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심심한 사과' 라는 어휘를 발단으로 실질 문맹률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간 것 같네요.
이에 대해서 뭐 저는 평소 책을 잘 안읽고, 뉴스 기사 등도 잘 안보고, 하루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가벼운 소재의 유튜브 등만 보거나 게임만 하거나 하면 뭐 모를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그게 좋은 생활 패턴인지는 건너뛰고..)
저는 진짜 심각한 문제는 이것을 받아들이는 행동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모르거나 착각했다면 뭐 그럴 수 있는 일이고, 자기가 생각했을 때 뭔가 문맥과 자신의 지식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저 말이 혹시 다른 뜻을 갖고 있는데 자신이 모르고 있는 것인지 찾아보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문맥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 자체로 하나의 학습이 되니까 다음부터는 잘 알게 될 것이구요.
근데 이상하게도 자신이 모르는게 너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오히려 그 말을 쓴 사람을 나무라는.. 당당함이 자주 보이는 것 같아요.
예전에 '금일'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는데,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한 이상한 당당함이 있어요.
'자신이 안쓰는 말이니까 다른 사람들도 안 쓸 것이다.' 라고 단정짓고 그 말을 쓰는 사람을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겁니다.
일상 태도의 밑바탕에 아주 심각한 이기주의, 반지성주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사람들이 소수이기를 바라는데,
점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지성을 무시하는 반지성주의 사회가 되어가는게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자기는 중립적으로 판단한다는데 자기 공격받으면 못 참고 꼬치꼬치 따지고 팩트외적인 태도까지 문제삼습니다. 굥교로운 중립...
모르면 인정하고 배우면되는데
그게 아니라 외려 아는 사람을 타박하는게 문제인거죠
반지성주의라는 거창한 말로 포장할 것도 없이
대무식시대에 접어든게 아닌가 합니다.
대무식시대 받고 대혐호시대 갑니다~
그 좋은 스마트폰으로 1분도 안되는 시간을 투자해서 그게 무슨뜻인지 너무 금방알수 있을텐데 말이죠...
생각보다 글자로만 해석하는것과 진짜 의미가 반대인 경우나 상관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별개 문제로, 어떤 사람은 여러분은 남들은 아는데 자기는 모르는 거 없을 것 같냐고 실드 치던데… 심심한 사과를 모르면서 큰소리 치는 정도면 그것만 모르는 사람일 것 같진 않아요.
오해의 소지는 ㅈㄹ 국어사전만 찾아봐도 나오는걸...
특히 대재 대졸 엘리트라고 자칭하는 집단은 더 심하죠.
그러니까 저 단어가 '사어'여야 내 무결점이 완성되는 거고요. 동년배(?) 관찰을 통해 얻은 결론입니다.
저도 일부 의견처럼 '무식한 사람'이 늘었다는 건 거짓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들이 요란하고 더 용감해졌다고(나댄다고) 봅니다.
예전엔 부끄러움에 이를 갈면서 사전을 뒤져서 만회하려 했던 것과 확 달라졌죠.
'작일' 이란말, 저는 한번도 쓴적없지만 무슨말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처음접했을때 모르는 말이면 찾아보고 물어보면 됩니다. 그 다음부턴 알고 있으니 그런일이 안생기겠지요.
하지만 요즘 태도는 빙부? 남의 부모를 왜 빙신이라고 하시죠? 급입니다.
적확도 '정확도 모르시나봐요 깔깔'하거나 그런 생각으로 넘어가고 사전 절대 안 펴보죠.
나중에는 단톡방 봇물 논란처럼 단어 쓰는 쪽이 나쁜놈이 되어버립니다.
그냥 한글 형태로 알면 됩니다.
우리가 영어를 배울때 라틴어를 배우지 않는것처럼요.
@녹색광선님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한자 교육과 이를 시간적으로 병치 시킨 후, 각 교육이 서로 배타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빈약합니다. 한자 교육이 무슨 천자문 외듯이 서로 연관성도 없는 글자들을 마구잡이로 주입해서 외우게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 해주신 바와 같이 소위 '사전도 찾아보려 하지 않으려는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위해서라도 우리 말에 이런 단어들은 원래 어떠한 한자들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이런 한자는 사실 다른 가, 나, 다 예시 단어에도 많이 쓰인다. 이 정도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과연 그렇게까지 독서량을 저해시킬까요? 한자 교육에 반대하는 여러 논지를 듣고 종합해보고는 있으나, 한자 공부하면 독서 시간에 방해된다는 논리는 솔직히 초견입니다. 그리고 그런 수준으로 학습능력이 저해된 학생들이 그러면 한자 교육 안한다고 남는 시간에 독서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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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댓글 타래에서 볼 수 있듯이, 한자 교육은 우리 말과 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자어를 분해하여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줄 수 있습니다. 예시로 '작년'은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작일'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였을 때 단어를 문맥에 따라서만 그 뜻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단지 띄어쓰기로 인해 발생한, 처음 보는 글자의 조합 '단어'이기 때문이죠. 한자 교육은 우리말과 글의 단어를 조금 더 작은 단위로 잘게 조각내어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작'이라는 한글의 문자가 내포할 수 있는 뜻에 대해서 금방 이해할 수 있을 수 있죠. 누구에게나 이것이 해답이 아닐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해주신 바와 같이 단어의 연관성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더욱 이러한 부분의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개념을 가르치고 어휘를 늘리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생산하는 효율인데, 아시다시피 성인에게 몇분만에 가르칠 수 있는 사칙연산을 우리는 초등교육에서 몇년에 걸쳐 지루하게 반복시킵니다. 문자의 경우에도 문맹을 벗어나고 문해력을 쌓도록 하려면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될 때까지 기초 과정으로 지난한 읽기 반복을 시켜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입시교육이나 각종 채용시험에 포함된 언어시험문제는 기본적으로 빠르게 읽는 것을 필수 능력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호 효율성을 따졌을 때에도 한자는 알려진 것처럼 효율과는 거리가 먼 문자체계이고, 그것을 배우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미 한자를 한글전용법 및 그 후신인 국어기본법으로 제한적인 용도로 몰아 넣어버린 대한민국에서 한자를 다시 교육하느니 이야기가 주기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정작 중화인민공화국이나 중화민국이 어찌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수 있는데, 한자의 형태가 여전히 기능하고 있다면 중국어 사용자들은 중문을 입력할 때에 창힐수입법 등의 모양 기반의 입력체계를 사용할 것입니다만, 실제로는 95% 가량이 한어병음방안 또는 주음부호 등의 소리 기반 입력 체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민공화국은 우리가 간체라고 부르는 통용규범한자에 공용문자의 지위를 부여하면서 음성언어를 문자로 전사하면서 발생하는 복잡도를 줄이려고 노력한 결과로, 라틴 알파벳으로 발음을 쓴 다음에 통용규범한자로 변환하고 있어 중국어로 소리낼 줄 알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한자를 쓰는 곳에서도 문맹을 박멸하려는 결과로 한자의 교육적 장점이라고 떠올리는 부분을 상당수 삭제해서 쓰고 있는데, 먼저 한자를 일상 언어에서 몰아내어 문맹박멸에 성공한 대한민국이 굳이 과거로 돌아가려고 경주할 이유가 있나 모르겠습니다.
몇 번이고 말하지만, 각잡고 일주일에 20자 30자씩 모양을 외우게하자는 한자 교육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저와 의견이 갈리시는 부분인데, 저는 예서 이후의 한자는 이미 기호화가 그 뜻의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어나서 어떤 글자의 형태를 통해 뭔가를 가르치기 어렵다고 봅니다. 종이나 화면에 전사된 형태에 대한 의미가 없다면 어떤 모양이든지 상관 없이 신호만 교환하면 되니 한자는 불필요하고, 형태 그 자체로 중요하다면 그나마 원형으로 가르치는 것이 과거의 이모지에 기반한 문자체계에 대한 고고학-언어학적 상식을 늘리는 데에라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형성자들은 학명처럼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애매한 정보량을 글자에 담고 있습니다. 학명을 알아나가는 것도 매우 재미있어 계통도를 그려보는 것이 좋은 취미활동이 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면 저는 부정적입니다. 린네의 명명법이 교과서에서 소개되는 것처럼 한자 또한 배워보는 것이 재미있는 선에서 다뤄야 하지 가르쳐야만 하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린네의 2 단어 체제의 학명 명명법을 예로 들어 주셨지만, 학명을 짓는 방식은 소수가 관리 대상이 됩니다. 반면 우리 말의 현실이 한자어 기반인 이상, 반드시 이러저라한 한자가 모여 우리 언어의 조성요소가 되었다는 사실과 예시를 적극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ㅡ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어휘력 정도의 문제는 소수 인구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어요.
딱 교양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인데 그것이 부족하다면, 그로 인해 생기는 불이익은 오롯이 본인 책임이겠죠.
어느정도는 사회적인 합의가 있겠고, 어느정도는 개인적인 선이 있겠죠.
녹색광선님 말씀대로 그 선을 정하기가 애매한 부분이 있고 세대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 '교양'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스스로가 정한 선이 있을 것이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한도가 있을텐데, 그 괴리로 인한 결과는 본인이 져야하는 것이겠죠.
'금일'을 금요일로 알 수는 있어요, 하지만 리포트를 못내거나 면접에 가지 못한 것은 본인이 받아들여야하는 부분입니다.
이건 차이를 인정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네요.
고객이 주문했는데 금일 발송된다고 했다가 욕먹고 취소 당한적이 있어서 그 뒤로 오늘 발송됩니다 라고 얘기함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503143CLIEN
사회심리학 전문가 있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