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항해사 폴라베어입니다.
10년째 몸담고 있는 회사가 점점 미래가 보이지 않네요..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선주가 직접 선원과 선박 운영을 같이 하는 회사가 아닌
선주가 특정 회사에 운영을 맡긴 형태입니다.
운영을 맡은 회사에서 선원도 뽑고 선박도 관리하는 선사죠.
그동안 여러 삐걱대는 점들을 거쳐오며 회사에 있었는데
요 몇년 사이에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예전엔 선주가 하나였고 그 회사의 배만 타면 됐는데
어느 순간 선주가 늘어나더군요.
선주 A만 있다가 B,C,D로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회사는 일단 배가 늘어나면 좋은 거니 다 받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배가 늘어나니 선원을 추가해야 하죠.
질 좋은 선원만 들어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합니다.
잘하는 사람도 오지만, 뜨내기도 옵니다..
게다가 선주 A는 화가 납니다. 계속 A의 선박만 타던
기존 선원들이 B,C,D의 선박에 가야 하는 일이 발생하니
A 입장에선 기존의 질 좋은 선원들을 뺏기는 기분이 드는거죠
게다가 A,B,C,D는 선원의 구성도 다릅니다.
주니어 사관까지 한국 사람, 부원은 필리핀인 선주,
주니어 사관, 갑판장, 조리장, 조기장까지 한국 사람 그리고
부원은 필리핀인 선주,
시니어 사관까지 한국 사람, 주니어 사관, 부원은 필리핀인 선주,
선기장만 한국 사람, 1항기사부터 전부 필리핀인 선주 등등..
복잡하죠? ㅎㅎ
필리핀 선원을 매도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일반적으로 한국 선원이 비해 질이 떨어집니다.
물론 잘하는 필리핀 선원도 있겠지만 그 친구들은
더 좋은 회사로 가고... 제가 있는 회사는 돈을 적게 주니
신입이나, 질이 떨어지는 선원들이 옵니다.
그러니 시니어 사관들은 왠만하면 한국 주니어사관과
타고 싶어 합니다.
한국 조리장이 타는 선박을 선호하죠. 먹는게 낙인데요..
이런 상황인데 그 와중에 특정 선박만 골라 타는 얌체같은
선원들이 있습니다. 필리핀 선원이 많은 배는 안 옵니다 ㅋㅋ
이러니 다른 선원들은 불만이 쌓입니다.
그리고 올해 3월... 5년만에 급여가 인상됐습니다.
그런데 선주마다 인상율이 다 다릅니다 😂 😆
누구는 7%, 누구는 2% 등등... 다 달라요.
저렇게 올라도 급여 메리트가 타 회사에 비해 적은데
그마저도 차등이 존재하는거죠.
회사는 힘이 없으니 말도 못합니다 -_-;;
힘을 써보겠다는데 글쎄요...
저런 이유 때문인지... 요 2년 사이에 젊은 한국 선원들의
이탈율이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한국 주니어 사관들은 군특례제도가 끝나면 배를 그만 타거나
더 좋은 회사로 다 가버리는 상황입니다.
젊은 1항기사들도 마찬가지구요..
요즘 대형 선사들도 선원 구하기가 어려운데
제가 몸담고 있는 중소 선사는 말할 것도 없죠
저는 40초반이고.. 진급이 멀지 않은 상황이라
좀 별로라도 있던 회사에 계속 있으려고 했는데
그러면 안되겠구나 싶습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쥐떼가 도망쳐 나가는 것 같은 상황입니다.
10년동안 원유운반선을 타 왔는데
이 참에 다른 선종으로 옮겨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들고..
(이게 참 어렵긴 합니다 ㅜㅜ)
정말 애매한 시기인데 더이상 늦으면 안될 것 같아요..
일단 이번 배까지는 계약 마칠 때까지 타야 합니다.
4월에 승선했으니 10월이 계약 만료네요...
ps. 길게 적다보니 빼먹은 내용이 있네요.
저 4개의 선주들 배 중에서 진급이 가능한 배가 두척 밖에
없습니다. 다른 선주들은 본선 진급을 시키지 말라네요
ㅋㅋㅋ 환장합니다 ㅜㅜ
헐... 그럼 그 두대에 있는게 아니면 다른곳 가는게 낫겠네요.
아니 그 두대도 희망고문일려나요. ㅠㅠ
동네친구중에 한국해양대 나와서 한진해운에 취직을 해서 배타는 친구녀석이 있는데...
그친구는 잘 지내고 있으려나...문득 생각이 나네요...
계약이 끝나는 올 10월까지 무사히 배생활 하시고...
앞날도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어디를 가든 진두지휘를 하는 대장의 수가 늘어나면 머리아픈일이 늘어나지요..)
좋은곳으로 이직 성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침 진급을 바라볼 수도 있는 시점이어서 우선은 그에 맞는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였고, 다행히 성과는 냈지만, 그 성과는 다른 사람의 것이 되었고, 그 후에는 이런저런 일들로 시일이 지나면서 이제는 진급이고 뭐고 이래저래 다 의미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다 만족스러운 선택은 없겠습니다만, 오랜 시간 동안의 경험으로도 그리고 직관적으로도 그렇게 느껴지시는 상황이라면, 생각하시는 방향으로 가시는 게 좋으실 것 같습니다.
사진이 시원하고 깨끗하고 좋네요.
밤에는 별도 엄청 많이 보이겠지요? +_+
성공적인 이직을 기원합니다.
40대초반이 뭐든 다시 시작해도 늦은 나이가 아니라는 건 확실합니다.
저도 요즘 열심히 하는 계속 타려는 주니어들한테는
그냥 LNG나 컨테이너 가라고 합니다. 이쪽은 미래가 없어요...
감사합니다.
종각역 근처에 s관리사가 떠오르는데 그 회사가 맞다면
좋은 회사입니다.
관련대학 두군데중 한군데라도 졸업하셨다면 어짜피 기수제니
빨리 육상을 알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만 아니시라면
명함에 캡 붙은것과 안붙은건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매번 글 잘 앍고 있습니다
좋은 결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열심히 구인하면서 진급 여부에 상관없이 나올꺼 같네요
가장 판단 잘 하시는 일을 하시면서
본인이 타고 계시는 배가
어떤 상태인지 판단이 흐려지신 걸까요
현명한 판단 하실거라 믿습니다
그건 그렇고 사진 너무 좋네요~
잘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좋은 사람 좋은 직장이 있는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닷!!
몸이 힘들면 그만큼 대우를 받아야하는데 그게 안되니 어차피 적게 받고 몸과 마음이편한 쪽을 택하는 것 같아요.
저는 특례는 하지 않았지만 군함 어선 관공선 다 타보니 확실히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특례가 군대보다 더 힘든것 같더라구요.
선사들이 돈만 보고, 선원들을 키울 생각을 안하고..
그러다보니 오래 탈 생각을 더 안하게 되겠지요.
저는 일반 예비역 출신이고 20년 전 군생활이다보니
승선 근무 예비역이 훨씬 나아보였는데 요즘 군대는
또 다를테니 뭐가 정답이라고 얘기할 수가 없네요 ㅎ
군함 어선 관공선 다 타보셨다니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겠군요..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저는 안되던데, 인터넷 상태가 괜찮네요.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에서 감히 말씀 드리면 진급 좀 늦으면 어떻습니까...
그냥 선종 바꿔서 큰 회사로 옮기심이 어떨지... - 어차피 다 사람 못구해서 난리니...
아들 졸업할때만 해도 lng가 최고 인기 선종이더니만 2년새 그것도 아니더라구요
이래도 저래도 고생하실것 같아 맘 아픕니다...
일단 저는 원유선 위주로 타왔고 1항사 경력이 6년 정도 되다보니.. 여기서 다른 선종으로 이직하기가 참 애매한 상황이긴 합니다. 시간을 좀 까먹더라도 가능성이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볼지...
얼마 남지 않은 진급을 택해서 이 바닥에 남아있을지..
요즘은 LNG가 탑이 아닌가보군요? 컨선이 인기가 더 많은걸까요? 탱커 경력이 있는 선원들은 LNG로 넘어가더라구요. 급여도 높고, 일도 더 쉬우니...
전 가스 쪽 경험이 없어서 넘어가기도 불가능에 가깝네요 ㅎㅎ 컨선도 마찬가지입니다 ㅎ
아직 3개월 넘게 시간이 남았으니 천천히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른 회사 탱커는 힘든가보군요... 모쪼록 좋은 결과 있으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