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 가끔 가는 회사 근처 치킨집이 있습니다. 인근에 회사와 공장들이 있기 때문에 점심용 세트메뉴도 인기가 좋습니다. 주문받고 금방 튀겨주는 치킨 또는 치킨버거와 감자 (깍뚝썰기 감자튀김 또는 프렌치 프라이), 탄산음료가 합리적인 가격이었거든요.
이 집의 점심 세트메뉴 가격은 다음과 같이 바뀌었습니다.
시점 | 가격 | 인상률 |
2014 | $7.41 | |
2016 | $8.47 | 14% 인상 |
2018 | $9.00 | 6% 인상 |
2022 오늘 | $11.64 (15,200원) |
29%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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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들어서 이 집뿐만이 아니라 외식물가가 모두 급등했습니다. $7 하던 베트남 쌀국수가 $11 (57%↑)되어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쓴 이유는 값이 아닙니다. 제목을 보면 미국인의 비만에 대한 것이지요. 놀란 것은 음식을 받은 후였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양이 2018년의 1.5배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2018년 이전의 양도 결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저 말고 다른 건장한 미국 사람들도 만족스럽게 1인분만 먹고 갔고요. 그런데 거기서 양을 50%를 더 늘린 것입니다. 저는 결국 깍뚝튀김 감자는 2/3만 먹었고, 생선튀김 버거는 절반밖에 못 먹었습니다. 예전 양을 줄때는 모두 다 먹었습니다.
미국 식당이 양을 늘리는 것은 가격을 올릴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그냥 값을 올리면 반발이 심하니까 양이 늘어났다던가 고급화했다던가 하는 핑계를 대지요. 식당에서 재료 원가의 비중은 크지 않기 때문에 양을 많이 주더라도 가격인상분을 모두 상쇄하지 않거든요.
그 결과 미국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량은 세월이 지날수록 늘어났습니다. 아래 그림은 2008년전에 해당 시점과 20년전 (90년대)를 비교한 것입니다. 값을 올리면서 크기와 칼로리가 모두 늘어났습니다.
- 베이글 : 140 -> 350칼로리
- 치즈버거 : 333 -> 590 칼로리
- 탄산음료 : 85 -> 250칼로리
- 프렌치 프라이 : 210 -> 610 칼로리
이 결과 미국인들의 비만 정도도 상승했습니다.
1970년대 미국의 해변가 사진에서는 매우 정상적인 비만도의 사람들만 보입니다.
한편 2022년의 다른 해변가는 우리가 잘 아는 덩치 좋은 미국인들이 보입니다.
식당들이 양을 줄이고 값을 내렸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늘 광고하는 것은 더욱 비대해진 고기 4장짜리 와퍼 같은 것들입니다. 그 결과 음식물 쓰레기도 많고, 사람들에게 적당한 식사량의 기준을 왜곡시켜서 생각없이 더 많이 먹게 만들고 있지요.
포장지는 더욱 거대해지고요.
이야 알고봤더니 한국인의 비만까지 걱정해주는 개발의욕 넘치는 과자 회사였네요...ㅎㅎㅎㅎ
자꾸 그러시면 의욕이 떨어져요.
하나사서 둘이 나눠먹으면 더 싸진거네요
양심적 이네요 ㄷ ㄷ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양을 줄이니깐요!!!
그 집의 햄버거 양과 콜라 양은 옛날에 비해 거의 늘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집 햄버거는 맥도널드의 가장 싼 햄버거보다 조금 작습니다. 저하고 제 친구는 2개, 3개씩 한입거리로 먹지요. 다르게 생각하면 옛날보다 정량에 대한 일반적인 의식이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지요.
저희는 햄버거 두개, 스테이크 하나로 4인가족 배불리 먹고나왔는데,
옆자리 플러스사이즈 미국인들 왕사이즈 콜라 하나끼고 세트 메뉴로 각자 1인분씩 뚝딱 해치우더라고요.
한국 프랜차이즈는 양은 줄이고 가격은 올려받고, 근데 그거 먹고 살이 안 찌는 것은 또 아니죠...
텍사스 로드하우스에서 8온스도 많은데, 옆 테이블에서 10온스, 12온스 짜리를 썰고 있는 여성분들을 보면 대단해보여요.
거기에 사이드 메뉴 기본으로 나오고, 추가로 양파튀김이나 새우튀김, 버팔로윙 같은 추가 메뉴까지 시켜먹는게 보통이니.. ㄷㄷㄷ
그걸 다음번 인상때까지 꾸준히 유지하다니, 조금은 양심적인건지....
사실 음식 양 증가는 전체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대비 소비자에게 훨씬 더 큰 효용을 가지니까요.
다만 그 귀한 경험을 버거킹에서 2020년에 했습니다. 와퍼 크기가 확 줄어서 예전의 와퍼 주니어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제가 버거킹을 오랫동안 자주 애용했고, 거기 있는 메뉴를 모두 다 먹어보기 때문에 아주 잘 알거든요.
그렇게 줄어들었더니, 2020년 후반에 값을 30%정도 올리더라고요. 값을 올리고는 와퍼가 정상 크기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장사하면 잘 될 것 같은데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7363915?c=true#136028001CLIEN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올바른 우리나라 과자기업들... 흠흠
저도 예전에 미국 남부여행 갔을 때 음식을 절반쯤 남겼더니 웨이트리스가 음식에 무슨 문제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식사 메뉴는 미국식.....음식수령은 한국식.....
얼마전에 동네 버거킹에서 와퍼 세트 시켰는데 금액이 저정도 나와서 그런지 엄청 싸게 느껴지네요.
여긴 음식점들 가격이 올라도 양은 늘어난 느낌이 없어요.
오히려 저희동네 치폴레는 가격은 있는대로 올려놓고선 이전엔 양것 주더니 요즘엔 정량에 딱 맞춰 주더라고요
햄버거세트를 사서 먹고나면 분명 배가 부른데 '아 뭐 더 먹을거 없나?' 라는 생각이 남습니다.
근데 저렇게 배가 불러서 남길 정도라면 이미 정량은 한참 지난 상황이라는 거죠
.. 와 저 사진 안타깝네요 ㅠㅠ
미국에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을 경영해본 사람으로서 고칼로리 고염 고당 살이 안 찔 수 없죠. 저도 매장에 있는 동안 물대신 탄산음료로 마시니 미국 간지 2년만에 66에서 87이 되더군요. (물론 건강이 심하게 안 좋아졌지요. 덕분에..)
윗분도 언급하셨지만 이민가서 첫 쇼핑 간곳이 월마트였는데 바깥벤치에 난생 처음보는 거구의 여성이 코카콜라 페트와 샌드위치 하나를 먹더니 그자리에서 담배하나 피우고 밴치에서 잠을 자더군요. 아마 월마트 직원으로 점심 시간이욨을 겁니다. 얼굴을 작은데 몸은 비대하고 큰..
아주 큰 문화 충격이였는데
제가 장사를 하면서 레시피를 보면 도저히 한국인 양심상 할 수 없는 레시피더군요. 짜고 자극적이고 달고.. 그래서 장사한지 1년 후에 레시피를 변경했더니(조금 양심적으로) 손님이 40%나 줄어서.. 미국 애들 반응이 네스티(nasty:형편없다)로 일관해서 어쩔 수 없이 바로 원래 레시피대로 만들어 판 경험이 있습니다.
참 힘든 직업이였죠. 그런데 살다보니 그게 또 인이박혀 먹고 있게 되더라구요.
외국음식 먹다보면 진짜 이게 소금인지 설탕인지 싶은 것들이 많더라구요;; 고생하셨슴다.
반면 경험하신 대로 소비자 층의 수준에 맞춰 간을 해야지, 덜 짜게, 덜 달게 만들면 그것을 단순히 맛이 없다고 해버리는 사람들에게는 그 입맛에 맞춰야 장사가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동네에 따라서는 짜거나 달지 않은 음식을 파는 식당은 전멸해버린 동네가 있기도 하지요.
다시 빼는 데 10년 걸렸고요.
미국 서민 식생활이 무서운 것이, 처음엔 이렇게 많은 걸 어떻게 다 먹나 싶지만 몇달만 지나면 다 먹게 됩니다.
식당에 가면 옆테이블 뒷테이블에 나보다 더 큰 사람들이 엄청나게 먹어대고 있고
서민들 입는 대중브랜드 옷가게에 가면 거대한 사이즈의 옷들을 팔고 있다 보니 내가 살찌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희박해집니다.
미국도 부자들은 날씬해요.
그리고 주변에 뚱뚱한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그 정도가 정상이라는 인식으로 적응됩니다. 마치 군대에 있다 보면 웬만한 여자만 보면 미인인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적응처럼요. 그러다가 한국에 가 보면 다시 비만에 대한 인식이 리셋되고요.
말씀하신 대로 중산층 초과 인구는 거의 다 날씬한데, 부자들은 노동 시간이 적고, 거주지도 운동할 장소가 가까워서 운동하기 쉽고, 같이 지내는 사람들의 수준이 있다 보니 디룩디룩한 사람들이 없어서 정상적인 체형에 대한 기준이 높은 것 같습니다.
말라깽이 저의 눈으로 봤을때요. ㅎㅎ
일반식당부터 한국에 있는 패스트푸드점도 그 양 기준이 완전 다르더군요.
뭐 그래도 한국보다는 양심적이죠. 한국은 양 줄이고 재료 질 떨어뜨리고 가격만 올려받는 경우가 더 많은데...
근데, 마른 여성 분도 남기지 않고 다 먹더군요. 마르거나 정상적인 사람들도 살찌는 건 시간 문제로 보였습니다
그대신 한국 여성분들은 요새 점점 피골 상접해지는듯한 느낌이....
미쿡은 베이글 주문하고 치즈 이것저것 를 스프레드~~ 해 달라니 종업원들끼리 웃길래 왜 웃나 했더니, 베이글에 치즈를 발라주는게 아니라 그냥 치즈를 왕창 넣어 주더군요.
뉴욕 맛집 중에 베이글 가게가 왜 리스트에 있나 했더니, 치즈 왕창 넣은 베이글을 먹어보니 베이글이 맛있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만큼 엄청나게 살이 찌겠죠 =_=;
사실 미쿡의 엉뚱한 분들은 정말 어마어마하니... 뭐 한국과 비교 불가이긴 하네요...
미국을 지탱하는게 결국 자국내 소비
그리고 소비를 위한 생산
이거인거 같네요
한 편으로 저는 과체중/비만을 유도하게 되는 시장을 내버려 두는 것이, 다이어트 시장이라는 또 하나의 시장이 열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드네요. (그쪽은 살을 뺄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하면서 더 큰 돈을 벌죠...) 비만인 사람들이 고객인 시장인거죠.... 고객을 생성해 낼 수 있다니!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한 열겹은 쌓아놓아서 다 못먹었다는 ㅋㅋ
어마어마한 두덩치 사이에 손을 잡고 걸어가는 딸로 보이는 마르고 귀여운 여자이이를 보고 저아기가 저렇게 변하겠구나 싶으니 후천적인게 맞나봅니다
1) 의료비 부담이 증가합니다. 에를 들어 미국에 흔한 노년 관절 질환은 비만에 의해 관절에 부담이 많이 걸려서 발생합니다.
2) 인구의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디룩디룩 살찐 사람이 뒤뚱뒤뚱 걷기 때문에 움직임도 둔하고, 육체 노동의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제 회사를 보면 멕시코 공장과 미국 공장에서 똑같은 생산활동을 하는 공장 직원의 움직임이 미국이 뚱뚱해서 확실히 둔합니다.
비만인 사원에게 감량을 하면 인센티브를 준다거나..
자본주의 시장을 대표하는 국가의 기업이라면 왠지 그런 시스템을 도입할 것 같은데.. ㅎㅎ
짜다. 많다.
그나마 멕시칸 식당이 낫고. 이탈리안 식당은 딴나라 맛이고 태국 식당이 입맛에 비로소 맞더라구요.
짜장면은 엘에이 중국집이 더 맛있더라구요.
한국에서 90년대 중반에 미국 유명 피자 체인인 리틀 시저스 피자가 들어왔었는데, 시켜 먹어 보니 엄청나게 짰습니다. 그 한국 체인은 몇년 뒤 망했지요. 나중에 미국에 와서 피자를 먹어보니 다들 그 한국에서 먹었던 리틀 시저스 피자만큼 짜더라고요. 미국은 이게 표준 간이었던 것입니다.
ㅎㅎ 추억이 생각나네요.
미국식당(맥주 파는) 가면 일단 닭날개 열댓개 바구니에 나오는데. 그거 맛있다고 몇개 먹다보면 본 음식 못먹죠. 남기니까 그냥 버리드라고요.
그래서 드는 생각이…
와 ~ 미국은 물자가 풍부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