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비행기값 숙박비 등 비용지출에 대한 보상심리로 좋은 거 봐야되고 좋은데 가봐야 될 것 같은 강박이 있게 됩니다.
근데 여기서 일하면서 살게 되면 누리게 되는 다른 즐거움이 있어요.
제주에만 있는 새는 아니겠지만
내 사무실 뒷배경창을 열면 새가 항상 울어요
소리가 참 이쁩니다
방충망에 붙어있다가 저랑 눈마주치고 화들짝 놀라기도 했죠
집에 갈때면 먼 곳에 차를 대고 일부러 걷습니다
잘 걷는 길이 전농로 라는 왕벚꽃나무길입니다
관광으로 왔다면 벚꽃이 안 피어있는 모습에 실망하겠죠
하지만 제가 이길을 매일 걷다보면 꽃은 만개하겠죠
외려 그땐 관광객들 인파에 귀가길이 좀 불편할수도.
걸을때 머리를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이 좋습니다
오래된 나무에서 나는 향과 산뜻한 기운이 몸을 가볍게 해줍니다
오늘도 좋은 기분으로 걸어와서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기국수 집에서 6시쯤 끼니를 해결하여 배는 찼고 일은 마친 상태라 부담 없이 잠을 청하였습니다
애태우는 여인도
물질적 걱정도 없이 잠 들었다가
지금은 YB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기억은 계절 따라 흩어져가겠지"
<사랑했나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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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왕벚꽃길로 걸어왔습니다
공기가 신선하니 마음도 선선합니다
부럽습니다
구경할때는 뾰로롱 뾰롱 예쁜 소리기만 하더니 막상 내일 일가야되는데 새벽 3시에 내 창문앞에서 우니까... (...)
근데 날마다 울더라구요 (...)
그 근처에 고기국수 맛있는 곳 있어요ㅎㅎ
봄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점점 제주 앞바다가 한강 처럼 느껴집니다.
관광가서 먹던 전복죽 부터 갈치조림 흑돼지 등등 관광지 전용 메뉴는 먹지 않게 됩니다. 먹는 것은 육지와 똑같아집니다. 그런 메뉴는 관광지 주변 식당에만 있지요. 돼지고기도 제주산이 아닌 스페인산으로 먹습니다.
그래도 가끔 울창한 삼나무 숲길을 지날때는 역시 제주 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만 좀 울어~~~"
전 언제 즈음 한 달 살이라도 가능할지...
전에도 갔던 동네기도 하고, 출장 끝무렵에 가족이 와서 같이 여행하기로 해서,
주말에는 철저하게 "여행와서 갈 일 없는" 곳... 즉 그냥 일본 사람들 사는 동네만 돌아다녀 보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아침에 좋은 생각 좋은 말씀을 가슴에 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쉬는 주말에 어디좀 가볼라치면 꼭 "비"옵니다. 그놈의 비, 바람.(주중엔 날씨 좋다가도..)
-사람 줄 서 있는 식당은 대부분 관광식당.. 비쌉니다.
-자전거로 산책 다니겠다고 당근 몇일 노려보다 운좋게 자전거 득템했는데
막상 탈려니 그놈에 오르막길..(자전거는 다시 당근으로..)
-해안길, 바닷가 지나다 보면 좀비떼 처럼 서성거리고 있는 관광객들..(유즘은 틱톡인가 때문에 경기걸린 것처럼 발작하는것도 가끔 보임...-귀여움.)
-뭐 좀 괜찮다 해서 구매하거나 수업 신청하거나 아이들 괜찮은 학원 알아보면 거의 다 이미 매진...
-겨울엔 바람 때문에 갈 곳이 거의 없슴..(실내는 관광지가 대부분..)
-전국적으로 인구 절벽이라 아이들이 없다는데 이상하게 여긴 유모차 끌고 다니는 부부들이 많이 보임.
제주도는 이상하리 만치 도서관이 잘되어 있음..특히 어린이도서관..유치원서 초등 고딩까지 도서관이 잘되어 있슴.
-뭐하나 주문할려면 제주도라 툭하면 배송불가. 배송되도 배송비 따블..
-육지에 일 생겼을때 태풍이나, 항공기, 배표 구하기 힘들어 즉각 대응이 힘듬.
-지인들 불시에 내려온다고 연락옴. 관광일정 중에 한번 만나 밥먹자 하지만
결국 떠나는 공항에서 전화오고 끝.(관광지,식당 정보 찾느라 잔뜩 긴장하고 대기하다 맥이 풀림..)-이런일 다반사..
돈보따리 싸들고 날씨좋은 평일에 휴가내서 오는 제주도는 최고..
거주민으로서의 삶은 뭐 그닥...
..
.
좋아요. ^^
익숙해지면..하늘 많이 보이고, 바다 금방 볼 수 있고, 큰산이 뒤에 보이고..
하늘,바다,숲,계곡,산같은 자연환경이 이렇게 쉽게 접근할수 있는 주거환경이 흔치 않지요..
아침에 용담 해안도로 길을 걸어서 출근하고 저녁바다 노을 보며 걸어서 퇴근할 땐 영화의 한장면 같음..
비단 제주뿐만 아니라, 그 어디든 다 똑같지요. 우리가 동경하는 유럽, 미국 등 막상 현지생활을 하게 되면 관광과는 많이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되지요.
서울 외곽 달동네 사는데, 아침마다 새소리가 많이 들립니다.
녹음도 점점 짙어져서 신선해 보이기도 하고요.
제주도는 바람이 참 좋죠 비오기전에 부는 따뜻한 바람도 좋아요
서울에 비해 습도 높고 공기가 좋아서 제주도에서는 수면의 질이 확 올라갑니다
공기가 진짜 틀립니다
*전농로에 벚꽃필때 막걸리에 파전 먹으면 좋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