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때마다 판타지 소설 읽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쪽 판타지 만화책도 많이 기웃거렸네요.
그러다 보니 드는생각입니다.
한국은 일단 회귀물의 비율이 압도적입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최대한의 효율로 단물 쪽쪽 빨아먹으며 나혼자 먼치킨....
뭔가 족집게 과외/선행 학습(?)으로 다져진 우리 학생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 친숙한 모습이 이런걸까 싶기도 하고, [기회는 동등했다, 니가 능력이 안되어서 (?) 그 기회를 잡지 못한거지]라는 최근 2찍 형님들의 인식이 살짝 엿보이는것 같아 재미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일단, 출발선상에서 남보다 훨씬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것 자체가 사기인데... 그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기회는 동등했다]는데 촛점을 맞추고 [그래서 나는 정당하게 강해진거다]라는 식으로 자기 위안을 한다는거죠....
그 외에, 현대/도시물이 많고 한국적인 내용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것도 특징
반면 일본 판타지물은.... 뭔 이계/전생이 이리 많은지...-_-);;
일단, 일본인들에게 있어 현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것 같습니다. 대부분 사축/블랙기업출신에 과거가 행복했다 가족이 보고싶다...라는 묘사는 거의 나오지가 않네요.
일단 전생하면서 능력하나 거한거 얻어다가 그걸로 먼치킨 생활 하는거야 그렇다고 치는데....
대부분 [나는 일본인이어서 이런거 아는데 느네는 모르지???]라는 전개가 꽤나 많아서 좀 피식거리게 됩니다.
현대인 만능설과는 살짝 결이다른, '일본인 이어서 자랑스럽습니다'류의 자뻑 종류인데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국뽕 서적이 넘쳐나는건가....)
특히 일본 요리는 세계제이일~~~은 진짜 여기저기 많이 나오네요. (목욕도!)
그리고 왜이렇게 가슴큰 언니들을 좋아하시는지... -_-);;
한국은 예쁜언니/멋진언니를 여주로 하는 편이라면, 일본은 [가슴이 크다]가 여주에게 빠지면 안되는 항목인 느낌이 듭니다.... [또냐?] 싶을때가 있네욥.
그런면에서 클리세를 뒤튼 [고블린 슬레이어]는 괜찮았습니다 -0-
하여간, 이제 판타지 소설도 시들...하네요.... 영어공부라도 해야하나...T_T
여기선 보잘건없는 능력자였어도 이계로 가는순간 + 능력치 보정을 받거나 가지고있는지식의 수준만으로도 뭐든 해먹을수있으니까요
뭐 결국 모든 능력치 버프받아서 고구마 진행보다는 빠른 사이다 진행으로 가는게 공통점들 아닌가싶네요(간혹 고구마만 잔뜩 주고 사이다 가끔 주는것들도있지만요)
이쪽은 그래도 무지성 주인공 버프 사이다 없이 개연성있는 작품 많습니다 ㅎㅎ
빙환트 없는 대역은 한국웹소판에서는 상업성이 제로죠.
무지성 개발 전쟁이 싫으면
까다롭스키 작가 작품이나
트로츠키와 우리조선 빨갛게빨갛게 같은 물건이 있습니다
작가가 사용한 소스들과 그 내용을 고려할때 오히려 조선말기 선비들이 무조건적으로 무능하고 썩었다고 생각하는게 오히려 편견 아닐까 싶습니다만.(진짜 썩은건 고종이였다고 봅니다)
취향이나 시각차는 어쩔수 없죠 뭐.
오래 전에 읽어서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반란도 없고 흥선이 사화 한 번인가 일으킨 정도로 권위도 권력도 없는 왕에게 빌빌 기는게 읽는 내내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조선이 아무리 물로보여도 500년 이어온 국가입니다. 성리학 체제에서 바른말 하는 왕에게 대놓고 앞에서 토달기 불가능해요
원역사에서 고종-흥선은 고종 집권 초기 10년간 정권 주도권 잡고 수십년 조선권력 독점한 세도가인 안동김문 숙청했죠.
그리고 그 흥선대원군마저도 고종이 20살 성인이 되자 얄짤없이 권력에서 밀려났죠.
이게 정통성있는 조선왕의 힘입니다.
현대로 따지면 종신 대통령+대법원장+국회의장 급인데 힘이 없는게 이상하죠.
고종은 충분히 나라 바꾸고 개혁할 힘이 있었습니다. 그걸 자기 사치에 써먹어서 문제였지
굳이 따지자면 태종-세종대가 가장 강력했고, 이후 왕들은 이에 비하면 달빛 앞의 반딧불이죠.
비슷한 왕권 하에 성리학의 모순을 꼬집은 게 작중 고종만 있던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선대 왕들은 그런 신하들을 숙청하거나 개심시키지 못했고요.
폭군 고종 일대기 마냥 개화파를 도구로 써서 수구파를 억제하는 방법을 썼다면 현실적이겠지만, 웃긴게 수구파들이 말 몇마디 듣고 마음으로 탄복해서 아름다운 유교의 이상이 이뤄진다는 게 웃긴 일이랄 수 밖에요. 사건들이 맞물리는 개연성은 잘 썼지만, 인물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방식이 무슨 주인공에게 최면암시라도 있었나 싶은 느낌이어서 억지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뭐... 그래도 대역소설판에서 그리 많지 않은 양작 이상인 건 인정하는 바입니다만.
작중내용보면 수구파들이라고 좋아서 따른건 아닙니다. 주인공의 방향과 그 뜻이 유교적 이상향을 가리키고 있었기에 그에 토를 달 명분이 없었고 끌려간겁니다.
미련도 욕심도없이 잘못해봣자 나라 망하기밖에 더하겠냐는 사고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주인공이기에 정치적 발언이나 방향제시는 대부분 사람을 살리고자하는 "인"의 방향으로 이어집니다.
그나마 철종급의 허수아비 왕이면 비웃기라도 할텐데 주인공이 흥선대원군에게 모든 실권을 주고 군기반장으로 두눈 시퍼렇게 뜨고있는이상 기군망상도 불가능하죠.
그러면 수구파라도 거기에 토를 달 방법이 없습니다.
기존 왕들이 그게 불가능했던 이유는 주인공처럼 미래를 살만큼 살아서 미련을 버린 현대인이 아니였기 때문이고
유교적인 이상적인 군주처럼 행동하기에는 너무 인간적이기 때문이였죠.
작중 진짜 치트키는 세상풍파 다 겪고 인생에 미련도 욕심도 없는 사람이 왕위에 올라 유고적 이상군주가 되버린것이지. 전개부분이 아닙니다.
작중 전개가 단순히 수구파들이 최면에라도 걸린것마냥 탄복했다고 보는건 너무 일차원적으로 보신겁니다.
그리고 유교적 이상론이 관리들의 이기심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누차 드리고 있는 것이, 우무리 경자유전 하려고 해도 배 깔고 드러눞던 조선 관리들이었습다. 유교적 이상이 확실해도 그러는 인간들인데, 천주쟁이들을 데리고 와서 난리 피우는 주상에게 한마디 못해보고 주저앉는다? 아무리 뒷방 호랑이 흥선이 있다 해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유교탈레반을 일차원적으로 보신 것 같군요. 탈레반도 사실 원리주의라 쓰고 내멋대로 내이익대로인 집단이니 누가 붙인 별멸인지 몰라도 제대로다 싶습니다.
아뇨. 읽은지 오래되셔서 기억을 못하시는것 같지만 "나아갈때와 물러날때" 챕터에서 천주교가지고 이미 난리가 났었습니다.
천주교를 그냥 허용하는것도 아니고 불교와 동급으로 해서 도첩을 발행해서 통제하고 세금도 걷겠다고 하는 온건한 허용이였는데도 말이죠.
이 소설이 문체가 무겁고 한편한편 정보량이 많으면서 작가가 큰일을 담담한 어조로 다루다보니 별 갈등없이 흘러가는 소설이라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다시 읽어보면 다른 웹소였으면 10화는 넘어갈 풍파가 3화안에 일어나 있죠.
당장 천주교관련 나아갈때와 물러갈때 챕터만해도 김문 후예들이 척화파를 모으려하자 대원군이 암살자를 보내서 국에 독을 넣어놓고 편지로 경고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작중 갈등이 절대 일차원적으로 해소된게 아닙니다.
천주교건의 경우 척화파의 거두가 이항로-최익현 으로 이어져서 독립운동까지 이어지는 진짜 선비들의 라인이였기에 주인공의 군밤비유를 통한 타협안을 명분으로 넘어갔고
이를 이용해서 자기 권력을 취하려던 자들은 대원군의 수면아래 폭력과 헙박을 통한 견제로 힘을 못썻죠
작중 나중까지가보면 결정적으로 유교 탈레반이라 부르는 선비들이 개심한것은 이익을 나눠줬기 때문입니다.
안김은 나중에 재벌이 됬고. 선비들이 일자리가 없자 입법사법의 삼권분립 도입해서 일자리를 만들어 줬죠.
조선시대 선비들을 무작정 유교탈레반이라고 칭하는것은 오히려 역사에 대한 무지와 사대주의적 시각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소설들에서는 반정이 몇 번이고 일어날 개혁적인 행동들이 별 것도 아닌냥 지나가니 '조선 사대부들이 이렇게 이타적이라고?' 싶기도 하지요. 이익의 분배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기도 하고, 척화파가 움직였다 한들 수구세력 전체가 움직여 줄 거라는 것도 개연성이 맞지 않죠.
그냥 물 흐르듯 읽는 정도라면 별 문제 없습니다만, 주장하시듯 무결한가 하면 전혀 아니올씨다 입니다.
헐리우드도 슈퍼 히어로물이 성행하는게 마찬가지 같습니다
특히 일본이나 서양의 이런 장르물에 비하면 한국 소설에선 파티의 개념이 아주 희미하거나 아예 혼자 다 해먹고
파티나 팀원은 그냥 사실상 시다바리(일본식 표현이라 지양하고 싶지만 이 표현이 가장 적절한 뉘앙스 같네요)취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우리 사회가 타인에 대한 신뢰가 낮고 무언가 팀업에 대해서 거부감이 너무 높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줄 아는 커뮤니케이션은 전혀 보이지가 않아요.
길게 쓰기엔 좀 그렇고 아무튼 어떤 사회적 문화적 특성이 웹소에 반영되는 것 같다는 점에서 본문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