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와 함께 젊은 엄마가 작은 도서관에 왔습니다.
처음 온 분이었고 한참 동안 읽을 책을 고르더니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사서 선생님에게 와서 두 권의 책을 대출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집 가까이 도서관이 있어서 왔더니 책이 왜 이렇게 적으냐고 따지듯이 말하더군요.
사서 선생님이 당황해서 혹시 찾으시는 책이 있으시냐고 하면서 원하시는 책이 있으면 도서 관리팀의 어머니들이 결정하면 사 놓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기존의 다니던 도서관은 크고 같은 책도 여러 권이라 빌리기가 쉬운데 여기는 왜 책들이 다 한권씩이며 종류도 많지 않은 것 같다면 퉁명스럽게 말하더군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엄두가 안나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더 큰 도서관을 이용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감정적인 것 같아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냐고 묻더군요.
사서 선생님께서 안내문을 주시면서 이미 인원이 마감된 것도 있을 수 있으니 제게 물어보라고 하더군요.
사실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딱 그 분이 그런 사람이더군요. 그 사람은 그냥 작은 도서관이 국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면서 왜 이렇게 책을 적게 비치하며, 프로그램은 왜 인원을 축소해서 운영하느냐고 따지듯 묻더군요.
작은 도서관에 있다 보면 가끔 그런 사람을 만납니다.
왜 도서관 문을 일요일과 공휴일에 닫느냐며 항의하거나, 왜 아이들에게 간식을 공짜로 나눠주느냐, 왜 아이들의 간식을 유기농으로 주지 않느냐는 등의 엉뚱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어이가 없을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누군가 도서관 입구에 놓아둔 세월호 바람개비와 화분을 가져갔더군요.
아침 일찍 도서관에 나올 때마다 처음 도서관을 만들 때의 생각을 다시 하곤 합니다. 그 생각은 또한 젊은 날의 그 빛나던 신념과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어제는 "그대가 조국" 영화 포스터를 도서관 입구에 붙였습니다.
지켜주지 못하고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우리의 벗에게 지치지 않아야 한다고 우리 또한 지지치 않을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근데... 그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널려 있다는 게 문제죠....;;;
책들어오는거도 목록들 다 검수하고 중복안되게 해서 그런거 아닙니까
예산도 다 큰도서관으로 가고 대단지 아파트 도서관쪽으로 가서 그런겁니다라고 해주세요
그리고 속으로 꼬우면 이사가시던가 해주세요
웃는 얼굴로요 ㅎ
사람들에게 화를 낼 수 없는 이유는 저희가 이걸로 많은 이윤을 챙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고맙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 상대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애를 낳아서 염치가 없어진건지
원래 그랬던 인간이 애를 낳은건지 궁금했는데
살다보니 후자였습니다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서서 추가해보자면, 당연히 잘 운영되는 곳도 있겠지요. 하지만, 운영자가 결국 주민 자치에 의한 부분이라 한계점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알기로는 잘 운영되는 곳은 도서관에 대해 경험이 있거나 상당한 의지가 있는 주민 분이 굳건히 자리를 잡고 계신 덕분이더군요. 모든 동네에 그런 분들이 계시진 않잖아요...
제 글에 자꾸 댓글이 올라오는 이유가...혹시, 작은 도서관 가서 불만을 토로하는 본문에 나온 어떤 아주머니 의견에 동의한다고 생각들 하셔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 저도 저 아주머니는 당연히 예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빈약한 예산에 주민 자치에 의해 운영되는 작은 도서관에서 이러니 저러니 불만을 얘기하는건 잘못 한거죠.
제가 이 정책이 실패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운영하시는 분들에 대한 부담은 지나치게 크고, 이용하는 사람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얘기합니다만, 잘 운영되는 곳도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운영이 잘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말씀하신대로 겠네요. 택도 없는 운영비용에 운영은 자원봉사에 의존하는 편이니 당연하겠지요.
부족한 예산, 자원봉사에 기대는 작은 도서관을 40개 운영하냐...
예산문제 없고, 전문인력이 운영하는 큰 도서관을 1개 운영하냐...차이겠네요.
저는 후자가 더 나은 효율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사니까 그딴 얘기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뭐 좋습니다. 그러면, 접근성이 좋은 도심과 교통이 부족한 지방을 나눠서 작은도서관이 필요한 지역은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접근성이 좋은 도심은 큰 도서관을 운영하면 되지 않을까요. 무조건 전국에 작은 도서관을 강제하는건 아니지 않나....그렇게 생각합니다.
동사무소 2층에 작은도서관이 있어 너무 너무 좋습니다.
동사무소에서 안되는 업무라 구청이나 시청 가시라고 했더니 그럼 동사무소가 왜 있냐는 식이네요.
가까이서 상호대차만 되어도 편리한데.
도대체 그런식으로 따지는 것들의 사고는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남는 공간이 있어서 지인이 작은도서관 해보는건 어떻겠냐 그래서 검토를 해본 적이 있는데
감정소모 리스크를 감당하고 싶지 않아서 시작도 안했습니다.
진상 대응용 안내문이 한장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도, 작은도서관에서 봉사하시는 주민들이 계시기에 이웃사촌, 동네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퐈이팅하세요!!ㅎ
본인 입맛에 맞는 곳을 가면되지 왜 투덜거리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책보고 있는데
책이 접혀 있네요 개인책도 아닌데 왜 접어 놓는지
게다가 말투는 상대방을 배려 안하며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비난만 하는 사람을 상대하면 화나겠네요..
근데 그사람은 악감정이 있는게 아니라 내가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이 상처 받겠구나를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많아요...
게다가 넌 이거 몰랐지 내가 문제점을 찾아줬어 고마워해 이럴수도.... ㅠㅠ
좋은일 하시는데 힘내세요
그저 좋아하는 책이 없다고.. 흥미를 끄는 주제가 없다고 그 없음을 탓할 건 아니라 봅니다. 세상은 항상 좋아하는 것 만을 가질 수 없고 싫다고 비켜만 갈 수는 없는 일이죠. 책장의 책은 보통 그런 역할을 가르쳐 줍니다. 따분해서 읽다 읽다 지쳐 마지막 장을 놓으면서도 지루할 때가 있죠. 어떠할 땐 너무 흥미로워 한 장 한 장이 사라지는 게 조마조마하기도 하죠. 지겹던 흥미로웠던 책은 무언가를 주기는 합니다. 뭔가의 지식, 흥분, 즐거움, 슬픔, 행복.. 등등. 그게 책 읽는 재미죠. 그게 모여 지혜를 이루는 것이죠. 그렇기에 부모님의 지도가 필요하죠. 비록 재미없어도 꾸준하게 읽는 습관을 잡아줄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럼 어디든 책 한 권만 있으면 또 다른 세상을 가질 수 있다 봅니다.
집에 책이 몇 권 있네요. 아시죠?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거.. 그래서 제가 그거 다 읽기 전까진 도서관은 물론 서점도.. 쿨럭~ 가 본지가 언~ 쿨럭~ ㅡㅡ;;
작은 도서관인 만큼 책 수량은 적은게 당연한데 말이죠..;;
대형 도서관도 물론 필요하지만.. 작은 도서관의 장점 중 하나로 접근성을 보았을 때,
책은 가까이 두고 볼 때(=도서관은 가까이 두고 자주 오갈 때) 참 이로운 듯 합니다.
너님은 왤케 무식해요???
하..
주어진 상황에서 공짜로 서비스와 봉사를 받으면서 갑질 하는 사람들 정말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감사할줄 알고 사는 사람들도 귀해지는 때 인듯 합니다
모자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도 와이프랑 애들 키우면서 엄청 싸웠습니다. 진짜 책으로 날린 돈이...
그 돈이면, 그냥 집앞에 공공도서관 가자. 읽다가 재미난 책 생기면 그 책 사자...
T.T
웃긴건 저희 와이프도 어린이집 선생님이었고, 저런 엄마들에 대해서 생각외로 좋지 않게 봤다라는 겁니다.
여자의 적은 여자인가? 헉!?
-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책 좀 기부해 주시겠어요?
이렇게 대꾸하면 저런 사람들은 뭐라 말할지 궁금합니다.
랑탕62님 기운내세요.
랑탕62님께 감사해하는 분이 훨씬 많다는 걸 기억해 주세요.
댓글로 위로해 주시고 마음 나눠주신 회원님들께도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내 옆에 님들이 계신 것 같아 든든합니다.
공공기관이니 세금 운운하며 직원이 마치 본인 종업원인냥 대하는 비틀어진 시민의식 가지신 분들 많습니다..
이런 일도 겪어내다보면 익숙해져서 그냥 감정없이 대하게 됩니다. 열악한 작은도서관 운영하시는 분들 정말 고생많으십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