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할 때 일주일에 두세번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윗층 이웃이 계십니다.
항상 단정하고 단아한 옷차림에 만날때마다 온화한 웃음으로 서로 인사하고 간단히 얘기도 나누고(주로, 요즘 도시락은 안 싸세요?/주변에 먹을 게 너무 없네요/도시락 반찬은 뭐가 좋을까요? 등등), 암튼 제겐 호감인 그녀입니다.
워낙 말수가 없는 분이신 듯 한데 오랜 세월을 엘베에서 엮은(?) 인연이라서 그런지 이젠 먼저 말도 잘 걸어주시고 같은 성끼리 그날 출근 패션(...)에 대한 칭찬과 조언도 하고..재밌어요.
오늘도 반갑게 인사하고 주차장에 내렸는데 오늘은 같은 주차장 층에 내렸네요. 차로 걸어가는 방향도 같았습니다.
어라? 제 옆자리에 주차하셨네요. 웃으며 인사 후 차를 몰고 나오는데, 저희집 주차장이 모두 일방통행입니다. 저희는 방향에 맞게 출차를 하고 있는 찰나, 저 앞에서 역행하는 차와 정면으로 맞닥뜨렸습니다.
저와 제 뒤의 이웃 차량은 정방향으로 앞 차가 뒤로 가 주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역행차량이 하이빔으로 깜빡깜빡에 우렁찬 경적을 쉴새없이 눌러댑니다. 너무 어이없고 눈도 부셨고, 제 뒤에 이미 차가 대기하고 있는데 후진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앞차가 물러날 때까지 가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차가 차창을 내리더니 팔을 내어 휘저으며 큰 소리로 '뒤로 가라고!!' 를 외치네요. ㄷㄷㄷ
이쯤에서 저는 좀 쫄았습니다; 누군가 큰 목소리로 윽박지르면 제가 얼음이 되는 게 버릇이라서요...
그런데 뒷 차는 밀착되어 있고 진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우아하고 청초하며 말수도 극히 적고 한마디를 해도 볼이 발그레 수줍던 그녀가!!!
차 문을 열고 나와서 제 차 옆에 섰습니다. 그리고는,
"지금 역주행 한 사람이 누군데 얻다 대고 삿대질이에요?!!! 빨리 차 안빼요?!!"
마주본 차의 아저씨...급 당황하시며 주춤 하시더니 슬슬 뒤로 뺍니다.
웅와....ㄷㄷㄷㄷ
저쪽 차에 탄 인간보다 수줍은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장군님과 흡사했습니다.
저는 저도모르게 엄지척!을 그녀에게 날리고, 그녀는 다시 수줍고 어쩔 줄 모르는 웃음을 제게 주시고는 자기 차에 타셨고, 저희는 시간을 지체했지만 어찌어찌 저희 정방향대로 출차를 했습니다.
평소는 한마디 꺼내는 것도 엄청 부끄러운듯 조용조용 하시는 분이, 이번 일을 계기로...음...
좀 반했네요; 그와 동시에 저의 찌질함(...)에 실망했고요. ㅠ
엘베에서 자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믑습니드!!!
아름다운 밤 아니.. 엘베 입니다
는 개뿔! 이런다고 달라질 쌈꾼이 아니겠죠? -_-
여기 아재들은 그저..어떻게든 보내버리시려고 혈안이 되어 있군요 ㅠㅠ
편견이 없으신 분들이라서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 이럴땐 보통 위아래 통칭 언니죠
지들이 잘못해 놓고 오히려 더 당당한걸 보면 정말 지능이 모자라다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욕 보셨습니다.
클량에선 여포이긴 아제님이 현실에선 쫄보라니.. 안 믿기지만 이번만 믿겠읍니다. 허허
그녀도 반전매력(=박력), 저도 반전...쑈 -_-; 뭐 그런 거죠.
Clienkit3 Betatester/
숨겨진 힘을 가지신 분이셨네요 ㅎㅎ 친하게 지내면 좋을 듯
시원 훈훈한 결말이네요 ^^
울 아내는 저한테만 그러는데 ㅠ
멋진 분을 이웃으로 두셨군요 :)
이번 일을 계기로 힘든? 일을 같이 겪은 전우애? 발현은 어떨까요? =3=3
그분은 님의 의외성에 실망 ㅋ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막판에
그녀가 갑자기 건넨것은 …
뭐 이런시리즈로
서브웨이나 피자 치킨 족발이 나오길 기대했습니다 ㅋㅋ
그래서 가전은 어떤걸로 하기로 하셨어요?
같은 성이라는 말을….. 못보고 ㅋㅋㅋ
참 나.....고맙습니다?!?
엄지 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