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식당? 합니다.
예전에 위생검열 받았다고 글을 올렸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290972CLIEN
그런데 8월 중순이던가? 전화가 옵니다.
구청이랍니다.
"지난 번 지적 받으셨던 것 점검하러 8월말~9월초에 다시 방문 합니다"
"지적 받은 기억이 없는데요? 뭘 지적 받았었죠?"
"제가 간 게 아니라서 지적 사항은 모릅니다"
아~머리 아픕니다 ㅠㅠ
지적 받은게 있었나?
오히려 "깨끗하네요, 잘 관리하고 계세요" 라는 말만 기억이 분명합니다.
마지막에 그 분들 갈 때 문제 될 게 있는지 분명히 물었고, 아무 문제 없으니 걱정 말라는 답변 들은 건 확실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뒷통수를....ㅠㅠ
암튼 기억을 더듬고 또 더듬어 보니 몇몇이 떠 오릅니다.
*영업신고증 미부착
맞습니다. 부착해야 되는데 실수했습니다. 재빨리 부착했습니다.
*선반 청소상태 불량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187991CLIEN
밀가루 작업하면 여지저기 밀가루가 난리 납니다.
일하다보면 작업 후 즉시 청소 안하고 다른 것부터 할 수도 있고 저녁 마감 할 때 청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그 분들에겐 뻔한 변명으로만 들릴테고 밀가루 쌓인 선반 청소상태 불량이라고 얘기한 기억이 납니다. 암튼 오늘은 밀가루 작업 안 했으니 당연히 두려울 것 없었습니다.
*칼꽂이 미설치
아뉘~칼을 칼꽂이에 꼽아 두는게 저는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해 오랫동안 식기건조대에 칼 보관 공간에 칼을 비치해 두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얘기해 드렸어요, 그런데 그 분들 말씀은 "아니, 위생여부는 나중문제고 칼 보관은 칼꽂이에 해야 돼" 였습니다. 역쉬 공무원~ 별수 있나요? 또 나온다고 하니 칼꽂이 설치했읍죠.
이게 기억에 전부입니다.
8월 말쯤에 이렇게 대비 해 놓고 "오냐 올테면 와 봐라" 기다리고 있었죠.
근데 안 와 ㅠㅠ
안 오는갑네...하고 잊고 있었는데 바로 오늘 ㅠㅠ
"실례실례합니당~" 하며 두 분이 구청에서 나왔다며 "전화드렸었죠?" 하시며 들어오시네요.
"저겨 지금 시월이거든욧" 하며 속으로 궁시렁 거리는 동시에 심장이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저 하던 일이 급히 해야 하는거라 그 분들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계속 일을 하는데 그 분들은 여기저기 헤집고 다닙니다, 이거 여간 불안한게 아니어서 일을 손으로 하는지 발로 하는지 후딱 해치워 버리고 그 분들에게 갔읍죠.
"제가 뭘 지적 당했었죠?"
"그 때 저희가 온게 아니었고 기록 돼 있지 않아, 그냥 전부 다시 하는 거예요"
망했습니다 ㅠㅠ
저걸로 도마부터 체크합니다. 체크 하시더니..
"어머 10 이야 10 ㅎㅎ" 하며 웃으시네요.
"십?" 하며 좀 큰 소리로 또 다른 분이 되 묻더니 10 이라는 숫자를 기록합니다.
"저겨 10 이 뭐죠? 저 잡혀 가나요?"
"아뇨 300 이하 정상인데 10 이면 엄청 깨끗한거예요, 좀 놀라서요" 하시네요.
가슴을 쓸어 내리며 칼은 30 몇이었나? 40 몇이었나? 기록하시고 또 하나는 무얼 점검하신건지 모르겠습니다, 기록은 안하는 것 같던 기억인데 저 일할 때 무얼 체크 하신 듯...쓰레기 통에 버린 걸 주워서 사진 촬영!
그렇게 여기저기 열고 닫고, 만지고 보며 점검이 끝나고 가시려 하길래 물었읍죠.
"지적 사항 있음?
"ㄴㄴ 없음."
"지난번에도 문제 없으니 걱정 말라고 했는데 지금 너님들이 왔잖음?"
"진짜 없음, 올 해 안에 또 올일 없음"
"뭥미? 그럼 내년에 또 옴?"
"모름, 진짜 아무도 모름, 복불복임"
이건 수치가 나오는게 아니고 나오는 색깔을 눈으로 확인하는 거라며 사용법 알려주고 가끔 자가 검사하라며 주고 갔습니다.
아~이 분들 두 번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놀란 가슴 쓸어 내리며 오늘 꼬기 먹어야겠습니다.
이상 맛집은 아니고, 동네 흔하디 흔한 구멍가게 같은 식당?하는 넘의 위생검열 연속으로 겪은 일이었습니다.
"지적 받은 기억이 없는데요? 뭘 지적 받았었죠?"
"제가 간 게 아니라서 지적 사항은 모릅니다"
황당하네여.. 일 대충해놓고 모른다면 다인가여..
"몇년만 기다려라 굥~너님도 이 기분 느낄 날 올꺼다"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칼꽂이 중에 속이 비어서 통풍 잘 되는 칼꽂이도 있어요.
나중에 꼭 가보고싶어요
마지막에 있는 사진은 클린트레이스라는 키트 입니다. 클린트레이스는 표면에 단백질수치를 검사하는 키트로 스왑후 색상 변화에 따른 단백질 잔류 여부를 나타내는 키트 검사법입니다. 단백질이 남아있다는 것은 세척이 제대로 안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저는 음식점이 아닌 다른 식품업계에 종사하지만, 너무 불친절하고 일처리가 잘못됬다고 생각이드네요.
보통은 식품안전위생감사를 하게되면, 날짜를 정확히 지켜서 와야 업장에 방해도 되지 않는데, 정확한 날짜도 아니고 한번 들릴게요 이런건 좀 고쳐져야 할 것 같아요. (불시점검이라고 하면 이 부분은 어쩔 수 없겠지만요..)
또 식품안전 점검을 하게되면, 당연히 개시미팅과 종료미팅을 해야하고 종료미팅 때 함께 개선점이나 감사결과 등에 대해 확인하는게 정상일텐데, 그런 것도 하나도 없는 것도 그렇네요. 거기에 감사 후 담당자가 점검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해서 업장에 보내주는 것이 정상일텐데, 그런 것도 하나도 없었을 뿐더러 심지어는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서 처음부터 다시한다고 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당당하네요. 자료가 없고 리포트가 없는 건 분명 감사쪽 잘못인데 말이죠. 거기다가 업장에 대한 지식 없이,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른채로 이곳저곳 헤집어 놓는 것 자체도 진짜 이해가 안가네요. 만약에 업장 내 정말로 청결이 유지가 되야하는 곳이 있거나 한다면, 감사하는 사람들 역시도 자신의 개인위생을 먼저 챙긴 후에 입장하거나 만지는게 원칙일텐데(위생모나 장갑, 가운 등) 그런 사전조율 하나없이 그냥 돌아다닌다뇨, 이건 좀 이해가 안되네요 정말.
저도 제가 왜 이렇게 열을 내는진(?)모르겠는데, 같은 식품업계 종사자로서 저런 류의 감사를 저렇게 수직구조의 갑을관계마냥 하는 태도에 좀 기분이 좋지 않아 몇자 남겨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떤 식품업계인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