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다가 글을 적어봅니다.
정확하게는 제가 한 일은 아닙니다.
시국도 시국인데 폭우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도 있던 한 주 였으니까요....
홍천강은 예로부터 어느지역 어느 포인트 어느시기가 되었건
사상자가 많은 지역 입니다. 제가 알기론 제일 많습니다.....
유속이 빠르고 물 깊이도 장난없는 지역이에요.
제가 육아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6살이 되다보니
캠핑을 여름 시즌에 곧 잘 다니곤 합니다.
홍천은 제가 어릴적에도 제 아버지가 데리고 다니던 지역입니다.
제가 커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수도권에서 홍천은 정말 한줄기 빛같은 지역이죠.
캠핑장을 이 상황에 예약을 했습니다.
예약할 당시엔 태풍으로 인한 비피해나 주의가 없었던 상황입니다....
진짜에요. 일주일전부터 기상청과 날씨앱을 뒤지고 뒤졌습니다.
지역 상황에 대해 주의상황과 사전조사를 충분히 진행했었습니다.
아무튼 예약당일 캠핑장을 방문을 하였고 수영장에서
필터로 물을 계속정화하는 믿을만한 캠핑장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와이프에게 맡기고 캠핑장 밑 계곡으로 갔었는데요.
50미터 정도 이후부터는 시퍼렇게 깊어 보이는 깊은 포인트가 있는
강변이었습니다.
한 초등학생 정도 아이가 있었는데 그 시퍼런 포인트 근방까지
스트링 끈이 묶여있는 튜브를 타고 있었습니다.
저는 생존 수영정도의 수영 실력을 가지고 스노쿨링 장비로
시퍼런 지역 30미터 정도 떨어진 안전한 지역에서 스노쿨링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아이가 튜브에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아이 아버지는 아이 이름을 계속 부르고
정말 긴박한 상황이 제 눈 10 미터 앞에서 벌어 집니다.....
아이가 물밑으로 오르락 내리락 (구명조끼는 입었지만) 6~7회 정도
보였습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아이방향을 향해 갔지만
발이 지면에 닿는 끝나는 시점에서 멈췄습니다.
한발만 더 내딛으면 안되는 지역에서 멈췄어요.
저는 제 한몸 생존수영만 가능한 실력이라 공포감이 몸을 감싸더라구요.
다행히 제 바로 옆에 계신 한 아버님께서(수영실력 확실함을 제가 확인한분)
바로 뛰어들어 아이를 잡았습니다.
확인한건 수영실력이 확실해도 발이 안닿는 유속이 빠른곳에선
같이 떠내려가는 무서운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아이 삼촌으로 보이는분께서 그 끈이 달린 튜브를 던지셨고
그 튜브를 잡은 아버님이었지만 아이는 계속해서
허우적거렸고 아버님도 아이를 잡고 계시느라
수면에 얼굴이 오르락 내리락 하던 상황입니다.
저는 튜브를 잡고있던 아이와 아버님을 보고는 튜브를
끌어 당겼고 다행히 상황은 종료 되었습니다.
저는 깊어지는 구간 직전에 공포감으로 제 자리에
머물렀고 먼저 뛰어든 한 남매의 아버님이 한 생명을 구하셨습니다.
상황이 종료되니 아들내미가 눈에 아른거리더군요.
그냥 허허허 하면서 아이 인계하고 끝났지만 저는 휴우증이 컸습니다.
제 아들을 보니까 눈물이 쏟아지더러구요.
목숨이 달린 긴박한 상황에 몸을 던지신 그 남매 아버님
존경합니다. 한치의 고민도 없이 순식간에 몸을 날리셨어요.
가져오신 오리발도 잃어 버리셨습니다. 하나는 제가 찾아드렸지만......
클량 특성상 정치 성향이라는게 있지만 저는 그 아버님이
성향을 떠나서 바로 그 한몸을 던지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기회가 되고 확인이 된다면 꼭 한우 한번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5미터 앞에서 망설이고 10초넘게 몸이 굳어 있었거든요.
물론 당사자 아이 부모님도 계셨겠지만
내가 부모라도 어찌할 수 없는 공포스런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사건인거 같고
꼭 한번 대접해드리기 간절히 원하오니
어느분이건 어느 사이트 회원분이건
이 글을 보신다면 꼭 쪽지 주십시요. 8/14 일요일 ㄷㅋㅎㅋㅍㅈ 입니다.
저라면 애들있으면 강가 근처에도 안갈듯...
아무탈이 없어 다행입니다.
혹시나 싶어 말씀드리지만
익수자 발견하면 무조건 장비부터 던져야지 건져오겠다고 발버둥치는 사람 한테 다가가면 초인적인 힘으로
다가온 사람을 잡아 끌기 때문에
라이프가드 교육에서 맨날 연습하는게 익수자가
잡아끄는거 뿌리치고 도망가기였어요
구명조끼만 신뢰할 수도 없고요...
고생하셨고 모두가 무사해서 천만 다행입니다..
생명을 구하셨네요.
중학교때에 동기 2명이 여름에 놀러가서 홍천강에서 사망했었네요.
옆 집 친구가 같이 있다가 겨우 살아났기에 그 생생한 얘기를 들었었는데...
수영 못하면 깊이가 있는 강은 피서지로 추천하고 싶지가 않네요.
한 순간에 발이 안 닿으면 물속으로 쑥 빠져 들어간다고 하네요.
결국 근처에 잠수부들이 있고 사람 시체 값으로 흥정해야 하는게 현실 이더군요.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너무 자책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 나름의 역할을 잘 수행하셨기에 한 생명을, 아니 두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거라 생각합니다.
그때 왜 한발 더 내밀지 못했나? 하는 후회와 자책은 구하지 못했을때 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자책 마셔요.
물이 무섭네요.
모두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어떤 포인트에서 자책하시는지 0.001도 이해 못 하는 1인)
어린동생이 물에 빠진걸 언니가 들어가 구하려는데
언니에겐 가슴높이여서 서있을수 있는 물이었는데도
애가 사력을 다해 언니를 붙잡고 매달리니 둘다 물속에 끌려들어가버리더라고요
다른사람들이 끌어내서 살았지 자칫 둘다 위험할 상황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