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는 제가 20대의 나이였습니다.
쌀쌀하던 늦가을, 당시 친구들과 몇살 더 어린 여자애들과 모여서 술을 마셨는데 다들 많이 취했죠.
여자애 한명이 좀 많이 취해서 화장실을 갔는데 밖에서 기다리니 우당탕탕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쓰고난 휴지를 버리는 큰 통 (코발트 파란색)을 안고 쓰러져 있더라구요.
청바지는 반쯤 내려가 있고 속옷은 다행히 올린 상태에서 오물이 묻은 휴지가 온몸을 덥쳤습니다.
너무 더러워서 어린 마음에 그대로 도망갈 생각도 들었지만...
나쁜일이라도 당할까봐 바지 입히고 휴지 걷어내고 들쳐 업고 나왔습니다.
친구들이 나에게 맡기고 모두 떠나버려서
여자애를 들쳐업고 바람찬 길을 걷다가 겨우 택시를 잡았습니다.
집은 5층짜리 주공아파트 였는데, 내려서 계단까지 업고 올라가 벨을 눌렀습니다.
식구들이 놀라서 뛰어나왔는데 일단 방이 어디냐고 물어서 여자애를 눕혔습니다.
아버지는 해병대 출신이셨는데, 인사불성된 딸을 보더니 눈이 돌아가 딸의 얼굴이며 머리에 거의 사커킥을 날리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걔가 맞아 죽을까봐 아버지를 안고 거의 뒹굴다 시피 말렸습니다.
그리고.. 무릅을 꿇고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담배에 불을 붙이시더니, 한모금 빠시고 한숨처럼 내뱉으시더니.. 저에게 짧게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 아버지가 나를 좋아하시고 가끔 물어 보신다며 그 여자애가 저에게 삐삐를(ㅋㅋ) 많이 치더라구요.
아마도 그 여자애가 저를 좋아하게 된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여자애와 사귀지 않았습니다.
그 여자애는 제가 업고 가능 도중 저의 목덜미 쪽에 구토도 했었거든요.
꼭 그런것 때문에 안사귄건 아니고.. 그냥 사귀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요즘 시대 풍조로 생각해 보면.. 제가 그 여자애를 집까지 데려다 주면서
적지 않은 리스크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사실 좀 치밀한 저의 성격상 그 당시에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던건 아닙니다.
당시 그 여자애가 농담으로 라도 "오빠!! 혹시 나 취했을때 이상한 짓 한거 아냐?"
물어보기라도 하면...
"우리 누나가 사준 내 카운트다운(당시 삼성물산이 출시한 중저가용 의류메이커) 마이(쟈켓)에 니가 오바이트한 우동사리가 묻어서 떼어내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줄 알고 그런소리를 하냐?"
이렇게 얘기해 주려고 했었죠.
그날 3차때 투다리에서 마셨거든요.
그리고 다음해 봄에 후배가 그 마이를 빌려달라고 하여 곱게 다려서 주려고 다림질을 하고 있는데
카라 안쪽에 말라붙은 우동사리 하나가 아직 붙어 있더라구요ㅎ;;
(대학교때 돈 아끼느라 드라이도 안하고 대충 닦아내고 했나 봅니다)
하여간.. 그런데 지난주에 현실에서 비슷한 일이 또 발생 했네요.
회사 회식 자리에서 그분은 결혼하신 여직원 분이셨는데.
내내 술을 많이 드시면서 드시는 내내 저에게 집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하더라구요.
제가 술을 마시지 않기에 차를 가져갔거든요.
믿는 구석이 있으니 엄청 많이 마셨는지.. 하여간 차에 탈때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차를 타고 달리니까 갑자기 뿜으려고 하는 겁니다.
갑자기 25년전 기억이 소환되어 차를 급하게 몰아서...
약간 널널한 장소에 차를 세웠습니다.
공터도 있고, 잡초도 좀 무성한 곳이었습니다.
차로 여직원을 가려주고... 저는 저멀리 떨어져서 담배를 피웠습니다.
귀뚜라미가 울고 풀벌래가 지져귀는 가을밤...
저쪽에서는 여직원이 쭈구리고 앉아 고생하고 있고
저는 청명한 초가을밤의 시원함을 느끼면서 담배를 피웠는데
좀 안되어 보여서 차문을 열고 생수통과 휴지 몇장을 꺼내서 가져다 주었습니다.
여직원이 대충 수습을 하더니 좀 나아졌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잠들기 전에 주소를 불러달라고해 얼른 찍었습니다.
그리고 여직원의 집으로 향하는데...
옆자리에 앉아 꾸벅꾸벅 고개를 떨구고 졸아서
아예 좀 편하게 자라고 다시 차를 세우고 차 밖으로 나가서 조수석 문을 열고
좌석을 편하게 뒤로 제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제법 짧은 치마를 입고있던 여직원분은
처음엔 다리를 붙이고 있으려고 노력하다가.. 이내 다리는 윤석열 대통령처럼 쩍벌이 되고ㅠ
나중에는 코까지 그렁그렁 골며 자더군요...;;;
집에가면 남편이라도 나와있는건 아닌지 한편으론 걱정도 되고
정신을 못차리면 또 집에 전화를 해야 하나..맘조리면서 갔는데 다행히 도착하니
긴장을 하고 인사하고 총총걸음으로 들어가더군요.
깨울때 안경이 코가 아닌 입에 걸려 있었습니다.
월요일에 저에게 뭐라할지..
왠지 민망한 나머지 제가 강제로 손절당할것 같네요.ㅎㅎ
집으로 오면서 약간 짜증도 났지만
속으로 계속 우리회사 직원이니까, 함께 일하는 동료니까 잘해준거다.
이렇게 되내이면서 왔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여자다 보니
제 앞에서 인사불성이 되어 무방비 상태로 있었다 보니
신경이 안쓰이는건 아닙니다.
근데 또 저 상태로 택시를 탔으면 어떻겠냐 싶고...
사는건 복잡하네요.^^
자기 주량도 체크 못할 사람이라면 술을 멀리해야합니다
오히려 다들 적당히 절제하니까 한두명 절제 못하는 사람이 튀는거죠
첫번째분과 결혼하셨으면 완전 영화 엽기적인 그녀네요^^
자기 주량도 감당 못할 정도로 절제를 못 하는 사람이란 생각에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몸에 손 안대고 걍 경찰에 인계만 해 줍시다.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혼자 자취하는 아이라
당연히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문 앞에서 열쇠 찾느라 가방을 뒤지고 있는데
안에서 문이 벌컥 열리며 아버님이 나오시더군요..
너무 많이 마시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얼른 돌아오는데 ‘와 이거 엄청 오해 사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ㅋㅋ
다행히 그 뒤로도 별 일은 없었네요 ㅎㅎ
물론 글쓴님이 동료들에게 믿음을 많이 주시는 분이란 것은 글을 통해 알겠지만, 저 분의 행동은 전혀 성인의 행동이 아니네요..
괜시리 미안하더라구요.
친구가 양주를 처음으로 맛보곤 맛있다고 이것저것 맛보다 그만...
조선비치앞 백사장서 등두드리고
생각만해도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조금 넘쳐서 아저씨한테 혼났던거같아요.
/Vollago
그럼 드문드문 기억이 안나요.
나이들 수록 심해지는것같단 ㅠ
다른사람이 보기엔 멀쩡해보여서 안 취한것 같았데요
마지막에 일주일을 고생하고 술을 멀리하다 좀 도수 낮은 설중매로...그뒤론 필름 끊긴적은 없네요.
제가 다니는 회사에는 술먹고 이성동료랑 동승하지 마라..라는 룰도 있는데..
다신 술자리 안합니다.
술 잘 안마시는데,
석사과정 시절에 학교 근처 카페 여사장 애가 우리 또래라서 동기들이랑 가서 자주 노닥거렸는데,
같이 잘 놀던 멤버들끼리 가서 놀다가,
자기 취해서 문 닫아야 겠다면서 술 안 마신 저보고 데려다 달래서 차에 태우고 걔네 집으로 가는데,
중간에 소변 보겠다고 내려서는
제 눈 앞에서 치마 훌러덩 해선 팬스랑 팬티랑 동시에 내리곤 뿜어내더군요.
그래서 다 볼 때 까지 잠깐 망 좀 봐주다가 태워서 집 앞에 내려다 주고 왔습니다.
우리 학교 애들, 되게 착해요.
끝.
요즘은 그냥 112부릅니다. 아니면 그분 핸드폰으로 전화해서 가족 분께 데리러 오시라 합니다.
그냥 기분이 안 좋았던 그런 기억이네요.
제 아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겁니다.
선행하고 폭행을 당하셨네요.
ㅠㅠ
그냥 윗분 이야기처럼 그분 가족 연락해서 데려가시라고 함이 제일 좋은것 같습니다.
근데 투다리에 마이면... 적어도 70년대 중반생이시네요. 저처럼 중학교때부터 술드신거 아니면요. ㅋㅋ
그래서 그런지 여자랑 에피소드가 1도 없긴 하네요 제가 술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
그 후배가 “여보 오늘은 파전과 순두부 어때?” 라고 해서 좀 아까 쿠팡이츠에 주문했어요.
끝까지 정독했는데.. 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