슬랭 기념관과 킬링필드가 있지만, 거의 앙코르와트를 보러 온 사람들이 들렀다 가는 정도이거나, 시엠립에 갈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머물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프놈펜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프놈펜도 충분히 방문의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대학살이나 대참사가 있었던 곳에는 반드시 시간을 내 가보는데요.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 있는 학살 뮤지엄은 아주 깔끔한 건물에서 진지하게 학살의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있었고, 캄보디아 프놈펜의 뚜올슬랭은 인간의 내려갈 수 있는 최악의 민낯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줍니다.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의 거의 유일한 자랑거리입니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를 다녀봤지만 앙코르와트 만큼 장엄하고 1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렇게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유적은 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만져볼 수도 있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특히 유적 관광을 좋아하는데, 제 느낌상 동남아 국가에서 서양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갈 때마다 새롭고, 못 본 것이 또 있고, 지금까지 6번 가봤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또 가고 싶은 곳입니다. (취향이 아닌 분들도 계시겠지요)
*영화 '툼레이더'의 배경이었던 타프롬(Ta Prohm) 사원 (사진 출처: Travel Loops)
그런 앙코르와트가 지금 가장 어려운 시기에 있습니다. 제가 묵은 호텔은 트립어드바이저 평점이 거의 최고였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겨 2년 넘게 영업을 못 하다가 지난 8월에 겨우 영업을 재개했다고 했습니다. 작지 않은 규모의 부티크 호텔이었지만 제가 묵었던 3일 기간동안 손님이 3-4팀 밖에 없을 정도로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모두 서양인 그룹) 호텔 매니저는 호텔이 문을 닫은 동안 프놈펜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돌아왔다며 지금 손님으로 와준 제가 너무 고맙다고 했고, 저에게 신세계를 선사해준 50대 여성 마사지사(호텔 소속)는 2년 동안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다 지난달 호텔 스파가 문을 열면서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마지막날 공항까지 저를 태워준 택시기사의 사정은 더 심각했습니다. 이 호텔에서 자기를 불러준게 코로나19 이후 처음이었답니다. 제가 이 호텔에서 연계해준 포스트 코비드의 첫번째 손님이었던 겁니다. 아이가 셋 있는데 첫째가 올해 대학을 갔답니다.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는데 (그래서 클리앙 생각남 ㅎㅎ) 몇년간 수입이 없어서 학비 대기가 너무 어려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했습니다. 학비가 얼마냐 여쭈니 연 800 달러(미화)랍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그럭저럭 낼 만한 금액인데, 지난 2-3년간 벌이가 0이어서 학교를 못 보낼 지경이라 했습니다. (그 외 많은 사연이 있었지만 이만 줄입니다)
지금 캄보디아가 ASEAN 정상들을 불러서 영부인들을 앙코르와트로 보낸 이유가 여기에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코로나19가 모두의 삶을 바꿔놓았지만, 앙코르와트는 그대로 있다." "우리는 여러분을 맞을 준비가 되었으니 캄보디아로, 앙코르와트로 오라"는 메시지를 각국 정상들과 함께 온 풀 기자단을 통해 세계의 언론에 내보내고 싶지 않았나 추측해 봅니다. 그게 캄보디아 전국민의 간절한 소망이었을 것이고, 훈센 총리가 ASEAN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갈라고 뭣이고, 정상회의고 뭣이고, 정작 보여주고 싶은건 앙코르와트였을 겁니다.)
주최국의 정상과 국민의 기대를 생각하지 않고, 주최국이 가장 원치 않을 사진을 찍으러 간 것. 저는 캄보디아 김건희 사진 사건의 가장 중요한 지점 이라고 봅니다.
조용히 다녀왔으면 좋았을 것을.. 아이를 안은 사진을 대통령실 출처로 온 언론에 뿌리고, 언론들은 또 좋다고 실어주었고요. 자기들과 같은 기사를 내보냈던 한 언론사가 정부 공무원들로부터 '가짜 뉴스'로 공표되고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 당하는 언론 자유에 깊은 상처를 입어도, 그들은 분노는 커녕 대통령 내외 미담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만약 그분에게 상대에 대한 깊은 배려와 선의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아이의 얼굴을 노출하면서 공식적으로 사진을 뿌리기 보다는, 초청국가가 마련해준 프로그램에는 참석하되 개인 시간을 쪼개 정말 '비공개'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찾아가고, 사진 같은 건 찍지 않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안아주고 위로하고, 부모와 지역 공동체와 지원책을 논의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랬다면, 그 미담은 반드시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전해졌을 것입니다.
직업과 관련된 사진과, 또 그로 인해 생긴 논란들을 보면서 짧게 글을 남기려고 시작한 게, 너무 길어졌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캄보디아 참 좋은 나라이고, 동남아 국가 중 국민들이 가장 순하고 심성이 고운 나라 중 하나이며, 앙코르와트는 죽기 전에 반드시, 여러 날에 걸쳐 꼭 봐야 하는 곳이니 아직 아이들 방학 여행 결정 못하신 분들은 시엠립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지금 시엠립에 가야 하는 명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관광이 거의 죽은 상태(택시 기사 말로는 예전의 20% 정도 회복)라 물가가 쌉니다. 호텔, 식당, 툭툭 모두 바가지 적고 쌉니다. 곧 관광이 살아나면 물가는 다시 오를 예정.
2. 서양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소규모 부티크 호텔들이 많고, 아주 예쁘고 잘 되어 있습니다. 저는 80불에 조식 포함 호텔에 묵었는데, 1박당 20불 짜리 스파 쿠폰(아주머님 솜씨가 예술)과 호텔 왕복 호텔(렉서스) 서비스 포함이었습니다. 조식도 훌륭했고, 수영장도 기가 막혔습니다. 서양인들 가족 단위로 많이 오니, 가족 단위 여행에도 좋은 곳입니다.
*제가 묵은 호텔. 음식과 수영장, 스파가 기가 막혔고 직원들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친절했습니다. 다만 수영장 깊이가 깊어(1.5~1.8m 정도) 아이들은 한켠에 마련된 작은 풀에서 놀아야 할 것 같습니다.
3. 앙코르와트에 관광객이 없습니다. 총 6회 앙코르와트를 방문했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는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은 오토바이를 타고 앙코르와트를 돌았는데, 차가 없어요. 툼레이더 촬영지로 유명한 타프롬 사원의 나무 앞에서도 3팀 정도만 대기하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 더위에 한참을 기다려야 찍을 수 있었고, 그나마도 애들이 자꾸 왔다갔다 해서 사진에 다른 사람 많이 나옴.)
*사원 입구가 이렇게 한산한 것은 처음 봤습니다.
4. 그랩 같은 앱이 생겨서 툭툭 바가지가 적어졌습니다. 툭툭 기사들과 1달러니 2달러니 흥정할 필요 없이 우리 카카오T로 택시 부르듯이 그랩으로 목적지 입력하면 자동으로 적정 금액 계산되고, 기사 1-2분 안에 배정되어 나 있는 곳으로 딱 오고, 서로 못 알아듣는 영어로 가는 곳 설명하고 구글맵 보여주고 할 필요 없이 기사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태워주고, 지폐 꺼내서 계산할 필요 없이 등록된 카드로 계산되니 세상 편해짐.
5. 위에 말한 대로 물가가 싸서 좋은 음식 싸게 먹고, 마사지도 싸게 받습니다. 펍스트리트와 올드마켓 근처 번화가 길거리에 한시간 4-5불 짜리 마사지도 있지만, 이왕이면 한시간 10불 내외 좋은 데로 가시면, 태국 베트남 대비 싼 가격에 정말 최고의 물온도어떠세요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무릉도원)
6. 관광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건전(?)합니다. 물론 지금도 펍스트릿 근처에는 시끄러운 클럽들과 유흥업소들이 운영 중이지만 한창 때보다는 더 건전한 느낌이었습니다. 가족 단위 여행 가기 좋을 시기 입니다.
7. 사람들이 정말 순합니다. 그 이유가 크메르 루주 대학살 때문이라는 설도 있어서 마음이 아프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사람들 정말 순하고, 많이 웃고, 많이 도와주고, 관광객 뒷통수 적게 칩니다. 바욘 템플에 새겨진 부처님 얼굴과 앙코르와트 벽에 새겨진 압사라 얼굴이 왜 웃는 모습인지, 캄보디아 사람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8. 그래서인지 비교적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안전에 대한 느낌은 상대적이겠지만, 다녀본 동남아 국가들 중 꽤 안전하다고 느꼈습니다.
9. 지금은 시엠립 직항이 끊겼지만, 조만간 (12월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재개한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비행 6시간 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고, 시엠립 공항은 규모는 작지만 라운지가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라운지 안 가서 운영 여부가 확실치는 않습니다)
10. 근데 좀 많이 덥습니다;; 그래서 더워지기 전 새벽에 출발해 일출 보시고 좀 다니시다가, 아침 10시쯤 호텔 돌아와서 호캉스 하시다가, 오후 3시쯤 다시 가서 5시반쯤 노을 보고 문 닫는 6시에 돌아오는 코스 추천합니다. 오전 10시부터 한낮에는 진짜 덥습니다.
이상 대통령 내외가 못해준 캄보디아 홍보를 끝으로,
긴 글을 마칩니다. 이 글에서 못 다한 이야기는 다른 글로 찾아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읽으시다가 이상한 부분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다시 보고 고치겠습니다~ :-)
yo /samsung family out
누구는 정말 쥴리 명신 같은 짓만 하고 다니는군요.
10여년전에 씨엡립 프놈펜 2번 출장가서...
현지 직원 픽업해서 자정넘어서 메르디앙 호텔 옆 국립아동병원에 치료 받을려고 기다리던 애들과 보호자들이 생각나네요...
불빛도 없는데 자동차 지나가니 뭔가 움직이길래 놀랬던....
간단 요약.
너무 큰 비약이겠지만 비유를 해보자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한 외국 정상 부인이, 계획되어 있던 삼성반도체 방문에서 혼자 빠져, 성남 개시장에 가서 개를 끌어안고 있는 사진을 자국 언론에 뿌리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캄보디아가 국빈 행사에서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치부를 굳이 찾아서 수면 위로 끌어낸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게다가, 그게 하필이면 앙코르와트 탐방을 빠지면서 진행한 개인 행동이었다는 겁니다.
저 혼자 생각하기로는, 영부인들의 앙코르와트 탐방은 그저 관광지 둘러보는 정도가 아니라, 캄보디아가 "우리 아직 살아있어. 제발 우리나라로 여행 와줘" 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주최국의 정상과 국민의 기대를 혼자(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져버리고, 주최국이 가장 원치 않을 사진을 찍으러 갔습니다.
저는 캄보디아 김건희 사진 사건의 가장 중요한 지점 이라고 봅니다.
조용히 다녀왔으면 좋았을 것을.. 아이를 안은 사진을 대통령실 출처로 온 언론에 뿌리고, 언론들은 또 좋다고 실어주었고요.
자기들과 같은 기사를 내보냈던 한 언론사가 정부 공무원들로부터 '가짜 뉴스'로 공표되고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 당하는 언론 자유에 깊은 상처를 입어도, 그들은 분노는 커녕 대통령 내외 미담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오래 전 기억을 되살려준… 그리고, 또 가보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정상이 아닌 정상들이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네를 초월하는 행동들에 실소만 터지는 요즘입니다
가난한 나라를 떠나서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저들의 아픔을 상품으로 기획한것이 너무 치떨립니다
그리고 너무 미안해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겨울에 동남아 가족여행 계획이 있었는데 캄보디아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머물렀다는 호텔 이름을 여쭤봐도 될런지요?
캄보디아 아니 앙코르와트는 언제가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화양연화 이후로 죽기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든 곳입니다. 이 글을 보니 더 가보고 싶네요.
그걸 저래놨으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것들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꼭 가보고 싶은 나라로 추가 할께요~
비둘기가 은어로 사용된다더군요.
머 그렇다구요
외국 정상부인이 삼성반도체에 안가고 성남 모란시장에 가서 개 끌어안고 사진 찍은 것과 같다는 비유가 인상적이네요.
씨엠립은 지금까지 두 번 다녀왔는데 또 가고 싶네요.
관광객을 늘려야 하는 나라인데
밝은 면을 홍보해 줘도 모자란 마당에
어두운 면을 부각시켜줬군요
화보 사진 찍기위해서
그리고 캄보디아를 다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캄보디아에 대해 궁금증 갖게 되었습니다. 한 나라에 대해 이렇게 애정이 있으시다니, 커리어적으로도 대단하실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뮤웅신이 어디까지 바보짓하고 다닐지 ...
저도 캄보디아를 다녀왔었는데 덥지만 건조해서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고
여러 사원들이 너무나 멋있었기에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였습니다.
감사하기도 하고요.
글쓴이의 마음과 정성이 느껴집니다.^^
한-캄보디아 FTA는 문재인 정부에서 신남방 정책 발표 이후 메콩 국가와 처음 체결한 FTA다.
- - - - -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시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신 남방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는데,
진짜 어찌 이렇게 하루아침에 거하게 다 말아먹는지…
https://m.ajunews.com/amp/20220211161701553
언제쯤 안보고 안들을 수 있을까요. 캄보디아는 기회되면 꼭 가보겠습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담으로 김혜자씨는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일과 사람에 대해서는 참 순수하신 거 같습니다. 이런 저런 계산없이 말이죠. 그러다 윤여정씨처럼 링겔 맞고도 촬영해야 하시는 분도 있고요. ㅋㅋㅋ
앙코르 왓 보면서, 사진으로는 숱하게 봤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정도로 직접 보니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또한 택시기사가 중간 중간 들러준 작은 유적에서 높고 푸른 하늘 사이에 우뚝 솟은 탑을 보면서 옛날 사람들의 하늘에 대한 갈망, 숭배의 감정이 저도 모르게 이입이 되면서 또다른 감동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방문한 외국 정상 부부 + 일본 기시다 부부
배우자 프로그램으로 정상 부인들이 모여 경복궁 구경가는데 혼자 빠져나간 기시다 배우자 우리나라 빈민촌 가서 사진찍고 이나라 현실은 이래요 디스 하는 꼴
참으로 천박하고 야비한 짓이나 다름없네요
캄보디아는 꼭 가보고 싶은 멋진 곳이네요
다시 한 번 이 정부의 정말 말로 형용하기 힘든 기괴한 짓들에 기함합니다.
한국 수준 처참 이런 비공개 사진 내보낸거나 마찬가지네요
X걸 사고 수준이 그렇죠 뭐 우리가 이해해줍시다.
앙코르와트는 저 어릴 때는 세계의 불가사의로 나오던...
다음 동남아 여행엔 여기로 정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앙코르와트, 꼭~가보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스크랩하였고 추후에 꼭 읽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본총리부인이. 경복궁이나 다른 관광 명소 마다하고. 시골 요양병원이나 고아원에 버려진 가족들 보며 눈물 흘리는 꼬라지같겠죠. 그러면서 일본인들은 역시 한국은 어쩌고 하는 꼴이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대단한 혜안이시며 상황분석이 탁월하십니다.
앙코르와트는 한번 다녀온 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저에게 대단한 인사이트를 심어주었습니다.
올겨울 반드시 한번 더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캄보디아 가보고 싶어지는 첫 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한 가지 질문 드리자면 혹여 방문하셨던 호텔이라던지 추천해주실 만한 호텔 등을 알려주실 수 있다면 더욱 도움이 될 듯 합니다
해자 지나 입구전 풀밭에 미모사가 가득 있던 것도 너무 좋았어요.
좋은 글을 보니 온가족 끌고 다시 가보고싶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