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사로 외래진료를 보다보면 가끔은 난감해서 허탈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느 문명권이나 대부분 비슷하거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나이대를 막론하고 맹목적으로 퍼져있는 미신(?)같은 것 중 하나가
'수액만능설 혹은 링겔만능설'입니다.
보통 위와 같은 경우는 외래진료실을 오기 전부터 스스로 답을 정해놓고 방문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승전-그래가지고 수액맞을 수 있나요?"
물론 수액을 찾기까지 환자가 몸소 겪었을 고통이나 고생을 아주 모르는 것은 아니기에
수액이 어떨 때 필요하고 왜 필요한지 구구절절 설명하기 보다는 그냥 제가 생각하는 최선의 약들을 조합해서 처방해드립니다.
실제로 그게 정말 대단한 효과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에 아홉 이상은 만족한 몸상태를 경험하시면서 병원 밖을 나가십니다.
이런 일상의 타성에 젖어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진료를 보던 중 한 환자를 만났습니다.
50대 초반의 이 환자는 본인이 냉방병에 걸려 기운이 없으니 수액을 처방받고 싶다고 하십니다.
저 또한 다른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설명없이 약을 처방해드렸으나
웬일인지 이분께서는 수액에 실제로 어떤 작용에 의해서 몸에 효과가 좋은지 설명을 듣길 원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설명충 기질이 다분한 저는 또 여유있게 시간을 갖고 소상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명약: 기본적인 포도당 수액을 바탕으로 비타민제와 몸의 염증상태를 고려해 소량의 진통소염제가...
환자: (난색한 표정을 보이며) 진통소염제요? 허허... 저는 보통 인간 몸에 내재된 자연치유력을 굉장히 믿기 때문에 감기를 걸려도 약 한 번 먹지 않고 따뜻한 물로 몸을 다스리며 지내왔어요. 진통소염제는 안 넣었으면 좋겠는데... 이전에 몇 번 수액을 맞았던 적이 있으니 그 기록대로 수액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명약: 네 그렇게 하시죠. (하면서 지난 차트를 본다. 아니... 지금까지 열심히 진통소염제가 들어간 수액을 맞으셨는데...)
결론은요? 지난 번 약에 대해서 설명을 드린 후, 동일한 수액을 맞고 개운한 몸상태로 퇴원을 하셨습니다.
먹는 약에 대한 거부감은 있으나 주사약은 괜찮은 그분을 보면서
저는 혼전순결을 위해 입으로만 해주는 인터넷 교회누나썰이 생각났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진료실은 평화롭게 돌아갑니다.
http://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692398
외국에서 보면 신기해할 것 같습니다ㅎ
물론 외국도 나름의 이상한 지역특화 진료들이 있겠지만요ㅎ
코로나 접종 꼬박꼬박 하지만 비타민은 굳이?? 라는 생각이 들어 거의 먹어본 적이 없고 병원 처방 대로만 약을 먹는데요.
저같은 사람은 별로 없나 봅니다.
평생 링거도 따로 맞아본적이 없습니다.
병원에 가면 마늘주사(?) 라는게 써 있어서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네요.
마늘을 혈관에 주입하면 죽는게 아닌가?? 라고요. ㅎㅎ
쉐임리스에 나오는 여배우중 한명이
미래 남편을 위해 똥꼬를 사용한다고..나오드라구요.
한국에서도 이런일이 있네요ㄷㄷ
약국에서 사먹는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는
흔한 염증성 진통(치통 또는 중이염 통증)에
용량 지켜가며 일상으로 먹어도 괜찮을까요.
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은 염증에 별효과 없지 않나요?
그리고 이 두가지는 간에 좀 무리를 준다거 알려져있었던거같네요
그래서 연속해서 몇일 먹지말라고 설명서에 써있었어요
저와 다른 세계라...
근데 수액을 처방해 주세요 하지는 않는데 그런 환자분들이 많군요
빨리빨리 났는걸 좋아해서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의사분중에 감기 걸렸을때 수액 맞는게 효과가 빠르다고 하는분도 계시구요
수액 효과 일까요? 아님 같이 섞은 소염진통제 효과일까요? 위에 의사님 말씀대로 환자는 수액덕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진통 소염제와 적당한 휴식의 효과 아닐까요?
이런 의료관행(?)은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근데 의사들은 수입올라서 좋고 환자들은 뭔가 특별히 더 좋은 치료 받은듯 해서 좋고 서로 윈윈이라 굳이 개선될거 같진 않습니다만...
실제로 그게 정말 대단한 효과가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에 아홉 이상은 만족한 몸상태를 경험하시면서 병원 밖을 나가십니다.
라고 하셨는데 처방전만 받고 약은 복용전 상태일텐데도 만족한 몸상태로 변해서 나간다는 걸까요?
저같은 경우는 내과의사의 권유로 입문했습니다.
다음 생에 만나시길
몸 좀만 이상하면 수액 맞으러 가는 분들도 더러 있긴 하구요..
일전에 거제 놀러갔다가 장염걸려서 고생했는데, 지사제로 버티다가 아침에 바로 거제시내에 내과를 갔거든요. 진찰 잘 받고, 처방전 받았는데 나가기전에 링겔(?) 맞고 가라더군요. 윗 층으로 가래서 갔더니, 거기는 죄다 침상에 영감할매들이 누워서 링겔 맞고 있었음. ㅋㅋ
장염걸렸을때 수액효과는 정말 드라마틱하더군요.
빡센 회사다닐때 제가 수액을 애용했었는데요. 사내 병원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었고 만성피로에 시달리던 때라 야근하고 다음날 힘든데 퇴근하긴 어려울때 부서장 묵인하에 병원가서 잠시 자고 오는 용도로 썼죠.
90% 이상의 환자들이 먹는 약이나 충분한 휴식으로 해결되는데 굳이 수액을 맞겠다면서 자리 차지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픈데 뭘해야 하는지 몰라서 병원에 간건데…
물론 저런 환자가 실제로 많은 문화니까 이해는 합니다만…. 저는 정말 의사선생님의 권고가 필요해서 병원갑니다. 암것도 몰라효~
외과 많이 다녀봤지만
솔직히 잘 모르는 의사들도 많아요
뭔가 먹어서 퍼지는 약보다는 혈관에 직접꽂는게 잘 받을것같은 느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