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에 낳은 아이인데
엄마 뱃속에 있을때 제가 사고로 죽을뻔해서 집사람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미숙아로 나와서 탯줄 자를때에도 미안한 마음이었고
어려서 눈에 종양이 자라는바람에 칼을 대는 수술을 해야했는데
그탓인가 생각에 새벽에 부처님에게 잘할께요 하고 며칠을 밤낮으로 빌었습니다.
지금은 잘 이겨내고 중학생이 되어서 금지옥엽이란 말이 딱 맞을 정도로 볼때마다 애틋한데..
잘때보면 애 얼굴이 빛나는거 같고 바람 불면 머리카락 날리는게 슬로우모션처럼 보이고 그러는데 진짜 딸바보 말기죠;;
그런 애인데 오늘은 화내고 혼냈어요.
얘한테 화낸적이 없어서 열네살 14년만에 처음으로요..
왜 참지를 못했을까 후회가 돼서 잠이 안옵니다
추석이라고 온가족이 본가에 와서 삼일째 먹고 자고 하는데
할아버지 모시고 꽃구경을 가자니까 재미없을걸 알아서 안가겠다고 하길래
그러면 집에 있으라 했는데 옆에서 보던 제 동생, 그러니까 딸래미 삼촌이 그러면 되냐구 설득해서 같이 나갔거든요
꽃구경이 재미 없긴했죠
저도 그나이때 정말 싫었어요. 산 들 바다 바람 그게 뭐 좋을까 이해됩니다.
아버지는 꽃이 이쁘다고 사진 찍는데 오늘따라 부쩍 늙어보이고
딸래미랑 아들은 재미 없어해서 오래 있다 갈 생각을 안했어요
그렇게 구경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는데
딸래미가 아 너무 재미있다 또 오고 싶다 혼잣말을 하는것이 빈정거리는 말투로 들리더라구요.
못들은척 하다가 한번 더 그 얘길하길래
뒤돌아서 애한테 가족끼리 나들이왔는데 빈정거리지 말라고 했어요.
거기까지만 했으면 모르겠는데 애가 울기 시작했고
저는 이제 다 큰 중학생인데 재미없어도 어르신 있으면 예의 있게 처신해야지 울지마라라고 했는데
옆에 있던 집사람이랑 할아버지가 놀래서 그만하라고 할 정도로 냉정한 말투였네요..
좀더 부드럽게 말할 수 있었는데
가시 돋힌 말을 한 게 후회돼서 머리가 아플정도로 괴로웠습니다.
말없이 차에 다들 타고 있으니까
애들 삼촌이 괜히 배고프다고 너스레를 떨어서 근처 고깃집에 갔는데
첫째가 훌쩍이면서 고기 쌈을 싸서 제 입에 넣어주는거예요
맛있는데 맛있다고 말도 못하고 고맙다고 짧게 그랬는데
그거도 후회되고
갔다와서 애는 힘들었는지 그때부터 여지껏 자서 얘기 한마디도 못했습니다.
내일은 어디 놀이공원이나 애들 좋아라하는 곳을 갈꺼예요..
진짜 싫다는 표정으로 찍었었죠
툴툴대는 표정으로 옆을 보면서요
질풍노도의 시기라 생각합니다
왠지 가족여행 같은건 시시하게 생각되는 그런 시기요 ㅋ
착하고 예쁘네요.
화내면 나중에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좀더 부드럽게 말할 수 있었는데 가시 돋힌 말을 한 게 후회돼서 머리가 아플정도로 괴로웠다.'
내일 어디 가셔서 다소곳이 마음을 전해 주세요.
그럼 그 친구도 머릿속 정리하는데 있어서, 아버님을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 될거라 믿어집니다.
좋은 아버님 맞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요.
'고기쌈' 귀엽네요. ㅠㅠ
물론 지금은 기억도 못하더란;; 자기는 그런적없데요 ㅋㅋ
명절이라 그런지 다들 못났다고 타박하지 않구 감싸주셔서 생각이 좀 정리되는거 같습니다 ㅠ.ㅠ
무례한 행동은 선을 그어주는 것이 맞지요
그런데 아이한테 그렇게 말할수 밖에 없는 어른 또는 부모로써의 고충도 이야기 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아이는 사춘기라서 당장의 자기 생각만 하는 이기적일수 있지만 또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대우도 같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춘기 아이로써 투정부리다 혼날수 있죠
자기가 하기 싫은거 보기 싫은 것도
가족을 위해서는 해야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놀이동산 가시면서 천천히 이야기 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Vollago
아이의 성장에서도 더 좋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분홍색 이쁜 봉투 하나 주세요
용돈 듬뿍 넣어서
봉투 뒷면에 작은 글씨로 '아빠의 사랑' 이렇게 적어두면 더 좋을거 같고
나쁜 버릇 하나 만드는 방법이겠지만
효과는 듬뿍일겁니다
애들은 애들입니다
커면 다 알거구요
반항시기고 이기성이 극대화되는 땝니다.
조용한 내방이 좋을듯해요
커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네요
그것 또한 추억이네요
시집 보낼때 어떡하려구....
오늘 아침에도 울 아부지는 소리를 버럭지르셨는데.ㅎㅎ 추석이라 이집 저집에서 다툼이 많을 시기네요.
어쨌든 따님이 먼저 잘못했고 님이 비이성적으로 한 행동은 없어보여요.
실제 비아냥 거린거라면 잘못한거죠. 엄할땐 엄해야해요. 오랜시간 여러아이들 대하면서 배운거네요.
시간이 지나면 아이도 본인이 잘못한게 있으니 풀어질껍니다.
어머니가 당신 심장도 저희 위해선 꺼내주실 분 인걸 알기에 잔 다툼도 많았지만 어머니 위해선 저도 제 목숨이 안아까워요.
조부모 , 삼촌들에게 사랑 듬뿍 받는
시절이 있는데 그 사랑을 기억 잘 못하고
언제 그랬나 싶으면 서글프긴 한 것 같아요.
글 읽다 혼내는 심정과 감정들이 읽혀져서
가슴이 멍멍했네요.
본문보고 뭐 폭력 행사 했다거나… 폭언이 튀어 나왔다거나… 이런것도 아니고 적절한 훈육이라.. 당황
문제는 눈에 넣어도 이쁜 자기딸 이란 이유로… 최소한의 예의조차 가르치지 않는 부모들입니다.
가족들도 모두 마음씨가 좋으신 거 같아요.
아이가 고기쌈을 입에 넣어줬다니 아이도 정말 착하네요….
추석에 어울리는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저희 아이와 동갑이군요.
아이를 점점 놓아주셔야 할 겁니다.
그 아이를 사랑했던 마음도 한때로 추억하고
이제 본인과 배우자와의 새로운 추억을 만드세요.
저는 아이들 크면 명절에는 안만나는 가족이 되보려 합니다. 명절에 절대 오지 마라! 해보는게 제 계획이에요.
가족에게 받은 상처가 커서 남은인생 가능한 제 마음대로 살고 싶어요.
따님... 오라질님이 걱정하셨던 것 보다 심상이 곱고 이뻐요. 앞으로 더 예쁘게 성장할거에요. ^^
- 아들 둘 아빠가 -
중2딸을 키우고 있어서 공감합니다.
이렇게 글 쓰신것만 봐도
이미 좋은 아빠신것 같아요!
응원드립니다. ^^
부모님 감정에 의해 가정폭력을 당했던 자식으로서 잘못을 말씀하시고 용서와 앞으로 다짐을 말하고 한번도 저에게 손을 대지 않으셨던 부모님인데요, 이 것 하나만으로도 저는 부모님이 성숙한 어른, 존경받으실 분으로 생각하며 좋은 부보님이라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