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에 박정희가 '서울에 고급 호텔과 쇼핑몰을 지어라' 라고 하여, 마침 당시 껌 쇳가루 검출 사건으로 여론이 안 좋던 재일교포 기업 롯데를 데려다가 한국에 투자를 하라고 권유합니다. 당시 서울에 있는 고급호텔은 국영인 소공동 조선호텔 정도였는데 이 바로 옆의 반도호텔을 재건축하여 롯데호텔과 백화점을 지으란 말이었죠.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당시 강북에는 강남 개발 및 강북 개발 억제정책으로 백화점과 예식장 등 각종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러자 롯데는 이를 법적으로 '롯데쇼핑센터'로 하여 편법적인 회피를 합니다.(이것이 지금도 롯데백화점의 법인명이 롯데쇼핑인 이유입니다) 물론 뒷배에 박정희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죠. 건폐율 45% 제한을 50%로 높이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박정희가 '그 롯데 사업은 잘 되어가고있나' 라며 넌지시 묻기만 하면 모든게 진행되었습니다. 고작 관선직인 서울시장이 각하 앞에서 뭘 하겠어요.
두 번째 문제는 해당 부지가 반도호텔만 있는 자리가 아니었단겁니다. 지금의 롯데호텔 서울 신관 자리는 원래 산업은행 본사의 자리로 정해둔 곳이었습니다. 당연히 부지 소유도 산은이었고요. 그러나 롯데의 '신관 확장'이라는 명분 아래 을지로입구역을 눈앞에 낀 이 좋은 입지의 땅이 그대로 롯데에게 강탈당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산은은 정부 소유이고 산은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박정희의 헛기침 한 방에 당시 한창 개발 중이던 여의도, 그것도 하필이면 참 운이 지지리도 없게 서여의도로 날아가버립니다. 여의도광장을 중심으로 하여 서쪽에 위치한 서여의도는, 여의도를 워싱턴 DC처럼 만들겠다는 의원님들의 논리 아래 개발 도중 갑자기 국회의사당보다 높으면 안 된다는 고도제한이 걸리게 됩니다. DC는 모뉴먼트의 높이가 100미터에 달하기에 고도제한이 있어도 별 문제가 안 되지만(실제론 법적인 고도제한이 없긴 합니다) 국회의사당은 5층밖에 안 되니 나머지 건물도 자연스레 낮아졌습니다. 때문에 산은 본사는 정말 황당할 정도로 높이가 낮습니다.
결국 산은은 정부와 롯데에게 을지로 본사 자리도 뺏기고, 국회에게 여의도 본사 높이제한까지 걸려버린 셈입니다. 참 기구한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란!
IP 116.♡.222.115
09-04
2022-09-04 16:39:53
·
그런데 여의도 부지에 대해서는 조금 물음표가 떠오르는게 서여의도 고도제한이 국회 때문에 걸린거라서요. 그 쪽에 땅 가진 대기업이 한둘이 아닌데 여의도광장 라인만 고도제한을 해제해준다 하면 반발이 일어날게 뻔하고 모양새도 이상하고요. 고도제한을 해제할 수 있을까요? 아니 청와대도 3개월만에 띄우는 패당에게 어려운 일일까 싶기도 하지만 확실히 좋은 소리 나올 문제는 아니네요.
IP 220.♡.26.220
09-04
2022-09-04 22:20:38
·
@따라란!님 안그래도 국회 세종분원 건립과 맞물려서 서여의도 고도제한 푼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굥가카는 출근도 제대로 안하면서 세종시에 집무실을 만드실 계획이구욤.
기천
IP 112.♡.139.243
09-04
2022-09-04 15:45:22
·
산업은행 직원들은 왜 지방이전을 맨날 반대할까요? 20년도에도 반대 지금도 반대...
따라란!
IP 116.♡.222.115
09-04
2022-09-04 15:49:33
·
@기천님 사실 공기업들 중에서 지방 이전 찬성한 곳들 별로 없었을겁니다. 가라니까 어쩔 수 없이 가는거죠. 단적으로 한전 사무직 내부에서 삼성동 본사 경쟁률이 200대 1이 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사자가 아닌 내부 직원 기준으로요. 서울에 이미 인프라가 몰빵된 상황에서 지방으로 가라는게 달갑게 다가오는 직원은 별로 없을겁니다. 게다가 앞서 떠나간 공기업들이 읍면리 논밭에다 아파트와 사옥만 처박아둔 인구 몇 만짜리, 서울로 치면 1개 아파트 단지보다도 작은 규모로 잘게 쪼개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공기업 직원이 아니라도 좋은 말이 안 나올 법 합니다.
기천
IP 112.♡.139.243
09-04
2022-09-04 15:52:53
·
@따라란!님 그렇죠. 이유는 단순하죠. 서울을 버리고 못가겠다.
so007so
IP 118.♡.13.28
09-04
2022-09-04 16:24:01
·
서울 아니어도 수도권에 가족, 기반이 있는데 내려가라고 하는데 좋다고할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본인들도 가라고하면 그냥 반대안하고 가나요?
따라란!
IP 116.♡.222.115
09-04
2022-09-04 16:36:37
·
@기천님 네, 당연한 일이죠. 그러면 저도 묻겠습니다.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갑자기 버리고 수백 km 떨어진 곳에 회사가 옮겨갈테니 알아서 따라오라는데, 그걸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기천님은 어느 날 갑자기 회사가 옮긴다 할 때 자신의 고향과 생활 방식, 자녀 교육, 주택 등 모든 것을 바꾸면서 회사를 따라갈 자신이 있으신가요? 일단 저는 없습니다. 공기업 이전, 지방 활성화 중요하죠. 그런데 직원들 개인의 입장에서는 반대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그것이 혁신도시라며 허울만 좋지 서울 1개 동만 못 한 외진 시골동네로의 이주를 강요받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일리맛있어
IP 86.♡.89.160
09-04
2022-09-04 17:06:45
·
@기천님 직원들은 당연히 반대하죠... 반대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지방으로 가는 거구요
삭제 되었습니다.
따라란!
IP 116.♡.222.115
09-04
2022-09-04 18:33:39
·
@하와와짱님 그 꿈을 품고 만들어진 세종시가 인구 30만인데 정착에 하루이틀 걸린게 아닙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버스 타고 통근했어요. 명색이 행정수도라면서 고속철도 하나 안 지나는 멍텅구리가 되었으니 공무원들만 고생했죠. 혁신도시 인구가 2-3만인 곳들 수두룩합니다. 삼성전자의 본사와 공장이 모두 있는 수원 동탄처럼 거대한 도시도 못 되도록, 표심에만 혈안이 된 의원들이 그 크지도 않은 공기업들 쪼개고 쪼개서 넣었으니까요. 광주, 울산같은 인구 100만 명대 광역시도 젊은 층이 '놀게 없고 할게 없다'며 떠나가는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인구 3만 남짓한 도시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상권이 생기고 시설이 생길 수 있을까요? 서울의 대단지 아파트 한두 개만 못 한 인구수를 가지고 어떻게 매력적인 시설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안 내려갑니다.
IP 39.♡.30.209
09-04
2022-09-04 19:12:53
·
@하와와짱님 공무원만 내려오면 장사가 안되서 상권이 별로 안커집니다. 애초에 신도시의 상권이 자영업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있는걸 생각해보세요. 세대수만 보면 장사가 안되는게 이상한데...(보통 신도시가 어느정도 커지면 대충 2만세대는 낍니다) 그 신도시가 거의 대부분 잠만자는곳이라 상권이 크질 못한다고하죠. 거기다 신축이라고 임대료는 비싸고...주민들은 보통 주말에 큰거 사러갈때는 그냥 차타고 시내 대형마트 가버리구요. 상권이 정착되는 신도시가 의외로 별로 없어요. 공무원은 어차피 낮에 구내식당에서 해결할거고 근무시간이외에 집에 잠만자러 드갈거라 상권이 활성화되기도 어렵습니다. 세종도 아직 상권활성화가 크게 안됐다고하고있는데요... 그나마 세종은 큰 공공기관이 몇몇개나 몰빵으로 갔는 도시인데도 말이죠.
기천
IP 112.♡.139.243
09-04
2022-09-04 20:10:35
·
@깊고멀리보기님 국가시책이 나를 힘들게 하니 반대한다고 하면 이해를 하죠. 이상한 핑계를 대니 문제지요.
기천
IP 112.♡.139.243
09-04
2022-09-04 20:11:54
·
@따라란!님 싫다고 말할 수 있죠. 내 삶이 바뀌는 일인데.... 20년도에도 22년도에도 내 삶이 힘들어서 싫다가 아니고.. 이상한 핑계를 대니 하는 말입니다.
일리맛있어
IP 86.♡.89.160
09-04
2022-09-04 21:47:52
·
@하와와짱님 인구 30만 짜리 세종시도 수도권에 비비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고 하는데요... 혁신도시의 목표인구가 2~5만입니다.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감 오시나요? 그나마도 이전한지 벌써 8년차인데 목표인구 못채우고 있어요...
삭제 되었습니다.
일리맛있어
IP 86.♡.89.160
09-05
2022-09-05 01:32:43
·
@하와와짱님 우정혁신도시는 혁신도시라기보다는 중구 확장/재개발에 가깝다 봅니다. 저는... 혁신도시를 떼어놓고 보며는 제일 실패한 혁신도시가 아닌가 싶어요. 일단 도시 입지(산 깎아 만들어서 평지가 없음), 도시 모양 (길하나 따라서 가로로 길다란 지렁이 모양)을 보면 우정혁신도시 자체로 자립이 불가능 하다고 봐요. 그러니까 다른 혁신도시에 비해서도 제일 발전이 더디고 답도 안나오고.
삭제 되었습니다.
블라드리
IP 116.♡.138.160
09-04
2022-09-04 15:57:31
·
산업은행 지방이전에 반대해야겠네요
액숀가면
IP 221.♡.177.118
09-04
2022-09-04 16:26:36
·
공기업 지방이전은 작금의 서울수도권 집중화를 막기위해서 하기는 해야합니다. 다만, 비리로 그 의미가 퇴색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산은법에 명시된 본점위치 수정은 그리 대단한게 아니죠. 기업들도 사업자등록증에 본사위치 표시된거, 이전으로 바꾸는 것과 같은것이라 생각합니다. 산은 이전 반대는 직원과 관계자들이 매번 꺼내는 비합리적 반대 사유라 생각합니다.
@silverlight님 아뇨 더 오래됐어요. 제가 부산서 살았던 1990년도에도 구 부산상고자리에 롯데월드 짓는다는 말 많았어요.
일리맛있어
IP 86.♡.89.160
09-04
2022-09-04 17:09:20
·
정말 지방 균형 발전을 생각한다면 공기업 지방이전으로 생색만 낼 것이 아니라 수도권 개발 규제, 공급제한, 인프라 분산을 같이 해야한다 봅니다. 수도권에 인프라 몰빵하고, 어마어마하게 공급하면서 지방에는 공기업 여기저기 흩뿌려놓고 무슨 지역균형발전을 하겠다는건지 모르겠네요.
삭제 되었습니다.
회장
IP 121.♡.175.62
09-04
2022-09-04 20:37:32
·
bnk 거의 롯데랑 일본자본 아닌가요...
비행소년19
IP 59.♡.58.44
09-04
2022-09-04 21:20:48
·
꼼꼼한
크래쉬
IP 122.♡.7.177
09-04
2022-09-04 21:29:42
·
이건 뉴스 보도 나가야한다고 봅니다
삭제 되었습니다.
새벽클량
IP 223.♡.21.136
09-04
2022-09-04 22:51:48
·
쓰레기들 너무 헤쳐먹는데. 뻔히 다 보이는데. 법 위에 있으니 O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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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x데군요..
그러니까 BNK가 지방은행을 헐값에 인수한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러면서 산은 민영화도 하고 경남이랑 합병하면 먹는거랑 똑같다. 뭐 이런 소리로 보입니다.
BNK그룹 주주현황 입니다.
bnk금융지주도 재미있네요.
롯데거나 일본이거나....
mb습성 안버린다 예언하더만
딱이네요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당시 강북에는 강남 개발 및 강북 개발 억제정책으로 백화점과 예식장 등 각종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러자 롯데는 이를 법적으로 '롯데쇼핑센터'로 하여 편법적인 회피를 합니다.(이것이 지금도 롯데백화점의 법인명이 롯데쇼핑인 이유입니다) 물론 뒷배에 박정희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죠. 건폐율 45% 제한을 50%로 높이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박정희가 '그 롯데 사업은 잘 되어가고있나' 라며 넌지시 묻기만 하면 모든게 진행되었습니다. 고작 관선직인 서울시장이 각하 앞에서 뭘 하겠어요.
두 번째 문제는 해당 부지가 반도호텔만 있는 자리가 아니었단겁니다. 지금의 롯데호텔 서울 신관 자리는 원래 산업은행 본사의 자리로 정해둔 곳이었습니다. 당연히 부지 소유도 산은이었고요. 그러나 롯데의 '신관 확장'이라는 명분 아래 을지로입구역을 눈앞에 낀 이 좋은 입지의 땅이 그대로 롯데에게 강탈당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산은은 정부 소유이고 산은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박정희의 헛기침 한 방에 당시 한창 개발 중이던 여의도, 그것도 하필이면 참 운이 지지리도 없게 서여의도로 날아가버립니다. 여의도광장을 중심으로 하여 서쪽에 위치한 서여의도는, 여의도를 워싱턴 DC처럼 만들겠다는 의원님들의 논리 아래 개발 도중 갑자기 국회의사당보다 높으면 안 된다는 고도제한이 걸리게 됩니다. DC는 모뉴먼트의 높이가 100미터에 달하기에 고도제한이 있어도 별 문제가 안 되지만(실제론 법적인 고도제한이 없긴 합니다) 국회의사당은 5층밖에 안 되니 나머지 건물도 자연스레 낮아졌습니다. 때문에 산은 본사는 정말 황당할 정도로 높이가 낮습니다.
결국 산은은 정부와 롯데에게 을지로 본사 자리도 뺏기고, 국회에게 여의도 본사 높이제한까지 걸려버린 셈입니다. 참 기구한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년도에도 반대 지금도 반대...
그렇죠.
이유는 단순하죠.
서울을 버리고 못가겠다.
공기업 이전, 지방 활성화 중요하죠. 그런데 직원들 개인의 입장에서는 반대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그것이 혁신도시라며 허울만 좋지 서울 1개 동만 못 한 외진 시골동네로의 이주를 강요받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광주, 울산같은 인구 100만 명대 광역시도 젊은 층이 '놀게 없고 할게 없다'며 떠나가는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인구 3만 남짓한 도시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상권이 생기고 시설이 생길 수 있을까요? 서울의 대단지 아파트 한두 개만 못 한 인구수를 가지고 어떻게 매력적인 시설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안 내려갑니다.
세대수만 보면 장사가 안되는게 이상한데...(보통 신도시가 어느정도 커지면 대충 2만세대는 낍니다) 그 신도시가 거의 대부분 잠만자는곳이라 상권이 크질 못한다고하죠. 거기다 신축이라고 임대료는 비싸고...주민들은 보통 주말에 큰거 사러갈때는 그냥 차타고 시내 대형마트 가버리구요. 상권이 정착되는 신도시가 의외로 별로 없어요.
공무원은 어차피 낮에 구내식당에서 해결할거고 근무시간이외에 집에 잠만자러 드갈거라 상권이 활성화되기도 어렵습니다. 세종도 아직 상권활성화가 크게 안됐다고하고있는데요... 그나마 세종은 큰 공공기관이 몇몇개나 몰빵으로 갔는 도시인데도 말이죠.
국가시책이 나를 힘들게 하니 반대한다고 하면 이해를 하죠.
이상한 핑계를 대니 문제지요.
싫다고 말할 수 있죠.
내 삶이 바뀌는 일인데....
20년도에도 22년도에도 내 삶이 힘들어서 싫다가 아니고..
이상한 핑계를 대니 하는 말입니다.
다만, 비리로 그 의미가 퇴색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산은법에 명시된 본점위치 수정은 그리 대단한게 아니죠. 기업들도 사업자등록증에 본사위치 표시된거, 이전으로 바꾸는 것과 같은것이라 생각합니다.
산은 이전 반대는 직원과 관계자들이 매번 꺼내는 비합리적 반대 사유라 생각합니다.
https://www.hani.co.kr/arti/area/yeongnam/1047632.html
아뇨 더 오래됐어요. 제가 부산서 살았던 1990년도에도 구 부산상고자리에 롯데월드 짓는다는 말 많았어요.
수도권 개발 규제, 공급제한, 인프라 분산을 같이 해야한다 봅니다.
수도권에 인프라 몰빵하고, 어마어마하게 공급하면서 지방에는 공기업 여기저기 흩뿌려놓고 무슨 지역균형발전을 하겠다는건지 모르겠네요.
법 위에 있으니 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