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일기 마지막회 보시면서 구씨가 편의점에서 술사서 나오다가 동전이 떨어져 빗물 모으는 배수구위 거름망에 떨어졌을때 꽤 조마조마 했습니다.
'저거 주으려다 교통사고 나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모공글을 보니 저 같은 걱정(?) 하신 분이 꽤 있으시더라구요. ㅎㅎㅎ
그 부분에 대해 나름 생각한 바가 있어 끄적거려 봅니다. 개인적인 해석이고, 제가 이해한데로 적은 거라 중구난방입니다.
1번상황)
구씨가 미정이와 헤어지고 본업으로 돌아오고 나서 꽤 시간이 흐른 뒤에 미정에게 갑자기 연락을 합니다. (미정이 아버지가 준 전화번호로) 나중에 미정이가 구씨에게 전화를 받은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하게 되죠.
미정이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던 선배가 전여친과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할 돈은 있으면서 본인에게 갚을 생각 없다는 데에 분노를 느끼고, 선배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결혼식을 망치려는 각오를 하고 결혼식에 참석을 합니다. 그리고 미정이가 막 사고를 치려는 찰라 구씨에게 전화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서 결혼식에서 미정이가 사고를 치려 던 계획은 무산이 됩니다. 극중에 미정은 구씨에게 전화가 와서 사고를 치게 되지 않은 것이 안도와 고마움을 느끼는 듯한 대사를 합니다.
"(구씨가) 나를 완전히 망가지게 두지는 않는구나"
즉, 미정은 구씨에게 상처 받아 망가졌고, 미정을 망가뜨린 또 하나의 원인인 선배와의 빚 문제로 본인이 완전히 망가질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그때 구씨가 전화를 함으로써 본인이 완전히 망가질 상황을 모면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구씨가 미정이를 어느 정도 망가뜨렸지만 완전히 망가지게 두지는 않은 거죠.
2번상황)
이 상황과 맞물려서, 구씨는 사업장을 돌면서 수금을 하던 중에, 본인의 친한 형 (정확한 관계는 모르지만, 구씨가 미정이네 집에 숨어 지낼 때도 계속 복귀를 종용하던 형, 나름 같은 구씨 본업 세계에서는 같은 편)이 책임자로 있는 사업장에서 사고가 일어납니다. 형이 노름 빚이 1억 6천이 있고, 노름 빚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 그날 사업장 매출인 5천 만원을 모두 가져가려고 하는 순간에 사업장에 도착을 한 겁니다.
당연이 사업장 매출이기에 구씨돈임을 주장하고 빚쟁이들과 싸움 끝에 5천만원을 되찾는데 성공하지만, 마지막 순간 사업장 책임자인 친한 형이 머리를 주전자로 때리고 그날 매출인 5천만원과 함께, 이전 사업장에서 수금해왔던 구씨 돈을 모두 가지고 도망을 갑니다.
( 친한 형의 경우, 이미 도박으로 빼돌린 돈이 많아 사업장을 총괄하는 회장이 구씨에게 친한 형을 정리하라고 한 상태이고, 구씨가 도박을 하고 있는 친한 형을 찾아 한번이라도 매출이 8천 밑으로 떨어지면 끝이라고 이야기까지 한 상태입니다. 저는 이것도 구씨가 형을 한번 눈감아 준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3번상황)
이 장면에 앞서 염미정과의 대화를 통해 구씨가 무엇에 해방되지 못하고, 술을 매일 아침부터 마지는 지 알 수 있습니다. 구씨가 미정에게 본인이 왜 아침부터 일어나자 마자 술을 마시는지 이야기 합니다.
"정신이 맑으면 지나온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전부다. 죽은 사람도."
"아침에 일어나면, 잠자던 그 인간들도 하나둘 일어나서 와. 한 놈 한 놈, 끝도 없이."
"찾아온 인간들, (내가) 머리속으로 다 작살내. 쌍욕을 퍼붓고..."
"그렇게 한 시간을 앉아있으면 지쳐"
" '일어나자. 마시자. 마시면 이 인간들 다 사라진다...' 그래서 맨정신일 때의 나보다 취해있을 때의 내가 인정이 많은 거야"
그리고 후반부의 염미정과 구씨의 대화에서 괴롭지 않을 때도 왜 술을 마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미정이 행복한 얼굴로)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구씨도 행복한 얼굴로) 좋아서...."
"아주 가끔 마지시 않았는데도 머리가 조용할 때가 있어.뭔가 다 멈춘 것처럼"
"그럼 또 확 독주를 들이부어. 편안하고 좋을 때도 그게 싫어서 깨 버리려고 확 마셔. 살만하다 싶으면 얼른 확."
"미리 매 맞는 거야 '난 행복하지 않습니다.' '절대 행복하지 않습니다' '불행했습니다' '그러니까 벌은 조금만 주세요'...."
이 말을 하면서 구씨는 행복한 듯 웃습니다.
그런 구씨에게 미정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당신 왜 이렇게 예쁘냐?"
"아침마다 찾아오는 사람한테 그렇게 웃어. 그렇게 환대해"
저는 이 장면들을 통해 구씨가 돈을 받아내는 직업이고, 이 직업의 특성 상,(이 작품에는 돈이 구씨를 괴롭히는 원인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로 쓰인 것 같습니다)로 많은 사람을 해치고, 많은 사람에게 피해(여기에는 살인도 들어간다고 생각했습니다)를 줬으며, 돈에 얽힌 문제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으며, 그것이 술을 마시는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술로는 완벽하게 괴로운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조금 도움이 될 뿐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미정을 만났고, 미정을 통해 해방의 희망을 느꼈다고 이해했습니다.
미정을 만나 너무 좋은데, 나중에 혹시 다가올 불행을 의식해 또 술을 마십니다. 나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니 벌을 조금만 달라고 합니다. 미정은 괴로울때도 술을 마시고, 행복할때도 술을 마시는 구씨에게 해방의 길을 제시해 줍니다.
"웃고 환대해줘"
5번상황)
다시 구씨와 형의 관계로 돌아와서...
구씨가 형에게 돈을 빼앗기고 집으로 돌아와서 형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샘에 메세지를 남깁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맨정신일때 우르르 찾아오는 인간들 중에 형도 있는데.."
"아침부터 쌍욕하게 만드는 인간들 중에 형도 있는데.."
"환대할께...환대할꺼니까... 살아서 보자"
이미 회장님에게 형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본인을 배신하고 돈까지 들고 도망가버린 형이고, 돈 문제로 본인의 괴로움에 일조를 해서 술을 마시게 하는 사람 중에 한명이 형이지만, 죽이고 돈을 찾아서 회장에게 가져다 줘야 해결되는 문제지만, 이렇게 해결을 해봐야 머리속의 괴로움은 해결이 되지 않기에 미정이 제시해준 해방의 길로 가기 위해 형을 용서하기로 합니다. 죽이지 않고, 살려줍니다.
이 장면 이후에 옷을 갈아입고, 본인 옷장에서 돈을 꺼내 담는 장면은 제 생각에는 본인 돈으로 빼앗긴 그날의 매출을 매꾸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형을 살려주기 위해서.본인의 해방을 위해.
즉, 이제 구씨는 미정으로 인해 돈문제로 본인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서 해방을 맞게 됩니다. 이제 자기 머리속을 찾아와 자기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웃어주고 환대함으로써 해방을 맞이합니다. 구씨와 돈문제로 얽혀 구씨가 죽이거나 괴롭히거나 인생을 망가뜨린 사람들이 머리속으로 찾아와도 웃어주고 환대하기로 한겁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술입니다. 비록 머리속을 괴롭히던 소리에서는 해방을 맞을 방법을 찾았지만 술이 남았습니다. 행복할 때도 행복에 불안해서 마시던 술입니다.
형을 용서하고 돈문제를 해결하러 가는 길에도 편의점을 들려 술을 구입합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술을 꺼내다가 동전이 떨어집니다. 인도를 타고 빗물 배수로를 향해 굴러가는 동전을 구씨는 낭패한 듯이 쳐다봅니다. 인도경계석 넘어로 사라진 동전의 행방을 찾기 위해 구씨가 배수로 쪽으로 다가갑니다. 당연히 배수구 안으로 빠졌을 꺼라 생각한 오백원 동전이 배수로 거름망 위해 위태롭게 걸려 있습니다. 오백원 동전을 구씨가 뭔가 깨달은 표정으로 집습니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구입한 술을 마시지 않고 노숙자에게 주고 걸어갑니다. (실제로 굴러가던 동전이 넓디 넓은 배수구 거름망에 걸려 안 떨어질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도 동전은 그걸 해냅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오백원짜리 동전이 구씨가 미정에게 했던 전화의 역활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술을 꺼내다 떨어진 오백원 동전은 구씨가 가지고 있던 괴로움의 원인인 돈문제와 그것 때문에 마시는 술을 상징한다고 생각 했구요. 미정이 구씨의 전화를 받고 본인이 망가질 뻔한 상황을 넘겼듯이,(기적과 같은 확률을 뚫고 그 순간의 전화가 미정을 구원했듯이) 술을 꺼내다 떨어진 오백원짜리 동전이 배수구 안쪽으로 떨어져 바닥까지 가지 않고, 기적과 같은 확률로 배수로 거름망에 걸려 다시 집을 수 있게 된 것이
'돈문제가 구씨를 망가뜨렸지만 완전히 망가지게 두지 않는구나'
이제 돈으로 인해 괴롭던 구씨가 해방되었으니 구씨는 술을 마실 필요가 없다는 상징적인 장면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각자의 해방 중에 구씨는 미정을 통해 돈 문제로 부터, 술로 부터 해방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동안 서서 계속 읽었습니다.
글의 끌림이 좋습니다.
생각 나눠주신 좋은글 읽고 갑니다.
이번 작품도 꽤나 신경써서 단어나 장면을 선택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해방, 추앙, 환대, 이런 단어를 실제 우리 일상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고, 들었을 때도 대강의 의미는 알고 있지만 턱에 손을 괴고 진짜 의미를 고민해보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단어인 듯합니다. 저런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매우 함축적이여서 그런 듯 합니다.
작가님도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시청자 모두가 각자의 고민과 해방에 대해 생각하게 해보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합니다. (성공하신듯!)
/Vollago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제생각엔 작가님이 함축적인것, 의도적인것...이런 것 좋아하시는 분 같아서 한번 봐서는 의도를 잘 모르겠는 경우도 많아서 중간중간 짜맞추기를 꽤 해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웃긴건 짜맞추기를 해보면 작가님 의도가 보이는 것 같아 소름 돋을 때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작가님 의도인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짜맞추기 하니 왠지 말이 되는 것 같고, 내가 작가님 의도를 파해친 것 같고...ㅎㅎㅎ)
두번 보면 더 좋은 작품 같습니다. 특히 염씨 남매들이 하는 대사가 두 번째 들으면 처음 들을때의 느낌보다 더 풍성하게 들립니다.
만족하고 갑니다 ㅠㅠ